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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전설' 정찬성 "코리안 좀비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종합)
작성 : 2023년 08월 27일(일) 11:13

정찬성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코리안 좀비' 정찬성(UFC 페더급 8위)이 옥타곤을 떠난다.

정찬성은 26일(한국시각)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할로웨이 : 코리안 좀비' 메인 이벤트 맥스 할로웨이(미국, UFC 페더급 1위)와의 페더급 매치에서 3라운드 KO패를 당한 뒤 은퇴를 선언했다.

정찬성은 한국인 UFC 파이터로는 유일하게 타이틀전을 치른 선수다. 지난 2013년 조제 알도(브라질)를 상대로 첫 타이틀전을 가졌고, 지난해 4월에는 현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호주)와 챔피언 벨트를 두고 싸웠다. 비록 챔피언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화끈한 경기 스타일로 전세계 격투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단순히 경기 스타일만 화끈한 것은 아니었다. 더스틴 포이리에, 데니스 버뮤데즈, 댄 이게(이상 미국), 헤나토 모이카노(브라질) 등 만만치 않은 강자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또한 2011년 레너드 가르시아(미국)와의 2차전에서 거둔 트위스터 서브미션 승, 같은 해 마크 호미닉(캐나다)을 상대로 거둔 7초 KO승은 아직도 격투기 팬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특히 2019년 12월 UFC 부산 대회에서는 메인이벤터로 나서 한국 팬들의 응원 속에 프랭키 에드가(미국)를 상대로 시원한 KO승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좀비도 세월을 막을 수는 없었다. 챔피언 벨트를 갈망하던 정찬성은 지난해 4월 UFC 273에서 볼카노프스키와 타이틀전을 펼쳤지만, 4라운드 TKO패의 쓴맛을 봤다. 이후 와신상담 끝에 1년 4개월의 공백을 깨고 할로웨이와 맞붙었지만, 이번에도 상대의 타격에 고전하며 KO패를 당했다.

정찬성은 경기 후 옥타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만할게요"라며 은퇴를 선언했다. 정찬성은 "나는 챔피언이 목표인 상황이다. 진심으로 할로웨이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후회 없이 준비했다"면서 "3, 4, 5등을 하려고 격투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 격투기를 하는데 톱랭커를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냉정하게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고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인터뷰를 마친 정찬성은 글러브를 벗어 가지런히 옥타곤 위에 내려놓은 뒤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눈물을 흘리며 팀원, 아내와 포옹을 나눴다. '전설의 퇴장'을 지켜본 팬들은 "좀비"를 연호하며 떠나는 전설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UFC 공식 계정은 "이 게임(격투기)의 레전드, 놀라운 커리어에 축하를 보낸다"며 정찬성의 은퇴를 조명했다.

동료 파이터들도 정찬성에게 찬사를 보냈다. UFC 전 페더급, 라이트급 챔피언을 지낸 '악동'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는 "잘했어. 코리안 좀비. 대단했다"는 글을 SNS에 게시했다. UFC 전 플라이급 챔피언 드미트리우스 존슨(미국)은 "놀라운 커리어에 축하를 보낸다"고 전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UFC 전 플라이급, 밴텀급 챔피언 헨리 세후도(미국)는 "코리안 좀비의 훌륭한 커리어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코리안 좀비가 싸우는 것을 보는 것도 환상적이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코리안 좀비가 훌륭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라고 글을 적었다. 세후도는 정찬성과 같은 체육관에서 운동을 했던 동료이기도 하다.

UFC 전 라이트급 챔피언 찰스 올리베이라(브라질)는 "진정한 전설. 은퇴 후를 즐기길 바란다. 코리안 좀비"라고 전했다.

정찬성은 SNS를 통해 다시 한 번 은퇴 소감을 밝혔다. 정찬성은 "모든 걸 이루진 못했지만 충분히 이룰 만큼 이뤘고, 내 머리 상태에서 더 바라는 건 욕심 같아 멈추려고 한다"면서 "해온 것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아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평가 받고 비교 당하는 삶은 살지 않을 것 같아 홀가분하고 후련하고 또 무섭기도 하다"며 "뭘 할지 모르겠지만 뭘 해도 최선을 다하고 진심으로 해보려 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찬성은 "그동안 코리안 좀비를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UFC에서 싸우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면서 "UFC와 데이나 화이트 회장, 션 셸비 매치메이커, 이런 인생을 살게 해줘서 고맙다. 그리고 나의 마지막 싸움 상대가 된 할로웨이 영광이었다. 언젠가 또 밝게 웃으며 인사하자"라고 작별 인사를 마쳤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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