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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남' 최수영 "새로운 변신 갈망, 기다리고 있죠" [인터뷰]
작성 : 2023년 08월 26일(토) 12:12

남남 최수영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소녀시대 겸 배우 최수영이 보여준 '남남'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꾸미지 않아도 진실되고 무해하게 감정이입된다. 자신만의 매력을 찾아가고 있는 최수영의 다음 변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지니TV, ENA 드라마 '남남'(극본 민선애 ·연출 이민우)은 철부지 엄마 김은미(전혜진)와 쿨한 딸 김진희(최수영)의 남남 같은 대환장 한 집 살이와 그녀들의 썸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최수영은 극 중 남촌파출소 순찰 팀장 김진희 역을 맡았다. 할 말은 하는 확실한 인물로 철없는 엄마를 든든하게 보호하는 모습을 열연했다.

최수영이 보여준 김진희는 현실 여느 '딸'들처럼 자연스러워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안겼다. 이에 그는 "연기할 때 가장 먼저 시청자가 진희에게 감정이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진희를 통해 엄마를 보고, 진희의 성장을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전에는 대사를 상대방에게 100%로 전달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자연스러운 게 알겠는데 다음이 뭐가 있을까란 답을 찾지 못했을 때였다. 진희는 분량도 많고 이야기가 많아 고민들과 숙제를 풀 수밖에 없는 타이밍이었다. 그걸 이민우 감독님을 만나 잘 이끌어주시고 디렉팅도 잘해주셨고, 연기의 변화를 제가 잘 느꼈다"고 흡족해했다.

또한 원작과 다른 진희 캐릭터의 매력을 잘 보여주도록 신경 썼다는 최수영이다. 그는 "원작에선 좀 더 시니컬하고 센 느낌이 있다. 웹툰을 봤을 때 진희만이 가지고 있는 개성 강한 부분, 어디서도 연기해보지 못한 점이 좋았다. 드라마에선 범죄사건이 추가돼 진희가 엄마를 보호하고 집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긴다. 그러다 보니 진희의 쿨함이 약해지고 'K-장녀' 같은 느낌이 됐다. 원작 개성을 희석하는 게 우려가 되더라. 진희만의 쿨함과 당당함을 같이 가져가는 게 숙제였다. 그런 진희로서 사랑을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남 최수영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특히 진희와 닮은 점이 많았다는 최수영은 "저도 삶을 단순하게 산다. 큰 일이 와도 단순화시킨다. 큰 일을 큰 일을 안 받아들여서 좋기도 했는데, 과부화가 걸릴 때가 있더라. 그게 진희의 성장과 닮아있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며 "내면을 맘껏 녹일 수 있었던 캐릭터 같다. 큰일을 아파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진희도 주체적이 사람이고, 생각하는 게 저와 많이 비슷했다"고 밝혔다.

최수영은 특히 어머니가 '남남'에 공감을 많이 하셨다고. 그는 "어머니가 '혹시 내가 은미 같니. 네가 나한테 하고 있는 걸 '남남'에서 하고 있니'라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이어 "이 작품하고 나서는 일부러 '남남' 이야기를 안 했다.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분명 엄마가 아주 크게 감정이입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엄마로서 자식을 독립시키는 사춘기가 온다. '남남'에는 엄마들의 갱년기, 외로움, 감정의 진폭들이 너무 잘 녹아있었다. 드라마를 본 엄마가 '엄마도 실수할 수 있구나. 자식 하나 지키고 살았던 것만으로도 잘 한 거구나'라는 생각을 하셨다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수영은 "극 중에 은미가 진희의 빈 방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다. 엄마가 그 장면을 보고 제가 소녀시대 활동 때문에 비워진 저의 방을 엄청 울었던 때를 떠올리셨다. 엄마가 공감을 많이 하셨다"고 덧붙였다.

어머니를 향한 애틋함을 전하던 최수영은 "독립시키는 것에 있어 엄마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경험을 했던 것 같다. 모든 엄마들도 그렇겠지만 자기의 역할이 없어진다는 것에 가장 큰 상실감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전 일부러 엄마한테 부탁한다. 역할을 받으시는 걸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남남 최수영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극 중 엄마 배우 전혜진과의 '찐' 모녀 같은 모습으로 호평받았다. 전혜진과의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묻자 최수영은 "너무 신나고 촬영이 안 끝났으면 좋겠더라"고 눈을 반짝였다.

