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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의 정리 그리고 여유 [인터뷰]
작성 : 2023년 09월 26일(화) 15:20

김소현 인터뷰 / 사진=이음해시태그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아역 때부터 바쁘게 달려왔던 배우 김소현은 지난 2년의 '쉼'을 통해 자신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런 덕분일까. 잘 정리된 '사진첩'처럼, 더 높은 다음을 위한 탄탄함이 묻어났다. 이러한 안정감을 바탕으로 김소현이 또 어떤 작품과 캐릭터를 대중에게 보여 줄지, 그의 '사진첩' 다음 장이 궁금해진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은 거짓말이 들려서 설렘이 없는 '라이어 헌터' 목솔희(김소현)와 비밀을 가진 '천재 작곡가' 김도하(황민현)가 만나 펼치는 거짓말 제로, 설렘 보장 로맨틱 코미디. 김소현은 극 중 목소리로 거짓말을 구별하는 능력을 지닌 라이어 헌터, '목솔희'로 분했다.

2년 공백 후 첫 작품으로 '소용없거 거짓말'을 통해 시청자에게 돌아 온 김소현. 작품을 선택한 기준에 대해 묻자, 김소현은 "밝은 느낌으로 인사드리고 싶었다. 역할 설정상 시니컬한 부분도 있지만 밝은 부분이 많아서 그런 작품으로 인사를 드리고자 결정한 게 있다.

특히나 캐릭터 만족도도 높아 보였다. "일단 현장에서 즐겁게 만들긴 했다. '솔희'가 사랑스러웠으면 좋겠다 하셔서 잘 반영해 모두가 함께 장면장면을 만들었다. 그 과정이 즐거웠고, 웃으면서 찍는 현장이 오랜만이라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코믹 연기에 대해서도 긍정적 반응을 얻었는데, 그는 "(코믹연기에) 욕심은 있었다. 이 캐릭터로는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싶었는데 저한테 감독님도 욕심을 내주셨다. 도하를 위기에서 구할 때 토끼처럼 뜀박질하는 게 처음엔저도 부끄럽고 맞나? 싶으면서도 하다보니 시청자나 팬에게는 신선하겠다 싶었다. 그런 마음에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찍었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추가되는 설정이나 주문이 많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었지만, 김소현은 "경력이 있어서 이제는 현장이 낯설거나 이런 게 덜해져서 변화를 잘 받아들일 수 있었다. 몇 년 전이라면 어려웠을지 모르지만 그때그때 만들어가는 게 재미있고 여유도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의 태도나 생각에서 조급함이나 강박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러한 '여유'는 아역부터 시작해 결코 짧지 않은 연기생활을 하다 잠깐의 '쉼표'를 통해 얻은 것이기도 했다.

"계기라 할만한 큰 에피소드는 없었지만, 공백기 동안 처음으로 제가 매년 작품을 하다 처음 쉬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이 일을 왜 해왔고 어떤 부분이 저를 좋아해주시는지, 어떤 나의 장점으로 작품을 했을까 정리하다보니 조금은 저의 대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지면서 여유가 생겼어요. 이전엔 '잘해야지' 열심히 하고 욕심이 많았다면, 지금은 '흘러가는대로 하면 되는 거지' '애를 쓴다던지 강박을 좀 내려놓자' 마음을 먹으면서 유동적인 것도 받아들이며 찍을 수 있었어요."

공백기에는 학교를 다니고 혼자 산책하며 소소한 일상을 보내기도 하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필요성으로 골프 등 스포츠에 도전하기도 했다고. "크게 특별하지 않았어요. 그런 일상이 좀 필요했던 거 같아요. '쉼'이"


10대 때부터 지금까지 연기자 생활 중 어떤 원동력이 김소현을 움직이게 한 것일지 궁금해졌다. 김소현은 "12살 때인가? 영화 '파괴된 사나이'는 오디션을 봤다. 어리다보니 작품을 완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건 꼭 하고 싶다'란 욕심이 처음 생긴 작품이었다. 엄마랑 고민하면서 다크서클도 그려서 오디션 보러 가는 식으로 어린 나이지만 노력해 봤다. 마무리하고 돌아가는데 탈락한 거 같아서 막 눈물이 나서 울었다. 다행히 합격 전화받고 다시 돌아갔던 기억이 있다. 처음 노력했던 영화였고, 너무 큰 감동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 뭔가 기분과 장면들이 저에겐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거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시작한 연기 생활. 김소현에겐 19살에서 20살로 넘어가는, 미성년자에서 성인이 될 때 위기가 닥쳤다. "배우로서 고민도 많았다. 어릴 때는 오히려 잘 안다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저에게 물으면 대답을 잘했는데 어느 순간 제가 없어지고 좋아하는 것도 모르겠고 저를 잃는 기분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다행히도 그는 "쉬면서 저에 대해 '적립'하는 과정을 거쳤다. 힘든 건 없어서 건강하게 '내가' 자리 잡혔다. 안정적으로 연기를 해나갈 수 있을 거 같더라"고 덧붙였다.

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가 되면 '아역배우 출신'이란 꼬리표가 붙기 마련이다. 김소현은 "저는 벗어났다 생각한다. 언제부턴가 (아역배우 수식어에) 구애받지 않았다. 예전에는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지금은 '그럴 수 있겠다' 싶더라. 저를 어릴 때부터 봐주신 분들에겐 당연히 그런 마음이나 생각이 있을 수 있다 생각한다. 저 역시 성장한 거 같다.(웃음)"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김소현은 지금의 아역배우들에 대해 선배로서 걱정도 있었다. 전혀 어린 티 내지 않고 벌써 '프로'로서 힘이 바짝 들어간 모습이 다소 안쓰럽게 느껴졌다고. "본인이 원하기도 했겠지만, 너무 어릴 때부터 꿈을 가지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를 수 있지 않나 싶더라"고 말하기도.

만약 어린 시절 배우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걸었다면 어떤 직업을 택했을 것 같냐고 물었다. 이에 김소현은 "다른 직업을 고민한 적은 없다. 연기를 쭉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쭉 지내왔다"면서도 잠시 고민하더니 "개인적으로 말로 하는 것보다 글을 쓰고 정리하는 걸 좋아해서 다른 일을 한다면 소설을 써보고 싶다 생각했다. 아니면 심리상담가. 얘길 들어주는 것도 좋아한다"라고 답했다.

추후 김소현의 글을 볼 수 있는 거냔 기대를 드러내자 "대학에서 연극 쪽을 전공해 연극 대본을 써보긴 했다. 다른 세계구나 싶더라.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연극이든 영화 시나리오든 써봐도 좋겠더라"라고 덧붙였다.

데뷔 15주년, 앞으로 배우로서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거창한 것은 없고 제 나잇대에 할 수 있는 걸 한 해, 한 해 담아보자 그런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제 모습을 담아내는 것. 사실 풋풋한 로맨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많이 찍어서 담아두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누군가는 제가 아역 때부터 교복을 많이 입었으니 이젠 입지 않는 게 좋지 않겠냐 말씀하시지만 어느 순간 '입을 수 있을 때까진 입어 보자' 싶었어요. 자연스럽게 입지 못하게 될 때가 올 테니까요. 예쁜 그림을 담을 수 있다면 입어도 좋아요. 고작 그런 걸로 벗지 못 할 아역 이미지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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