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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외할머니께 우승 선물" 조재호, 8개월 만에 PBA 정상 복귀
작성 : 2023년 12월 01일(금) 08:58

조재호 / 사진=프로당구협회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슈퍼맨' 조재호(NH농협카드)가 이번 시즌 첫 우승컵을 들었다. 8개월 만의 우승이자, PBA 통산 4회 우승을 달성했다.

30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전서 '벨기에 강호' 에디 레펀스(SK렌터카)를 세트스코어 4:1로 꺾고 정상에 섰다. 이번 승리로 레펀스에 21-22시즌 3차투어(휴온스 챔피언십)서 당했던 결승전 패배도 설욕했다.

이로써 이번 시즌 7개 투어 만에 첫 우승을 따낸 조재호는 지난 시즌 왕중왕전(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우승 이후 8개월 만에 정상에 복귀, 통산 4회 우승을 달성했다. PBA 최다 우승 부문도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와 나란히 공동 2위에 올랐다. 우승상금 1억 원을 더해 시즌 상금랭킹도 종전 14위(1,550만 원)서 3위(1억1550만 원)로 점프했다. 전체 시즌을 넓히면 통산 6억1천850만 원으로 4위서 3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아울러 지난 시즌 개막전(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프로 첫 우승을 차지한 조재호는 최단기간 4회 우승 기록도 앞당겼다. 종전 기록은 프레드릭 쿠드롱의 844일(27개월22일). 조재호는 첫 우승으로부터 4회 우승까지 521일(17개월3일)이 걸렸다.

선공을 가르는 뱅킹서 레펀스가 승리해 초구를 잡았지만, 세트는 조재호가 가져갔다. 레펀스는 3이닝까지 6:3으로 앞서는 등 7이닝까지 11:7로 리드했지만 7이닝 공격을 잡은 조재호가 6득점을 뽑아내며 13:11로 역전했다. 8이닝서 레펀스가 다시 2득점을 추가해 13:13 추격에 성공했으나 곧바로 다음 공격서 조재호가 남은 2득점을 추가해 15:13으로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도 조재호가 장타 두 방을 앞세워 15:5로 한 세트 더 격차를 벌렸다. 조재호는 2:0으로 앞선 2이닝째 하이런 5점, 7이닝째 하이런 7점으로 단숨에 14점에 도달했고, 8이닝째 1득점으로 15점을 채워 5득점에 그친 레펀스에 15:5,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3세트는 레펀스가 한 세트를 만회했다. 8:12 상황서 잡은 7이닝 공격 기회를 뱅크샷 한 방을 포함한 하이런 7점으로 연결해 15:12로 승리, 추격을 시작했다. 그러나 레펀스가 추격의 조짐을 보이자 조재호는 더 무섭게 도망갔다. 조재호는 4세트 선공을 6득점으로 연결한 데 이어, 2이닝서 하이런 8득점으로 14:5, 3이닝째 남은 한 점을 채워 15:5 세트스코어 3:1 우승까지 성큼 다가섰다.

여세를 몰아 조재호는 5세트도 레펀스의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 큐를 번쩍 들고 환호했다. 선공 레펀스가 3이닝 간 공타로 돌아선 실수를 틈타 조재호가 2-2-3득점을 쌓아 7:0으로 크게 앞섰다. 4이닝과 5이닝째도 3득점을 추가해 10점을 채웠다. 레펜스도 끝까지 조재호를 쫓았다. 4이닝 5득점, 6이닝 5득점으로 10:10 동률을 맞췄고, 7이닝에서 1득점을 추가해 11:10으로 앞섰다. 그러나 조재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 번에 5득점을 내 15:11로 세트를 승리, 경기를 마무리했다. 세트스코어 4:1 조재호 우승.

조재호는 이번 대회서 패배 직전 위기를 두 번이나 뒤집고 결승에 올랐다. 128강부터 16강까지는 윤영환, 이반 마요르(스페인), 조건휘(SK렌터카), 황형범을 모두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했다. 이후 8강전서는 이영훈(에스와이)과의 3:2(5세트 11:10), 준결승전서는 안토니오 몬테스(스페인·NH농협카드)와 4:3(7세트 11:10) 등 혈투 끝에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에 올랐다.

경기 종료 후 조재호는 "너무 기쁘다.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 우승 이후 이번 시즌 개막전부터 1회전(128강) 탈락은 하지 않아서 다행이었지만, 32강~8강에서 탈락이 반복되다 보니 이게 더 좋지 않더라. 4강 이상의 입상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며 "저는 이상하게 리조트 대회가 잘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프로 첫 우승을 블루원리조트에서 했다. 아무튼 좋은 기운으로 우승한 것 같다. 작년에도 하이원리조트에서 4강에 올랐었는데. 무엇인가 나를 도와주는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지난 11월 12일 'NH농협카드 챔피언십' 32강전서 응우옌프엉린(하이원리조트) 선수에 패했다. 곧바로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하더라. 발인이 언제냐 물으니 내일 새벽이라고 하더라. 시합하고 있으니 이모들과 어머님이 일부러 연락을 안 하셨던 거다. 곧바로 달려가서 발인까지 마치고 잘 보내드렸다"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조재호는 "사실 제가 어릴 때 부모님이 일을 하셔서 할머니 손에 컸다. 엄마 같은 할머니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TV에서 제 경기만 찾아서 보시고, 경기도 의정부에 계셨기 때문에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뵀다"면서 "이번 대회 오기 전에 할머니 생각하면서 다음 시합 때는 정말 열심히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할머니께 우승을 선물 드리자는 마음으로 왔는데, 생각보다 빨리 이루어져 너무 기쁘다"고 외할머니에게 우승을 바쳤다.

한편 시즌 일곱 번째 투어를 마무리한 PBA는 오는 5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4' 4라운드를 이어간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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