최수영은 대본에 적힌 '전혜진' 이름만 보고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며 팬심을 내보였다. 현장에서도 자신이 먼저 다가갔다며 "전혜진은 현장에서 말을 많이 하는 성격이 아니였는데, 카리스마 이미지가 있는 사람들은 '먼저 다가와줬으면' 할 때가 있다. 저도 그렇다. 예의 있고 나에 대한 사랑과 존경심을 갖고 접근하면 예뻐 보인다. 저는 절대 언니에게 미움받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사랑 표현도 많이 했다. 은미처럼 사랑스럽고 유쾌한 캐릭터를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전혜진이 연기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은미 캐릭터에도 강한 인상을 받은 그다. 특히 은미가 자기 위로를 하다 진희에게 걸리는 장면은 화제를 모았다. 최수영은 이에 대해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괜찮을까란 생각은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왜 안 돼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을 이어갔다.

최수영은 "엄마도 사람이고 여자인데, 엄마답지 않아라는 말을 했을 때 엄마다운 게 뭘까, 미디어에서 얘기하는 엄마다운 것에 익숙한 거 아닌가 가란 생각을 했다"며 "다만 은미는 진희를 절대 놓지 않았다. 그건 불변의 법칙이다. 자기가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진희를 지키고, 결혼을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는다. '남남'은 흔히 말하는 모녀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른 형태의 모성애,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은미의 모성애가 틀린 것은 아니지 않나. 자식을 끝까지 지켰기 때문"이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남남 최수영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쾌한 모녀 관계를 그린 '남남'은 1.2%로 출발해 자체 최고 시청률 5.5%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ENA 채널 시청률 2위를 차지한 바다.

소감을 묻자 최수영은 "배우로서도 연기에 있어서도 자신감이 필요했던 시기에 만난 작품이다. 결과에 상관없이 이 작품을 통해 개인적으로 얻은 자신감, 배움, 경험이 충분했다고 생각해 결과에 신경 쓰지 말자 생각했다. 전혜진 선배, 좋은 감독과 작가를 만난 것에 큰 배움을 얻었다 했는데 결과까지 얻어 감사하고, 제 연기 인생에 가장 특별한 작품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함이 많은 배우라 작품 할 때마다 배우고 항상 얻는다. 물론 여태까지 했던 작품이 많은 깨달음과 배움을 줬다. 배우 복도 많고 인복이 많아 현장이 늘 좋았다. 12부작 장편인 '남남'을 통해 저랑 전혜진 선배가 끌고 가는 것을 해보니 더 배울 것도 많았다. 촬영 없는 날에도 선배, 감독님과 만나고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좋은 추억도 되고 느낀 게 많았을 수밖에 없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남남 최수영 /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소녀시대 멤버로서도 배우로서도 활약 중인 최수영이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 우수연기상을 수상하고 '남남'으로 또 한 번 연기력을 입증했지만 끊임없이 고민하며 자신만의 매력을 찾아가는 중이다.

최수영은 "한 장면을 연기해도 짜릿함을 선사하는 배우들이 있다. 제가 연기하는 걸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저한테는 그런 매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전체를 끌고 가는 주연으로서 자질은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했을 때가 있었고, 자연스럽고 잘하지만 매력이 뭘까라는 고민을 하며 찾아가는 시간이 있었다"며 "현장에 나가서 주연 작품을 많이 하는 배우들을 보며 공부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 시간이 귀중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남남'도 진짜 큰 시도였다. 헤어와 메이크업도 안 하고 내려놨다고 생각한다. 털털함으로 가는 게 아니라 기존의 최수영을 내려놓고 싶다는 갈망은 늘 있다"며 "소녀시대라는 특정한 이미지가 주는 건 있다. 근데 아쉬운 건 아니다. '나는 소녀시대'라는 건 바꿀 수 없는 명제다. 제가 잘하면 끝이다. 배우도 똑같다. 소녀시대를 잊게 만드는 건 제가 잘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차분히 내공을 다지며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꺼낼 수 있는 작품을 기다린다는 최수영. 그는 부잣집 캐릭터였던 '런온'도 가족드라마 일상물이었던 '남남'도 잘할 수 있던 장르였지만 이제 와 아쉬웠다고 한다. 최수영은 "새로운 변신에 대한 갈증이 있다. 기다리고 있다. 영화 '헤어질 결심' 탕웨이가 맡은 캐릭터처럼 처연해보고 싶다. 피 땀 눈물 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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