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단순하게 장성우 입장에서 생각해봤다"
LG 트윈스의 오지환이 역전 쓰리런 홈런을 때린 비결을 전했다.
오지환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위즈와의 경기에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오지배라는 별명대로 오지환은 경기를 지배했다. LG가 3-1로 앞선 5회 말, LG는 치명적인 포구 실책을 저질렀다. 이후 KT가 빅이닝을 만들며 오지환은 패배의 역적이 되는 듯했다.
박병호의 역전 쓰리런 홈런이 터진 9회. 오지환이 다시금 경기를 지배했다. 오지환은 2사 1, 2루에서 천금 같은 쓰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들어갔을 때 팀원들이랑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박병호가 2점 홈런 쳤을 때 분위기가 다운돼서, '찬스 한 번 만들어보자 끝나기 전까지 모르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홍창기 안타부터 간절함이 느껴졌다. 오스틴이 파울치고 버텨내다 출루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다음 타석에 연결해 줄 수 있게 간절하게 임했는데 가장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당시 더그아웃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김재윤의 초구 변화구가 빠졌다. 1볼이 되는 순간 확신을 가졌다. 무조건 직구를 자신 있게 돌려야겠다. 거짓말처럼 맞아떨어졌다"고 쓰리런 홈런을 친 비결을 밝혔다.
오지환은 "단순하게 장성우 입장에서 생각해봤다. 김재윤은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마무리다. 장성우가 '네 스타일대로 던져라 직구 던져라'고 했을 것 같았다.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거짓말처럼 직구가 날아왔다"고 말했다.
5회 실책에 대해서는 "날씨가 추웠다. 수원구장 그라운드가 딱딱한 편이다. 바운드 보고 들어가다 스톱해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멈추지 못했다. 큰 위기를 맞이해 마음의 짐이 있었다"며 "역전을 당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던 이유는 4이닝 정도 남아있고, 점수 차가 1점 차여서다. 한 번의 찬스만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박동원이 역전해 줘 다음부터는 정상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털어 -놓았다.
'7회까지 박동원이 명품 시계를 찾는데 9회 보니 오지환이 뺏었다'는 댓글이 있었단 말을 듣고 박동원과 일화를 전했다. 오지환은 "박동원이 '역전 홈런 두 번이면 끝난 거 아니냐'고 말했다"며 "말로는 제가 명품 시계를 타고 싶다고 했지만 팀의 우승이 첫 번째다. 저한테는 15년이고 팬분들에겐 29년이다. 이런 순간이 한 번도 오지 않았기 때문에 우승이 큰 목표다. 값비싼 시계지만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전했다.
경기 종료 후 LG 선수단은 우승에 버금가는 세레머니를 펼쳤다. 이에 대해 "빨리 많이 이겨야 한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야구다. 오늘도 보셨겠지만 공 하나에 뒤집히고 역전되는 스포츠다. 긴장을 놓칠 생각은 없고 좋은 분위기를 끌고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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