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김민재는 분명히 출전하고 싶어할 것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출전을 예고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를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갖는다.
이번 경기는 한국 축구가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첫 발을 내딛는 무대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의 16강 진출을 이뤘던 한국 축구는 새로운 영광을 향한 도전을 시작한다. 16일 홈에서 싱가포르와 1차전을 갖고, 21일 중국과 원정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2차 예선 조별리그에서 중국, 태국, 싱가포르와 C조에 편성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모두 한국보다 아래인 상대들인 만큼, 조 2위까지 주어지는 3차 예선행 티켓은 무난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이번 경기를 치를 수는 없다. 클린스만호의 1차 평가 무대인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내년 1월 개막한다. 이번 소집은 아시안컵 개막 전 유럽파들을 소집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클린스만호는 이번 2연전을 통해 월드컵 도전과 아시안컵 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싱가포르전을 하루 앞두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주 중요한 날이다. 우리 대표팀을 위해서도 중요한 날이고, 월드컵 예선이 시작되는 날이고, 긴 여정의 시작"이라고 싱가포르전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어 "또 내일 많은 수험생들이 수능이라는 중요한 날을 맞이한다고 알고 있다. 나도, 손흥민도 수험생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기원한다. 수능을 잘 치르고 저녁에 우리의 경기를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보다 아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싱가포르는 약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얼마 전 ACL 때) 싱가포르에 가서 경기를 관전하며 싱가포르 팀이 한국의 강팀을 꺾는 모습을 봤다. 대표팀에 주는 경고라는 느낌도 받았다"면서 "약체라고 당연히 이긴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내일 경기를 더 진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또 "상대도 세트피스나 역습을 통해 득점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상대 분석도 마쳤고, 어느 때보다 진중하게 경기에 임할 것"이라면서 "내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오는 싱가포르 팀을 환영은 하지만, 경기는 진지하고 진중하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싱가포르전을 앞두고 축구팬들의 관심사는 김민재의 출전 여부다. 김민재는 최근 14경기 연속 풀타임 소화라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팀 합류 첫 날에도 정식 훈련 대신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의 출전을 예고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가 가장 피곤할 는 12-13시간 비행 후 일 것"이라면서 "긴 여정 후에 첫날은 실내에서 가볍게 회복 훈련을 했고, 다음날 운동장에 나와 훈련을 했다면 몸을 회복하면서 경기에 뛸 준비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또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선수로서 더 기분이 좋은 일이지, 훈련만 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월드컵 예선은 누구든 뛰고 싶은 경기이지, 절대 쉬고 싶은 경기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김민재는 쉬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고, 분명히 경기에 출전하고 싶어할 것이다. 선수들은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김민재를) 만났는데 환한 얼굴로 행복한 미소를 보여줬다. 오늘 생일인데 훈련이 끝나고 돌아가서 케이크를 선물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소집 명단 구성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소집 23명의 선수 만을 소집했는데, 센터백은 3명만 선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월드컵 예선 때 등록할 수 있는 선수가 23명이다. 감독으로 결정을 해야 했다. 각 포지션에 2명씩을 생각했는데, 전방 공격수 3명이 잘하고 필요하다고 느껴 센터백에서 1명을 뺄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클린스만호는 싱가포르전을 앞두고 진행하는 공식 훈련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장소를 바꿔 목동운동장에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싱가포르도 상암에서 공식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두 팀이 모두 훈련을 한다면 잔디 훼손이 걱정되고, 내일 경기를 위해서는 최상의 상태로 (잔디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결정했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