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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정소민의 반대가 끌리는 이유 [인터뷰]
작성 : 2023년 10월 04일(수) 08:22

30일 정소민 인터뷰 / 사진=마인드마크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소위 반대가 끌리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배우 정소민에겐 '30일'이 그런 작품이다.

정소민과 강하늘의 8년만 재회작 영화 '30일'(연출 남대중·제작 영화사울림)은 드디어 D-30,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하게 남남이 되기 직전 동반기억상실증에 걸려버린 정열(강하늘)과 나라(정소민)의 코미디를 담고 있다. 10월 3일 개봉한다.

정소민은 대본과 첫 만남에 대해 "후루룩 재밌게 읽었다. 대사들 중에 '이건 이렇게 하면 재밌겠다'는 욕심이 생기는 대사들도 있었다. 그런 것들 위주로 다시 한번 보면서 시뮬레이션을 해봤다"며 "감독님이랑 소통을 정말 많이 했다. 나라에 관해 의견을 많이 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남자 감독님이시다 보니, 여성 캐릭터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며 같이 만들어나간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고 열어주셨다. 그래서 친구들끼리 있는 장면은 제 의견을 많이 반영해 주셨다"고 회상했다.

30일 정소민 인터뷰 / 사진=마인드마크 제공


극 중 정소민이 맡은 홍나라는 거침없이, 직설적이고, 솔직한 인물이다. 특히 노정열과 있을 때 그가 가진 '똘끼'가 극대화된다.

이에 대해 정소민은 "홍나라는 캐릭터 자체가 필터링도 없고, 거침도 없다. 자기표현을 불같이 하는 스타일의 친구라고 생각했다"며 "연기를 하면서 망가진다는 개념보다는 홍나라가 이런 상황을 만났을 때 일어나는 작용 정도로 생각했다. 일부러 망가지려는 생각은 안 했다"고 설명했다.

홍나라와 자신을 '정반대 성향'이라고 표현한 정소민은 "힘들다기 보단 재밌었다. 제가 평소에 사람 관찰하는 걸 좋아한다. 저와 같은 점, 다른 점을 캐치하고 알아가는 걸 원래 좋아하는데 저와 다른 캐릭터를 만났을 때 재밌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30일'은 로맨스 코미디 장르를 앞세워 두 주인공 간의 '케미'가 관전 포인트다. 정소민은 지난 2015년 영화 '스물'로 호흡을 맞췄던 강하늘과 8년 만에 이혼을 앞둔 위기의 부부로 재회했다.

정소민은 "'스물' 때도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다 동갑내기 친구들이라 편안하고 좋았지만, 그때는 지금보다 다들 경험도 적었고 이제 막 시작한 꼬물이들이었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조금 더 여유가 생겼고, 각자의 생각이 생겼기 때문에 같이 합을 맞추는 데 있어서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서로 성장한 모습을 보니까 뿌듯하더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원래 상대 배우를 만나면 서로를 알아가면서 대화하는 방법을 맞춰가는 과정과 시간이 필요한데 그런 게 생략된 채로 시작할 수 있어서 너무 편안하고, 효율적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30일 정소민 인터뷰 / 사진=마인드마크 제공


'30일'을 통해 결혼 생활과 이혼 위기를 간접 경험해 본 정소민은 "원래 평소에도 결혼이 절대 쉬운 게 아니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 결혼 생활을 잘 유지하는 사람들이 정말 대단해 보인다"며 "사람은 모두 다르고, 그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모든 부부들이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소민은 자신의 결혼 로망으로 '야식'을 꼽았다. 그는 "동생이 먼저 결혼을 했는데, 동생 부부가 같이 야식을 시켜 먹더라. 물론 저도 혼자 먹을 순 있는데 같이 시켜 먹는 모습이 너무 편안하고, 가장 베프 같은 느낌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뻐 보였다. 그런 소소한 모습들이 조금 부럽더라"고 웃음을 보였다.

그러면서 정소민은 '사랑'에 대해 "사람은 누구나 다 다르다. 하물며 같이 몇 십 년을 산 가족들도 다 성향이 다르다. 그 모든 걸 초월하는 게 사랑 같다"며 "'왜 나랑 다르지'라고 스트레스받을 게 아니라 그렇게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초월해서 나누는 것이 사랑인 것 같다. 소울메이트처럼 잘 맞는 사람을 만나면 좋겠지만 세상이 그럴 수 없는 걸 알기 때문에 사랑은 그 이상의 것이 아닐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혼 위기의 정열과 나라의 동반 기억 상실로 인한 새로운 국면에 대해선 "서로의 의지가 중요하다. 한 사람만 노력해서 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깨진 도자기는 붙이려면 두 조각이 다 필요하지 않냐. 두 조각을 이어 붙였을 때 금이 가 있겠지만, 잘 붙어있으면 그 무늬 자체도 유니크해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30일 정소민 인터뷰 / 사진=마인드마크 제공


정소민은 '30일'을 통해 불같이 화를 내고, 한없이 망가지고, 지나치게 솔직한 홍나라를 표현했다. 다만 연기 만족감에 대해선 "제가 지금까지 연기를 13년 했지만, 항상 아쉽고 부족한 것만 보인다. 저는 어릴 때부터 스스로에게 엄하고, 엄격한 편이었다. 늘 부족한 거만 보였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는 편이라 그런 것 같다"며 "이제는 제가 해온 모든 순간들에 대해서 '다독여주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바뀌는 시점인 것 같다. 제가 해온 모든 것들이 의미가 있었다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더 건강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소민은 "연기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제가 이걸 하지 않았으면, 이걸 하면서 겪는 어려움들이 없었겠지만 그거보다 더 많은 걸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연기를 하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가 완전히 달라졌다. 가장 크게 선물 받은 건 이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정소민은 "'30일'은 저에게 후회 없이 해보고 싶은 걸 마음껏 해 본 작품이라 의미가 있다"며 "여러 가지 이유로 반복되는 삶에 스트레스를 받으신 분들이 '30일'을 통해 잠깐 모든 것을 잊고 저 세계에 빠져들어 마음껏 웃을 수 있으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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