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할 말은 하나다. 영어를 배웠으면 좋겠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이 미래의 메이저리거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냈다.
김하성은 20일 청담 호텔리베라 3층 베르사이유 홀에서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수상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인이자 아시아인 내야수 최초로 김하성은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김하성은 2루수 106경기, 3루수 32경기, 유격수에서 20경기를 뛰며 OAA +10의 성적을 남겼다.
이제 메이저리그 4년 차 시즌을 맞이하는 김하성은 후배들에게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하성은 "할 말은 하나다. 어릴 때 영어를 배웠으면 좋겠다. 의사소통이 정말 중요하다"며 "나는 메이저리그에 갈 거라 생각을 못 했기 때문에 영어 공부를 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꿈이 있다면 영어 공부를 미리 하면 좋다. (영어를 배운다면) 메이저리그에 가지 않아도 삶에 도움이 된다"고 언어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이어 "(이)정후랑 (고)우석는 한국에서 워낙 잘하는 선수다. 선수들이 미국에 진출하면 저랑 비슷할 것 같다. 제가 알기로 두 선수는 영어를 못한다. 지금이라도 조금씩 영어를 공부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먼저 선수들에게 다가갔으면 한다. (미국에서) 우리는 이방인이다. 우리의 행동에 따라 (선수들이) 인정해 주는 게 있다"고 적극적인 교류를 강조했다.
한편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계약 중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하성은 "저는 마이너 거부권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첫해에 엄청 못 했는데 마이너리그에 내려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큰 연봉을 받으면 마이너리그에 내리기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큰 의미는 없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제가 진출할 당시 선배들 중 마이너리그에 갔던 분들이 있었다. 마이너리그에 가면 큰일나는구나 생각해서 저도 계약할 때 거부권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 (이)정후도 미국 진출하면 돈을 적게 받고 가지 않을 것이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집착할 이유가 없다. 개인적으론 마이너 거부권보다 옵트아웃을 넣는 게 맞다고 본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냈다.
미국 생활은 여전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하성은 "첫해는 다 어려웠고 지금도 어렵다. 시간이 약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알게 되는 게 많다. 경험이 쌓이며 편해졌다. 첫해는 매일이 새롭다 보니 가장 어려웠다. 다음 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다음 날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다 보니 힘들었다. 지금은 3년 차가 됐고 대충은 어떻게 흘러갈지 안다. 체력적인 부분도 세이브 할 수 있다. 결국 경험을 해봐야 얻게 되는 게 있다"고 말했다.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구자 선배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도 털어놓았다. 김하성은 "제 위의 선배들이 닦아 놨던 길을 걸어가기 때문에 후배들도 조금 더 좋은 도로를 달릴 수 있게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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