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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걸' 한재이의 새 마스크 [인터뷰]
작성 : 2023년 09월 11일(월) 08:20

마스크걸 한재이 인터뷰 / 사진=앤드마크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한재이의 새로운 '마스크'다. 첫 '마스크'에 대중에게 단단히 자신을 각인시킨 한재이다.

지난달 18일 첫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각본·연출 김용훈)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이한별, 나나, 고현정)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극 중 김춘애 역으로 함께한 한재이는 "처음 시작은 오디션이었다. 당시 제가 소속사가 없을 때라 오디션 기회가 오는 것만으로도 귀했다. 좋은 분위기로 오디션을 봤지만, 기대는 안 하고 있었다"며 "시간이 흐르고 다른 작품을 촬영 중이었다. 조감독님에게 부재중 전화가 와 있어서 떨어진 줄 알았다. 근데 같이 (작품을) 하자고 하셨다. 그때 어떤 정신으로 운전을 하면서 이동했는지 몰랐다"고 작품 참여 과정을 설명했다.

당초 춘애 역할로 오디션에 임했다는 한재이는 "시나리오를 읽고 원작을 봤다. 많이 각색된 부분 중 하나가 모미와 춘애의 관계다. 원작 속 춘애는 참고하지만 했고, 최대한 시나리오 속 춘애를 그대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한재이는 오디션에 대해 "저는 그냥 저대로 했다. (제작진이) 모미랑 합이 잘 맞지 않을까 생각하셨을 거 같다. 그때 받았던 발췌본이 김경자(염혜란)와 납치 장면이었다"며 "춤출 수 있냐고 하셔서 당연하게 '그럼요 잘할 수 있어요'라고 했다. 그렇게 힘들 줄 몰랐다. 춤을 추는 것도 그렇고, '사랑의 배터리'를 부르는 것도 대본상 한 줄이었는데 그걸 준비해야 하는 기간들이 길고 많았다"고 웃음을 보였다.

마스크걸 한재이 인터뷰 / 사진=앤드마크 제공


극 중 김춘애는 김모미(나나)와 평행이론 같은 삶을 보여준다. 외모 콤플렉스와 기구한 삶마저 닮은 두 사람은 첫눈에 서로를 알아보고, 누구보다 서로를 의지하고 지탱해 주는 사이가 된다.

한재이는 "춘애는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많이 못 받아왔다. 춘애 옆에 있는 건 핑핑이 밖에 없었다. 진정한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모미를) 처음 봤을 때 서로의 상처를 공유하면서 친해졌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줬을 거다. 깊은 속내를 얘기하고 나선 정말 이 사람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거 같다. 춘애는 사랑이나 우정에 있어 깊게 빠져드는 사람"이라고 춘애와 모미의 우정을 해석했다.

또한 한재이는 작품 속 나나와 싱크로율에 대해 "'나나랑 착각했다'는 말이 너무 기분 좋다. 저는 그 부분 때문에 걱정했다. 저를 모미로 착각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보시는 분들이 공감을 못하시면 어떡하나 했다"며 "비슷하게 연출을 해서 예쁘게 담아주신 덕분이다. 다이어트도 해야 했고, 제일 걱정하던 부분이었다. 춤출 때도 쌍둥이처럼 보이려고 각을 맞추는 등 많은 부분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특히 두 사람이 함께 '토요일밤에' 무대를 꾸미는 장면은 '마스크걸' 속 명장면으로 꼽힌다. 마치 한 그룹 같은 두 사람의 무대는 현직 아이돌 못지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한재이는 "저는 춤을 잘 추지 못한다. 처음 춰봤다. 나나가 춤을 잘 추니까 저를 잘 이끌어줬다. 나나는 원래 알고 있던 춤이었고, 각자 연습을 했었는데 처음 맞춘 날부터 생각보다 합이 잘 맞았다. 나나가 계속 저에게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해줘서 그 말에 용기를 얻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마스크걸 한재이 인터뷰 / 사진=앤드마크 제공


극 중 김춘애는 외모로 인해 김모미 못지않은 트라우마를 가진 인물이다. 학창 시절부터 외모에 자신이 없던 김춘애는 자신이 짝사랑하고 동경하던 최부용(이준영)에게 배신당하고, 결국 그로 인해 수렁에 빠지게 되는 인물이다.

