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천박사 퇴마 연구소' 허준호의 욕심 [인터뷰]
작성 : 2023년 09월 27일(수) 08:22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허준호 인터뷰 / 사진=CJ ENM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허준호는 연기를 향한 자신의 열정을 '욕심'이라 표현했다.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믿지 않는 허준호의 원동력이다.

추석을 맞아 개봉하는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연출 김성식·제작 외유내강, 이하 '천박사 퇴마 연구소')은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가 지금껏 경험해 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허준호 인터뷰 / 사진=CJ ENM 제공


허준호는 극 중 악의 주축인 범천 역을 맡았다. 범천은 인간의 몸을 옮겨 다니며 영력을 사냥하는 악귀다. 허준호는 그런 자신의 배역을 '트렌디하다'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런 작품이 나를 캐스팅해서 놀랐다. 이렇게 액션이 많고, 젊은 층이 많이 봐야 하는 트렌디한 작품에서 나를 선택해 준 게 너무 감사했다"며 "좀 의아했다. 저보다 더 젊은 친구가 있었을 텐데 나를 선택해 준 게 너무 소중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은 저에게 천군만마다. 저를 믿어주시고, 제작사분들이 돈을 주신 것"이라며 "'걔한테 돈을 줘도 되냐'고 하는 것이 현실 아니냐. 거기에 흔쾌히 저를 선택해 주시니까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특히 범천 역은 인간이 아닌 존재인 만큼, 특수 분장의 힘도 필요했다. 허준호는 "'화산고' 시절에 그런 분장 많이 해봤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분장팀하고 감독님한테 오히려 더 많이 해달라고 했다. 실핏줄도 더 그렸다"며 "요즘은 피부에 얇게 붙이는 방식이다 보니 분장하는데 보통 반나절 걸린다. 분장 시간이 꽤 걸리더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허준호는 "대본에 써진 걸 그대로 했다. 저는 대본에서 벗어나는 건 잘 안 한다. 감독님이 주문하신 대로 한다"며 "제가 낼 수 있는 거만 낸다. 분장을 더 해야 할 것 같다면 감독님한테 물어본다. 그분들이 그 작품을 위해서 더 오랜 기간 분석하셨으니 나이를 떠나서 훨씬 잘 아실 테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준호는 "빙의하는 사람을 해야 한다는 것이 어려웠다. 빙의를 하려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하니까"라며 "간단하게 설정했다. 범천의 목적이 뭐냐, 설경이다. 설경을 내 거로 해야 된다. 저것만 뺏어오자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허준호 인터뷰 / 사진=CJ ENM 제공


범천은 인간들에게 빙의해 조종하고, 자신의 추종자를 거느리는 악귀다. 본래 인간이었던 그는 모종의 사건으로 악귀가 되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허준호는 "너무 인간적이지 않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보다는 어떤 무언가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하다가 결국 결론은 못 내고 두, 세 가지 버전으로 했다. 대본을 자주 보다 보면 그 안에 그림이 펼쳐진다. 내가 머릿속으로 혼자 상상해 보고, 그리고 나서 감독님과 상의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허준호는 "대본에 써 준 말투를 그대로 한다. 어떤 분들은 무언가를 한다고 하시는데, 저는 그런 식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저는 대본을 그렇게 쓴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점을 하나 찍어도 말줄임표를 쓸 때가 있지 않냐. 그런 걸 빨리 내 거로 만들기 위해서 대본을 다 외우곤 한다"고 말했다.

또한 허준호는 "제가 요심이 많다. 감독님을 귀찮게 많이 한다. 강동원이 클로즈업 장면을 찍었다면, 저는 삐진다. 저도 찍고 싶어서 뒤에서 기웃거린다"며 "아직도 그 욕심이 안 없어지더라. 솔직하게 감독님한테 얘기한다. 제가 나이가 들어서 다르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기분 나쁘지 않게끔 하려고 한다. 어떻게 느껴질지 모르겠다. 욕심은 욕심이니까"라고 웃음을 보였다.

다만 아쉬운 지점도 있다. 허준호는 "마지막 장면에서 에너지를 빼앗긴다. 그 표현까지는 맞았다. 근데 감독님이 후반 작업을 하면서 업그레이드를 했다"며 "저는 그 안에 담긴 디테일한 감정표현을 못 했다. 촬영할 때 거기까진 상상을 못했다. 관객들은 그냥 넘어갈 수 있어도, 저는 속상해 죽겠더라. 최선은 다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허준호는 "저는 대본 연습을 계속한다. 외우고, 연습하고, 또 외우고, 연습한다. 연습이 기본이고 제일 중요하다. 한 번할 수 있는 거 세네 번 하고, 삼십 번 하는 그 작업이 좋다"며 "하지만 '짬'에서 나오는 무언가는 싫다. '쪼'가 붙을 거 같다. 하지만 그게 없어지겠냐. 그놈이 그놈인데. 그래도 저는 최대한 안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허준호 인터뷰 / 사진=CJ ENM 제공


앞서 허준호는 드라마 '설강화: Snow drop' '왜 오수재인가' '미씽: 그들이 있었다2' '사냥개들'을 비롯해 영화 '모가디슈' '천박사 퇴마 연구소' 등 매년 열일을 이어가고 있다.

자신의 열일 행보에 대해 허준호는 "저는 무조건 현장에 가야 한다. 집에서 하는 것도 없다. 밥이나 축내고 있다. 기껏해야 공부한다고 영화를 보는데, 영화를 수백 편 봐도 현장에 가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허준호는 "이번 작품은 사람을 얻었다. 이 친구들이 저를 안 만나줘도 좋은 친구들을 만난 것이 너무 좋다. 저는 아직도 연기를 알아가고 있다. 여전히 떨린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허준호는 "저에게 작품 선택 폭이 더 넓었으면 좋겠다. 동양은 배우들을 빨리 졸업시킨다. 외국 작품들보다 빨리 졸업한다"며 "저는 여전히 욕심부리는 건 컨트롤이 잘 안 되더라"고 농담과 함께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