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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스며드는 장률 [인터뷰]
작성 : 2023년 11월 20일(월) 08:11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장률 인터뷰 / 사진=매니지먼트mmm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장률이 스며들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황여환에, 그리고 모든 이들에게.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연출 이재규)는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이(박보영)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앞서 '마이네임' '몸값'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장률은 "따뜻한 모습으로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어서 감사한 축복의 순간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무래도 이전 작품에서 장르적 특성을 띈 하드한 인물들을 연기했다 보니까 성장해 나가는 주제와 따뜻한 시선이 담긴 작품을 만나고 싶었다"며 "감독님과 미팅을 통해서 이 작품의 한 인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장률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첫인상에 대해 "작품을 받고 정말 많이 울었다. 너무 마음 아픈 사연들도 많았고, 제가 연기한 황여환이라는 인물 자체가 의사로서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보여주면서도, 시청자분들한테 신뢰감을 줘야 하는 것도 분명했다"며 "하지만 저 개인적인 사람은 서툴고 부족한 사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애틋하면서도, 철없는 막내아들 느낌도 나고, 부족한 면이 있으면 안아주고 싶은 그런 매력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장률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특히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역을 소화하기 위해 장률은 직접 강남성모병원 정신의학과를 찾아 자문을 구했다. 장률은 "짧게나마 의사 선생님이 어떻게 생활하고, 환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곁에서 볼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며 "그중 의사 선생님 한분과 좀 친해져서 전화번호를 주고받게 됐다. 틈틈이 촬영할 때마다 어떤 장면들에서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태도에 대해 물어본 순간들이 많았다. 애드리브가 필요할 때 의학적인 용어들에 대해 자문을 구해서 대사를 조금 더 만든 경우도 있었다. 의사로서 면모를 더 사실감 있게 관객들에게 전달해서 신뢰감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장률은 "물론 다른 병들도 마찬가지로 시간을 두고 추적을 해서 병을 치료하지만, 특히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환자들을 대할 땐 이 사람이 병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순간 새로운 이야기들을 말하게 되지 않냐"며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시간을 많이 두고 환자들을 지켜보면서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선생님들이 정말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고 있고, 시간을 두고 사람들을 대하고 있다는 것이 감명 깊게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무엇보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환자와 의료진이 전하는 질병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중 한 파트는 장률이 연기한 황여환과 민들레(이이담)의 러브라인이다.

이에 대해 장률은 "극 중에서 환자들 이야기를 하다 보면 무거워지는 소재들을 많이 다루게 된다. 그런 부분들을 들레와 사랑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관객분들이 따뜻한 마음, 기분 좋은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서툴고 부족하지만, 용기 내서 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을 담아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장률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다만 일각에선 전개상 다소 튀는 러브라인에 대한 호불호 평가도 있었다. 장률은 "저는 그저 들레를 사랑하는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여환에게 이입하려고 노력했다"며 "이 작품에 전체적으로 흐르고 있는 어떤 감정선들은 결과적으로 '성장'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 같다. 들레가 결국 자아실현의 목표를 가지고 꿈을 향해 달려가고, 여환이도 환자를 만나고, 내가 사랑하는 연인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그 방법들을 배워가는 모습들과 성장해 나가는 부분들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장률은 "전 주어진 감정과 상황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몰입하는 즐거움을 항상 느끼려고 한다"며 "황여환 같은 경우엔 이 사람이 풍기는 향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사람이 지나갔을 땐 어떤 향이 났구나' 이런 감각들을 많이 상상하면서 준비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해야만 다른 인물들과 관계에서 태도나 시선이 보시는 분들에게 조금씩 쌓여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률은 "좋은 동료분들과 같이 작업하다 보면 제가 그런 에너지를 받게 된다. 어느새 그 태도와 느낌들이 제 안에 스며들고 있다"며 "촬영이 후반부에 갈 무렵엔 조금 지치는 순간이 찾아오지 않냐. 그때 이정은 선배와 티타임을 했고, 현장에서의 태도나 사람들을 대할 때에 대한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나누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가끔 스스로를 굉장히 옥죄일 때가 있다. 뭔가 안된다고 느끼거나 힘을 내야 할 때 연기적으로 굉장히 압박할 때가 있다. 그런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다 보면 작품이 끝났을 때 스스로 너무 힘들어하는 걸 이정은 선배도 아셨던 것 같다. 선배 덕분에 저도 현장에 나가서 좋은 영향을 많이 받게 됐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장률 인터뷰 / 사진=매니지먼트mmm 제공


아울러 장률은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하면서 저도 잘 모르고 있던 점이 많았고, 이해나 관심의 측면이 부족했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을 했다고 해서 다 이해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작게나마 정신질환을 다루고 있는 작품을 통해서 주변을 받아들이고,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헤아릴 줄 아는 사려 깊은 마음들이 조금이나마 생긴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장률은 "용기 내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내 병을 받아들이고, 용기 내서 병원의 문턱으로 가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이 작품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문턱이 낮아졌으면 좋겠다"며 "마음이 힘든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 시선만 돌려보신다면 분명 도움의 손길이 있을 거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치료하시고 용기 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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