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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야구는 죽었다' SSG 팬들, 구단에 근조화환 보내…김강민 이적 후폭풍
작성 : 2023년 11월 29일(수) 21:54

김강민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SG 랜더스가 김강민 이적 후폭풍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29일 SSG의 홈구장인 인천 문학야구장 일대에는 구단을 향한 팬들의 항의 메시지가 담긴 근조화환이 다수 설치됐다.

팬들은 '인천야구는 죽었다', '왕조가 망조가 되었다', '굴러들어온 2년이 먹칠한 23년', '김강민 영구결번', '우리가 사랑한 김강민' 등 구단을 규탄하는 문구를 화환에 남겼다.

SSG에 헌신한 김강민이 한화로 이적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지난 22일 KBO리그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는 4라운드로 김강민을 지명했다.

SSG는 35인 보호명단에 김강민을 제외했고, 은퇴 예정이란 표기 역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을 들은 SSG 선수들은 충격에 빠졌다. 에이스 김광현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지만 오늘은 해야겠다"며 "누군가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23년 세월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유섬 역시 SNS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전까지 김강민은 현역 연장과 은퇴를 고민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숭용 감독은 취임식에서 "어떤 판단을 하든 존중하겠다. 구단과 상의해 선수들이 원하는 쪽으로 맞추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김강민은 24일 한화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현역 연장 의지를 밝혔다. 이에 한화는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보류선수 명단에 김강민을 포함시켰다.

김강민은 "23년 동안 원클럽맨으로 야구를 하며 많이 행복했다"며 "신세만 지고 떠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보내주신 조건 없는 사랑과 소중한 추억들을 잘 간직하며 새로운 팀에서 다시 힘을 내보려 한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SSG는 최근 감독 및 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R&D센터 (구. 육성팀) 센터장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숭용 감독 / 사진=DB


공교롭게도 이숭용 감독은 취임식에서 베테랑을 예우하겠다 밝힌 바 있다. 이 감독은 "고참 선수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며 팀을 이끌어 가겠다"며 "선수 생활을 41살까지 해오며 베테랑을 충분히 존중하며 권한과 책임을 줘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감독은 취임식 내내 '뿌리'를 강조했다. 이 감독은 "한 팀에 계속 있었는데 팀명이 바뀌며 뿌리가 없더라.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다"며 "지금 SSG 감독이 되며 뿌리를 찾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어디 출신이냐 물어보면 이야기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인천 SSG 랜더스 감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뿌리는 곧 근본이다. 23년간 SSG를 지킨 김강민만큼 근본에 어울리는 선수는 없다. SSG는 스스로의 손으로 근본을 잘라냈다.

한편 SSG는 빠른 시간안에 객관적인 인선 기준을 마련해 후보군을 선정한 뒤, 신규 단장을 선임할 계획이라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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