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고두심이 하면 다르다. 그는 평범하지만 누군가에게 특별한 할머니의 모습으로 향수를 자극하면서 극의 묵직한 존재감을 지키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이찬(최현욱 분)의 할머니이자 달팽이 하숙집의 주인으로 ‘반짝이는’ 존재감을 자랑중인 고두심은 따뜻하면서도 울컥한 감동을 안겨주며 ‘힐링드라마’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앞서 그는 계모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있었던 청아(신은수)의 사정을 듣고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고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뭉클함을 선사한 바 있다. 겁을 먹고 잔뜩 움츠린 청아를 애정 가득한 손길로 쓰다듬어주었으며, 따뜻함에 녹아 펑펑 우는 그를 품에 안고 위로하면서 보는 이들을 울린 것.
그런가 하면, 청아를 위해 예쁜 옷을 사고, 뽀송뽀송한 새 이불을 준비해주는 등 그를 아끼는 모습을 통해 장애와 상관없이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할머니의 푸근한 성품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청아와 필담이 대화 나누는 자리에 함께 하며 즐기는 모습은 듣지 못해도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음을 보여줘 잔잔한 미소를 전해주기도.
보기만 해도 따뜻하면서도 정겨운 할머니의 모습은 ‘연기대가’ 고두심과 만나면서 캐릭터가 선사하는 깊이를 더욱 배가시키고 있다. 여기에 손자인 이찬과 티격태격하지만 누구보다 그를 아끼고 생각하는 모습은 ‘K-할머니의 정석’ 그 자체였으며, 미래의 증손자인 은결과는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울림을 더하고 있다.
이처럼 존재만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줄 뿐 아니라, 이찬을 비롯해 은결, 청아 등 세대를 뛰어 넘는 연기 합으로 물 보다 진한 가족애를 그려내고 있는 고두심. 너무나 평범하기에 더없이 깊은 감동과 여운을 주고 있는 할머니의 모성은 마지막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찬이 교통사고를 크게 당하면서 후천적 청각장애를 갖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 이 때 평소와 같이 안정감을 안겨주던 할머니의 목소리가 오버랩 되는 가운데, 투성이가 된 이찬과 그를 잡고 절규하는 은결은 이날 최고의 명장면을 탄생시킴과 동시에 안방극장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반짝이는 워터멜론’의 마지막회는 14일 8시 4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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