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배우 백찬기가 생활고에 시달리다 파산 신청했다고 밝혔다.
5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백찬기의 근황과 가정사가 공개됐다.
백찬기는 한 낚시용품점 인근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는 꽤나 무거운 짐을 매장 안으로 나르고 있었다. 두 달여 전부터 후배 배우 정흥조의 제안으로 묶음추를 수입해 낚시용품점에 납품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40여 년 연기 생활을 뒤로하고 왜 낚시용품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일까. 백찬기는 "세대가 바뀌었다. 감독도, 연출자도 바뀌고. 젊은 애들은 또 들어오지, 나이 먹은 사람은 올라가지. 그래서 이렇게 다니는 거다"고 설명했다.
백찬기는 간경화를 앓다가 간암으로 악화돼 먼저 떠난 아내를 여의고 홀로 살고 있었는데, 그의 가계부를 보면 생활고에 시달린 흔적이 보였다. 여러 카드 회사에 대출을 받았다가 갚지 못해 지난해 7월 파산신청까지 한 상태였다.
백찬기는 "사람이라는 게 이렇게 꽉 막히고 어렵고 힘들 때 생을 마감하는구나 하는 걸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꾸준히 작품 활동해왔던 그가 파산까지 이르게 된 이유는 연락도 닿지 않는 딸 때문이었다. 백찬기는 "딸이 '카드 좀 빌려달라 그러면 한 달에 얼마씩 갚아나가겠다' '카드사 캐피털에서 얼마 대출이 된다 거기서도 일부 받겠다' 하더라. 3~4개월은 잘 내더라. 5개월 이후부터는 안 내서 나한테 연락이 오더라. 70%는 내가 막아줬다. 2월이 만기인데 올해 8월에 도저히 내가 갚을 능력이 없어 파산신청하게 된 거다"고 설명했다.
이혼 후 두 아이를 키우는 딸을 모른 척할 수 없었던 백찬기는 생활비며 손주들 유학비용까지 보탰다. 그러나 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급기야 집 보증금까지 빼줬다고. 백찬기는 "염치가 없어서 나랑 통화를 안 받겠지. 오죽하면 네가 날 피하겠냐 하고 그냥 묻어두는 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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