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NC 다이노스의 에릭 페디가 KBO 리그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페디는 2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평균자책점, 다승, 탈삼진, 수비상에 이어 MVP까지 휩쓸며 2023년 최고의 별이 됐다.
페디는 윤석민(2017년) 이후 12년 만에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다.
또한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 만에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기록한 역대 5번째 투수가 됐다. 역시 외국인 투수 중에선 최초다. 만약 1점대 평균자책점을 달성했다면 박철순(1982), 최동원(1985), 선동열(1986, 1989, 1990), 김현욱(1997)에 이어 20승과 1점대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기록할 수 있었다.
이미 페디는 지난 10월 16일 NC 소속 선수 최초로 제10회 최동원상을 받기도 했다.
페디는 수상소감에 앞서 KBO리그에 감사를 표했다. 페디는 " KBO리그에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KBO에 오지 않았다면 이런 상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몇몇 외국인 선수는 순전히 돈을 목적으로 KBO리그에 온다. 리그에 대한 존중보다는 자신을 우선시하는 선수가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페디는 MVP다운 품격을 선보였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과 다르게 아버지 스캇 페디와 시상식에 직접 참여해 품격을 올렸다.
KBO리그 입성 소감 역시 남달랐다. 페디는 지난 2022년 12월 20일 NC와 계약을 체결하며 "운이 좋게도 2020년에 에릭 테임즈와 같은 팀에서 뛰었는데 KBO리그에 대해 높이 평가했고 여러 가지를 들을 수 있었다. 사진으로 본 창원NC파크 역시 분위기가 정말 멋져 보였다. 한국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KBO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만큼, 한국 문화와 공동체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싶다"고 전했다.
페디는 누구보다 훌륭하게 리그에 적응했다. 페디는 경남 사투리로 "저 봐라. 영 파이다. 오늘 갱기 모한다. 내일 온나"라고 우천 취소 소식을 익살맞게 전하기도 했다.
팀원들 역시 '형제'로 지칭했다. 페디는 ""NC에서 뛰는 많은 선수들이 아니었다면 (MVP) 수상을 할 수 없었고 우리는 끝까지 형제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팀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플레이오프 5차전을 회상하며 "팀원에 도움을 주지 못해 눈물을 흘렸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팀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 형제이기 때문에 더욱 감정이 북받쳤다"며 북받치는 감정을 억눌렀다.
마지막으로 페디는 "(투산 스프링캠프 당시) 새로운 환경이었기 때문에 야구를 하며 이렇게 두려웠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첫날부터 (선수단이) 너무나도 잘 반겨줘 사랑한단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팀원들에 대한 감사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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