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개그콘서트 출신', 'KBS 공채·특채 개그맨 출신'이라며 개그맨을 사칭한 남성이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해명했던 내용마저도 거짓이란 반박이 제기됐다.
'KBS 개그맨 사칭' 논란의 주인공 A씨는 약 2년 반 전, 웹예능 '워크맨'에서 'KBS 특채 출신' '박성광과 동기'(22기)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7월 출연한 또 다른 웹예능 '얼렁뚱땅 소개팅'에서는 'KBS 공채 출신으로 마지막 기수'(32기)라고 말하는 등 맞지 않는 말을 하면서 코미디언들과 업계에 혼란을 야기했다. 이에 코미디언들은 직접 수소문해 A씨가 KBS 개그맨 출신이 아님을 대중에 알렸다.
사칭 논란이 일자 A씨는 스포츠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개그맨이라고 거짓말했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방송의 재미를 위해 과장되게 이야기했다가 추후 웹예능 제작진에게 (개그맨이라고 말한 내용을) 편집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웹예능 '워크맨'과 '얼렁뚱땅 소개팅' 측은 A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워크맨' 측 관계자는 "확인 결과 A씨가 '워크맨' 제작진에게 편집을 요청하거나 연락한 사실 조차 없다"고 밝혔다. 제작진이 A씨에게 '이미 영상이 완성돼 편집이 어렵다'란 취지로 말한 적도 없다고.
이번 사태로 '워크맨' 측은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 A씨 출연분을 편집 조치할 계획이다.
'얼렁뚱땅 소개팅' 측 역시 "사전인터뷰에서 A씨 자신이 (개그맨이 아닌) 개그맨 지망생이란 사실을 밝힌 적 없다"고 전했다.
'얼렁뚱땅 소개팅' 메인 진행자 개그맨 박영재는 A씨의 주장에 다소 황당하단 반응을 보였다. 그는 "(A씨 출연 분에 대한) 원본 영상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악마의 편집'을 했단 식으로 말하니, 무편집으로 업로드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사전 인터뷰 영상 역시 다 촬영돼 보관 중인 상태다"고 말했다.
이러한 제작진 측 반박에, A씨는 본인이 연락한 사람이 '워크맨' 측이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뒤늦게 말을 바꿨다. A씨는 "대화를 나눈 사람이 소속을 밝히지 않았으며, '워크맨' 가편집 영상을 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워크맨' 제작진이라 생각했다"면서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시 주고받았던 문자 내용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얼렁뚱땅 소개팅'에 대해서도 사전 인터뷰 때 '개그맨 지망생'이란 정확한 워딩을 쓴 건 아니지만, 박영재와 함께 '개그콘서트'나 '코미디 빅리그' 같은 방송에 출연한 적 없으며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밝혔다고. 간접적으로나마 'KBS 개그맨 출신'이 아니란 것을 언급했으며, '얼렁뚱땅 소개팅'에는 편집 요청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한편 이번 논란이 불거지기 전 행사 준비를 위해 A씨를 모델 채용했던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프로필 겸 이력서에도 'KBS 공채 개그맨'이라고 적었다. 게다가 관계자는 A씨가 유명 모 연예 기획사 소속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문제는 KBS 공채 개그맨이 아닐뿐더러 연예 기획사 소속 또한 거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관계자는 "프로필과 이력서의 의미가 없어졌다"며 분노했다. 거짓 프로필 및 구설로 인해 이번 A씨에 대한 채용건은 취소된 상태다.
A씨는 지금도 SNS에 자신을 '코미디언, 개그맨'으로 소개하고 '개그콘서트' '코미디빅리그'를 해시태그로 올려두고 있다. 포털사이트 프로필에 거짓으로 판명된 소속란은 삭제됐지만, 수상 내역은 실제 수상자 명단과 비교했을 때 A씨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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