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된 배우 이선균이 피의자 신분 전환 닷 새 만에 직접 대중에게 사과를 건넸다. 몇 번씩이나 허리를 숙였으나, 그의 수사는 이제 시작이다.
배우 이선균이 28일 오후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 인천논현경찰서에 출석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대마, 향정) 등 위반 혐의로 첫 경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4시 40분경 어두운 정장을 입고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이선균은 "먼저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많은 분들께 큰 실망감을 드렸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저를 믿고 지지해 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리겠다"며 "속사를 통해서 전달했듯이 진실한 자세로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 지금 이 순간 너무 힘들고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선균은 중간중간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몇 차례 말을 끊었다. 이어 또다시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이선균의 사과가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다. "유흥업소 실장에게 어떤 협박을 받았냐" "오늘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소명할 예정이냐" 등의 질문이 쏟아졌으나 이선균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일관된 답변을 내놨다.
이선균은 이날 간이 시약 검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선균의 소변과 모발을 채취한 뒤 그를 돌려보냈다. 다만 이선균은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진술은 거부했다.
결국 이선균은 경찰서에 출석한 지 약 1시간 여 만인 오후 5시 47분경 귀가하게 됐다.
이선균은 다시 취재진 앞에 서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했다. 다음 정식 조사 때 필요한 요청사항들에 잘 응하고 왔다"고 이날의 경찰 조사를 설명했다.
그는 재차 고개를 숙이며 "추후에 부른다고 하니 그때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선균은 "혐의에 대해 추가로 말할 부분이 있냐" "유흥업소에서 협박을 받았는데 억울한 점이 있냐" 등의 질문이 이어지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선균은 "저를 지지했던 모든 분에게 큰 실망감을 드려서 너무 죄송하다"며 "앞으로 추후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마지막으로 고개를 숙인 뒤 인천 논현경찰서를 떠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실시한 이선균의 간이 시약 검사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그러나 소변을 이용한 간이 검사는 통상 5~10일 안에 마약을 했을 경우 양성 반응이 나온다. 이에 경찰은 모발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분석을 의뢰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취재진을 향해 "정밀 분석 결과는 1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선균이 유흥업소 실장을 고소한 건은 추후 출석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날 이선균이 제출한 휴대전화 역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통해 그의 마약 투약 혐의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서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착수했다. 이어 내사 과정에서 배우 이선균을 비롯해 재벌 3세, 가수 연습생, 유흥업소 실장 등 8명의 이름이 포착됐다.
이선균은 올해 초부터 유흥업소 실장 A씨의 서울 자택에서 대마초 등 여러 종류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A씨가 이를 빌미로 자신을 협박하자 3억5000만원을 송금했고, 현재는 A씨를 공갈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현재 경찰은 이선균과 또 다른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지드래곤(지디, 본명 권지용)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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