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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태양의서커스 '루치아', 전 세대를 사로잡다 [리뷰]
작성 : 2023년 11월 16일(목) 10:00

태양의서커스 루치아 / 사진=마스트인터내셔널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누적 관람객 3억6500만 명에 달하는 태양의서커스가 '물'과 함께 돌아왔다. '빛(스페인어 luz)'은 영혼을 적시고 비(스페인어 lluvia)'는 영혼을 잠재운다는 의미를 담은 '루치아'(luz, lluvia 합성어)다.

2016년 4월 세계에 초연된 '루치아(LUZIA)'는 태양의서커스의 38번째 오리지널 작품이다. 멕시코의 자연, 문화, 신화를 테마로 한 '루치아'는 빅탑 투어 공연 최초로 아크로바틱 퍼포먼스에 물을 접목한 공연이다. 한국에는 이번에 처음 선보인다.

태양의서커스는 아치 형태의 빅탑을 처음 마주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이어 어느 신비의 세상처럼 느껴지는 빅탑에 입성하면서 설렘의 감정은 점점 더 부풀어오른다.

이 신비로운 경험은 공연장에 들어서면서 또 한 번 재현된다. 공연 시작 전부터 멕시코를 떠올리는 원색의 색감은 물론, 장난기 넘치는 곡예사들이 위트 있게 관객들을 반기는 덕분이다.

공연이 시작되며 설렘은 환호로 바뀐다. 몸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틀거나 하나의 스윙에서 다른 스윙으로 날아다니는 등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곡예가 계속해서 이어지며 공연장 전체가 환호성으로 가득 찬다.

또한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 만큼, 화려한 미장센은 더할 나위 없는 황홀경을 만들어낸다. 뿐만 아니라 퍼펫(인형극에 쓰는 인형)으로 등장하는 말과 재규어는 실물을 넘어선 압도적인 크기와 실제 동물과 같은 섬세한 움직임으로 공연의 몰입도를 높인다.

여기에 '물'은 짜릿함을 배가시킨다. 비를 연상시키는 물줄기부터 물 웅덩이까지, 물은 공연 내내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며 여러 모양의 수중 퍼포먼스를 연출해낸다. 특히 무대 위에서 내려오는 '페펠 피카도 커튼'이라 불리는 거대한 물줄기에서는 작품의 요소인 말, 꽃밭, 벌새 떼, 빗방울, 선인장 등이 문양으로 쏟아져 내려와 놀라움을 자아낸다.

이렇듯 보는 즐거움은 분명하나 기술 자체가 그렇게 새롭지는 않다는 일말의 아쉬움은 남는다. 곡예사들은 균형 유지, 저글링, 공중 스트랩을 비롯해 후프 사이를 점프로 통과하거나 공중에서 사정 없이 던져지는 다소 익숙한 곡예를 펼친다.

그럼에도 태양의서커스의 가장 큰 미덕은 남녀노소를 대통합하는 공연이라는 점이다. 공연이 끝나면 나이 지긋한 어르신부터 꼬마 아이까지 각자의 마음을 울린 액트를 설명하는 데 여념이 없다. 130분(인터미션 25분 포함)의 러닝타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는 호평이 이어진다.

여기에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관람에 방해될 정도로 과하지만 않다면 자칫 눈에만 남길 뻔했던 장면들을 두고두고 회자하며 가슴에 남길 수 있는 하나의 장치가 된다.

태양의서커스 루치아 / 사진=마스트인터내셔널 제공


한편 '루치아'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에서 12월 31일까지 공연된다. 서울 공연 이후 부산으로 무대를 옮겨 내년 1월 13일부터 2월 4일까지 신세계 센텀시티 내 빅탑에서 공연을 이어나간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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