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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의 휴가' 김해숙, 누군가의 엄마이자 딸인 [인터뷰]
작성 : 2023년 12월 04일(월) 08:38

3일의 휴가 김해숙 인터뷰 / 사진=쇼박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누군가의 엄마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딸이었다. '3일의 휴가'를 통해 자신과 딸,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를 바라본 배우 김해숙이다.

김해숙이 배우 신민아와 모녀 호흡을 맞춘 영화 '3일의 휴가'(연출 육상효·제작 글뫼)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힐링 판타지 영화다.

특히 앞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완성본을 처음 관람한 배우들은 눈물바다가 돼 이어 진행되는 기자간담회까지 감정을 추스르느라 시간이 걸렸다는 후문.

이에 대해 김해숙은 "저희도 찍기만 하고 작품 자체를 본 건 처음이었다. 저도 울었다. 옆에서 엄청 울더라. 배우들도 많이 울었다"며 "근데 제일 웃겼던 게 강기영이 울 줄 몰랐다. 제 옆에 앉아서 남자가 그렇게 많이 울더라"고 웃음을 보였다.

3일의 휴가 김해숙 인터뷰 / 사진=쇼박스 제공


'3일의 휴가'는 어머니와 딸, 모녀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다만 평범한 모녀 관계가 아닌,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딸을 만나기 위해 이승으로 휴가를 나온다는 독특한 설정이다.

시나리오 첫인상에 대해 김해숙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저도 엄마 역할을 많이 해봤지만 이 엄마는 꼭 해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했던 엄마 역할 중에서 영혼이 와서 딸과 같이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던 건 처음"이라며 "이 시나리오 안에서 엄마의 그리움을 집밥으로 찾아가지 않냐. 자식들은 엄마가 해 준 집밥에 대한 감정이 있다. 엄마의 사랑을 집밥으로 표현한다는 게 너무 신선했다. 무엇보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를 대변해서 자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동안 많은 영화를 했지만, '3일의 휴가'는 저한테 특별한 시나리오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엄마의 마음'이라는 표현이 언급되자 김해숙은 "그걸 어떻게 표현하는 게…이 세상에서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다. 너무 무한대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것"이라며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자식을 위해서 뭐든 할 수 있는 사람, 자식을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 부모가 아닐까. '자식 때문에 희생하지 않겠다'는 분들한테 제가 낳아보라고 했다. 과연 그렇게 되는지. 그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해숙은 '3일의 휴가'를 통해 자신과 딸을 돌아보면서, 동시에 자신과 어머니를 투영했다. 이에 대해 김해숙은 "복자가 딸을 보고 싶었던 이유는 성공한 딸이 유일한 희망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까지 보냈는데 집에 돌아와 있는 모습을 봤을 때 엄마 심정이 어땠겠냐"며 "그런 모든 것들이 저한테 있는 것 같았다. 저도 아직 누군가의 엄마지만, 또 누군가의 딸이었다. '엄마'라는 소리만 들어도 아직까지 저희 어머니 생각이 날 정도다. 엄마가 살아계실 때, 옆에 계실 때 저도 진주였다"고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김해숙은 '3일의 휴가'를 통해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그는 "모든 게 다 후회된다. 그때는 몰랐다. 엄마 연세가 되고, 그 연세에 있어보니까 제 딸이 진주가 됐고, 제가 엄마가 됐는데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모든 걸 다 돌리고 싶다. 그렇게 살지 않을 거다. 엄마한테 그렇게 안 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는 김해숙은 "저도 지금 엄마가 돼보니 이 세상 모든 어머니는 표현방식이나 상황, 환경만 다를 뿐 마음은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극 중 진주 엄마가 그렇듯이 오로지 엄마는 자식을 위해 희생한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저희 어머니는 홀어머니 셔서 저를 굉장히 엄하게 키우셨다. 그게 너무 싫어서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저도 아이들이 어릴 때 떼어놓고 생활하다 보니 어떻게 보면 엄마로서 미안함이 있다. 근데 저만 그런 게 아니고 이 세상 모든 부모님들은 곁에 지키고 있어도 항상 자식에게 모자라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3일의 휴가 김해숙 인터뷰 / 사진=쇼박스 제공


'3일의 휴가'는 모녀 관계에 초점을 맞추며 공감을 자아내 눈물샘을 자극하지만, 중간중간 코믹 요소들을 적절히 배치해 '단짠단짠'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김해숙은 "아무래도 영화가 초반부터 슬프면 인위적으로 울릴 거라 생각을 하실 것 같았다. '어떻게 할까' 생각을 많이 했다. 엄마가 왔을 때 정형화된 모습이 떠올랐는데, 만약 딸이 이상한 짓을 하고 있으면 화가 났을 것 같다. 그런 건 영혼이고 뭐고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서 애드리브가 나오더라"며 "다만 그게 너무 과해서 사람들한테 자지러지는 폭소를 주게 되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감정선이 무너질 수 있을 것 같아서 되도록 현실적으로 접근하려고 애를 썼다. 굉장히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웃음 다음은 눈물이었다. 영화 후반부 딸과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모두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이에 대해 김해숙은 "이 장면을 찍을 때 신민아랑 눈물을 참느라 힘들었다. 촬영하면서 복자랑 진주가 됐는데, 걔도 누군가의 딸이고 저도 누군가의 엄마이자 딸이라서 그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쳐다만 봐도 눈물이 났다"며 "관객분들한테 감정을 전해드리고자 하니까 정말 힘들었다. 울면 쉬었다가 다시 촬영했다. 저희도 사람이더라"고 덧붙였다.

3일의 휴가 김해숙 인터뷰 / 사진=쇼박스 제공


그동안 김해숙은 다수의 작품에서 엄마 역할을 맡으며 '국민 엄마'라는 수식어를 갖게 됐다. 다만 김해숙은 "가장 두렵고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김해숙은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하지만 동시에 어렵다. 이 세상 모든 엄마를 연기로 표현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웃음을 보였다.

아울러 김해숙은 "제가 캐릭터 욕심이 되게 많다. 제가 지금 나이가 많다 보니 아직도 뭘 해보고 싶다고 하면 사람들이 지치지 않냐고 한다. 저도 제 안에 아직 뭐가 있는지 모른다. 무슨 역할을 해보고 싶냐는 질문을 받는데 마피아 영화에 나이 많은 조직 여자 보스도 해보고 싶다. 액션도 살짝 말고 제대로 된 걸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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