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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유 받은 클린스만 감독, 튀니지전 대승으로 한숨 돌려
작성 : 2023년 10월 13일(금) 22:47

클린스만 감독 / 사진=권광일 기자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축구팬들로부터 차가운 시선을 받았던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튀니지전 대승으로 한숨을 돌렸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친선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의 A매치에서 뒤늦은 첫 승을 신고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승리로 2연승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는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서 펼쳐진 A매치로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보기 위해 수만 관중이 상암벌에 모였다. 경기 전 라인업이 발표되고 선수들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팬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경기장을 뒤덮었다.

그런데 클린스만 감독의 이름이 불려지는 순간, 팬들은 함성이 아닌 야유를 보냈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축구팬들이 가진 불만이 야유 속에 담겼다.

사실 클린스만 감독의 부임 후 행보는 축구팬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부임 당시에는 한국 상주가 계약 조건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A매치 소집명단 발표 시 관례였던 기자회견을 생략하는가 하면, 한국 축구대표팀 이외의 해외 축구 이슈에 더 관심을 가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전 외국인 감독들이 국내에 상주하며 K리그를 살피고, 대표팀 감독직 수행을 넘어 한국 축구 전체의 발전에 기여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이번 소집 기간 기자회견에서도 "내가 노트북을 가지고 있는 모든 곳이 사무실이 될 수 있다" "대표팀 감독은 K리그 감독과 다르다"는 등 앞으로도 지금까지의 모습을 고수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여론은 더욱 나빠졌다.

그렇다고 경기력이나 결과가 좋았던 것도 아니었다. 이번 경기 전까지 클린스만호의 성적은 6전 1승3무2패였다. 부임 당시에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약속했지만 6경기에서 단 5골에 그쳤다. 축구팬들이 클린스만 감독을 믿고 지켜 볼 만한 부분이 단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튀니지전 대승으로 축구팬들의 성난 여론을 잠시 달랠 수 있게 됐다. 전반전에는 답답한 경기가 펼쳐졌던 것이 사실이지만, 후반전에는 빠른 공격을 통해 축구팬들이 만족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손흥민 출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음에도 4골차 대승을 거뒀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튀니지전 승리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번 승리는 그동안 클린스만 감독을 향하던 부정적인 시선을 일시적으로 잠재웠을 뿐이다. 오는 11월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 내년 1월 아시안컵 본선까지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만 지금의 성난 축심(心)을 달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튀니지전 승리를 계기로 축구팬들에게서 잃어버렸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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