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송중기가 전에 없던 '진한' 얼굴로 돌아왔다. 어둡고 스산한 누아르물 '화란'이다.
영화 '화란'(감독 김창훈·제작 사나이픽처스) 언론배급시사회가 22일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창훈 감독과 배우 홍사빈, 송중기, 김형서(비비)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 드라마다.
◆ 비겁한 어른들의 누아르
'화란'은 열릴 결말의 청소년 드라마 누아르로 깊은 잔상을 남긴다.
김 감독은 "애초에 누아를 영화를 찍겠다는 생각보다는 폭력적인 환경과 뒤틀려있는 어른들의 환경적 요인이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런 선택들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 등 기본적인 삶에 대한 물음에 관심이 있어 만들게 됐다. 범죄를 다루는 이야기면 좋겠다는 방향에서 이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함께 떠나는 장면 같은 경우에도 비록 위태로울 수 있지만 연규 옆에 하얀이라는 버팀목이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어른들이 선의로 도와주려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적으로 연규를, 청소년을 도와주지 못하고 비겁하게 떠난다. 어른들이 아이를 좋은 세상으로 이끌어줘야 하는데 못 해서 서글펐다. 대본을 봤을 때도 마음이 아팠다. 청소년 드라마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어느 정도 있다"고 얘기했다.
◆ 송중기의 스산함
'화란' 속 송중기는 전작에서 보지 못했던 거칠고 어두운 모습으로 변신했다.
송중기는 "어떤 이미지를 얻고 어떤 반응을 원하는 부분은 내려놓은 지 오래다. 바람대로 안 되더라. 개인적으로 너무나 하고 싶었던 색깔의 작품을 했다는 것 자체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어둡고 스산한 정서를 가진 작품을 계속하고 싶었다. 할 기회가 있었지만 못 했던 때도 있다. 개인적으로 많이 한이 됐다. 그런 찰나에 '화란' 대본을 만났다.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 사회에서 소외된 두 소년들이 겪는 어두운 이야기를 잘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최근 아빠가 된 송중기다. 그는 "사랑하는 아기가 생겼지만 이런 어두운 영화를 한다고 걱정이 되진 않는다. 나중에 커서 아빠가 이런 영화를 했다는 걸 봐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 송중기와 신예 홍사빈·김형서의 열연
'화란'은 송중기뿐만 아니라 신예 홍사빈과 김형서가 극을 채운다.
김 감독은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에 다녀왔다는 건 꿈같고 얼떨떨하다"며 "모두가 신인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신인들끼리 모여서 작업을 할 때 송중기가 중심이 돼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셨다. 감사하고 함께 작업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처음 '화란'을 봤을 때 결과물에 비해 좀 더 거친 대본이었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눅눅하고 찌득찌득한 느낌이 들어 너무 좋았다. 혹시나 전체적인 제작비가 늘어나면 상업적인 흥행공식이 들어가 매력적인 장점이 줄어들지 않을까란 개인적인 부족한 생각이 있었다"며 "하지만 노개런티 기사가 나와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송중기 배우와의 호흡에 대해 홍사빈은 "정말 영광이었다. 현장에서 밥도 많이 사주셨다. 전 아무것도 모르고 편하게 해 주시고 액션 끝나면 항상 안아주셨다.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김형서는 "앨범을 맡을 때는 연출을 그리는 화자였다. 이번에 연기 첫 도전이지만 감독님이 도화지에 어떤 그림을 그릴지 고민하며 함께 그려나갔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송중기에게 감사를 전한 그다. 김형서는 "첫 번째인데 선배와 함께 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화란'은 오는 10월 11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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