학창 시절부터 그려진 김춘애의 서사에 대해 한재이는 "어린 시절 춘애의 마음이나 상처들을 계속 가지고 가려했다. 성형 후엔 인생이 바뀌는 거라고 생각해서 자신감도 붙었지만, 여전히 어린 시절에 갖고 있던 결핍이나 상처들이 남아있다. 동시에 순수했던 그 마음을 유지하고 싶었다"며 "부용이와 다시 만나는 장면에서도 바뀐 자신을 보여주고 싶으면서도, 다시 어린 시절 같이 약해지고 만다. 그런 춘애의 모습이 성인이 된 춘애까지 연결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용이를 향한 춘애의 마음을 정확히 가름하진 못했다. 한재이는 "부용이에 대한 춘애의 마음은 딱 한 가지로 말할 수 없다. 처음엔 자기만족이었을 거다.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막상 만났을 땐 약해지고, 힘들어하는 부용이를 보면서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해 마음이 약해졌을 것"이라며 "그래서 부용이를 향한 춘애의 감정선은 좋아하는 마음과, 정말 싫은 마음까지 다양한 마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부용이는 춘애와 모미의 손에 죽음을 맞는다. 해당 장면 역시 데칼코마니 같은 인생을 자랑하는 춘애와 모미의 모습을 드러내듯, 두 사람이 함께 부용으로부터 벗어난다. 한재이는 "그 장면은 쌍둥이처럼 연출됐다. 춤을 출 때 각을 맞추듯, 줄을 당기면서 쌍둥이 같았다. 완성본을 봤을 땐 만족스러웠지만 촬영하면서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춘애 인생에서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을 테고, 사람을 죽인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다. 게다가 자신이 한때 좋아했던 남자였기 때문에 춘애한테 심적으로 많이 요동치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그런 감정들이 많이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한재이는 최부용 역을 연기한 배우 이준영에 대해 "부용이가 정말 나쁜 사람으로 나오지만, 실제로 정말 착하다. 연기할 때는 바뀌더라. '저 사람 진짜 배우다' 싶었다. 연기할 때마다 바뀌니까 (캐릭터의) 무서움이 저절로 느껴졌다"고 웃음을 보였다.

마스크걸 한재이 인터뷰 / 사진=앤드마크 제공


김춘애의 또 다른 명장면 중 하나는 김경자와 대면씬이다. 김춘애를 마스크걸로 착각한 김경자는 그를 한 폐허로 데려가 총구를 들이대며 목숨을 위협한다.

해당 장면에 대해 한재이는 "아무래도 총을 들이대니까 정말 무서웠다. 마스크로 가려져 있어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그걸 벗겼다면 그 무서움이 정말 잘 드러났을 것 같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특히 해당 장면에선 김경자의 광기가 드러나며 많은 이들의 소름을 유발했다. 이는 김경자 역의 염혜란과 호흡을 맞춘 한재이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총을 들이대고 있으니까 그게 아무리 가짜라 해도 진짜라고 믿게 할 정도로 연기를 너무 잘해주셨다. 정말 너무 무서웠다"면서도 "연기를 안 할 땐 엄청 유쾌하시다. 너무 좋은 분"이라고 덧붙였다.

마스크걸 한재이 인터뷰 / 사진=앤드마크 제공


한재이는 총 7부로 구성된 '마스크걸'에서 4회 '김춘애' 편을 담당한다. 이에 대해 한재이는 "한 회차를 끌고 간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동시에 그걸 열심히 하는 걸로 해결하자는 마음이었다. 연결되는 이야기 중 가운데 부분이라 피해가 가지 않게 잘 연결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공감을 받길 바랐는데, 춘애에게 공감하실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춘애의 외적인 부분이나, 부용이를 다시 만나게 되는 부분들을 공감해 주시길 바라는 노력이 있었다"며 "사실 부용이를 못 버리는 것도 이해가 간다. 남자친구를 욕해도, 막상 앞에 가면 한없이 약해지는 사람이 있지 않냐. 본인도 그런 본인이 싫을 거다. 춘애도 그런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마스크걸'은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열띤 반응을 얻었다.

이에 대해 한재이는 "연락이 정말 많이 왔다. 이전 작품을 보셨을 땐 그렇게까지 연락이 많이 안 왔는데 이번엔 다들 '네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해주셨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보셨구나 싶다"며 "무엇보다 저를 '한재이'가 아닌 '김춘애'로 봐주셨다고 하더라. 제가 원했던 지점이 바로 그거였다. 실제와 좀 다른 캐릭터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앞서 한재이는 드라마 '호텔 델루나' '날 녹여주오' '너를 닮은 사람' '우리는 오늘부터'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이어 '마스크걸'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의 얼굴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한재이는 "저에게 '마스크걸'은 제 얼굴을 알릴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저에게 있어 제 마스크가 될 작품"이라며 "'마스크걸'은 첫 회를 보게 되면 어느새 마지막을 보고 있는 작품이다. 그만큼 흡입력 있고, 중독성 있다. 많은 분들이 정주행 해주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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