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치악산'이 작품성보다 뜨거운 외부 갈등으로 연일 주목받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치악산'(연출 김선웅·제작 도호엔터테인먼트)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원주시 사회단체협회가 기습해 영화 '치악산' 개봉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이후 모든 영화 시사회 일정을 취소하고 개봉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치악산'이 강원도 원주시의 실제 지명을 사용, 이로 인해 지역 이미지가 실추될 우려를 표했다. 이와 함께 제목에 사용된 '치악산'을 변경해 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들을 그린 리얼리티 호러다. '충격 괴담' '토막 시체' 등의 문구가 홍보에 이용됐다.

설상가상으로 감독이 개인 SNS에 토막 사체가 담긴 비공식 포스터를 게재하며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결국 해당 포스터는 삭제 처리됐고, 감독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에 원주시 측은 '치악산' 측에 ▲실제 지명인 '치악산'이 그대로 사용된 제목 변경 ▲영화 속 '치악산'이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을 삭제, 또는 묵음처리 ▲영화 본편 내에 실제 지역과 사건이 무관하며, 허구의 내용을 가공하였음을 고지 ▲온라인 상에 확산된 감독 개인 용도의 비공식 포스터 삭제를 요구했다.

그러나 '치악산' 측은 제목 변경과 지명 언급이 불가하다며 양해를 요청했다. 그 외 '영화에서 언급되거나 묘사된 인물, 지명, 회사 및 단체 그 외 일체의 명칭 그리고 사건과 에피소드 등은 모두 허구적으로 창작된 것이며 만일 실제와 같은 경우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라는 문구를 삽입, 비공식 포스터 확산 방지 등을 약속했다.

그럼에도 원주시 측과 갈등은 좁혀지지 못했다. 결국 이날 시사회장에서도 양 측이 마찰을 빚었다. 시사회 내에서도 작품에 대한 질문보다는 원주시와의 갈등이 더욱 주된 화제였다.

공식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제작사 도호엔터테인먼트 오성일 PD는 "원주시와 협의를 위해 제목 변경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미 공문을 보내놓은 상태"라며 "개봉 전까지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이미 작품 외적인 갈등이 일파만파 확산된 '치악산'이 적절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이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엇갈린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치악산'은 9월 13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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