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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한 '보호자'일까 [무비뷰]
작성 : 2023년 08월 15일(화) 09:00

보호자 / 사진=영화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감독 정우성이 첫 장편작을 선보였다. 정우성스러운 연출법을 고민했다지만, 흠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강렬하지도 매력적이지도 못한 '보호자'다.

15일 개봉된 영화 '보호자'(감독 정우성·제작 영화사테이크)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영화는 일명 세탁기라 불리는 2인조 킬러 우진(김남길), 진아(박유나)가 교회에 폭발시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조직폭력배 2인자 성준(김준한)의 '해결사' 우진과 진아는 돈만 주면 무엇이든 일을 처리한다.

과거 성준, 응국(박성웅)과 함께 조직폭력배에 몸을 담았던 수혁(정우성)은 큰 형님을 죽이고 교도소에서 10년을 보냈다. 출소 후 수혁은 연인이었던 민서(이엘리야)를 찾아갔고, 둘 사이에 딸 인비(류지안)가 있단 사실을 알게 된다.

수혁은 조직보스가 된 응국을 찾아가 평범한 삶, 평범한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성준은 그런 그가 못마땅하고, 우진에게 수혁을 처리하라 지시한다.

하지만 일은 점점 꼬여간다. 급기야 킬러 2인방은 딸 인비를 납치해 수혁을 함정에 빠뜨린다. 과연 수혁은 딸을 구하고 자신이 원하던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사진=보호자 스틸컷


'보호자'는 클리셰가 가득하다. 과거의 일을 속죄하고 평범한 삶을 살기 원하는 한 남자, 알고 보니 자신에게 딸이 있었고 이를 이용해 자신을 죽이려는 조직, 연인의 시한부 선고, 빌런들은 끝내 죗값을 치른다는 설정 등이 그 예다.

어디서 본 듯한 클리셰들. '보호자'는 영화 '아저씨' '테이큰'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해당 작품들은 납치된 이를 지키려고 하는 주인공의 서사, 처절함, 강렬한 액션으로 '맛'을 살렸다.

'보호자' 역시 이런 클리셰를 내세워 97분 동안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어째 지루하다. 우선 수혁의 서사가 부족하기에 딸을 지키려는 아빠의 '간절함'이 돋보이지 않는다. 2인조 킬러 때문에 10년 만에 만난 연인이 사망해도 분노가 터지지 않는다. 딸을 납치한 2인조 킬러 우진에게 "네가 웃기다"라고 농담도 건넨다. 딸을 구하려 몸을 내던지긴 하지만 그저 고독한 킬러의 미션 수행 같기만 하다.

액션도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만, 인상 깊지 않다. 캡슐 형태의 수제 폭탄, 못을 발사하는 총으로 싸우지만 벌이지만 강렬하지 않다. 잘 나가던 총이 갑자기 고장나고, 조직원은 멈칫거리며 액션의 속도감이 나질 않는다. 플래시를 활용한 액션은 어두운 극장 분위기와 더해져 효과적이긴 하다. 하지만 이외 액션은 비슷하게만 보인다.

천진난만한 광기를 가진 우진, 수혁을 해치우고 싶어 하는 성준은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수혁에게 한 마디씩 하는 모습은 분명 진지한데, 여기저기 실소가 터져 나온다. 분명 장르는 액션인데, 블랙 코미디인가 장르 정체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정우성은 영화인으로서 폭력을 대하는 방식이 정당한가를 고민했다고 한다. 클리셰를 활용하면서 어떻게 정우성스러운 연출을 만들지 고민하며 '보호자'를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97분의 러닝타임이 끝나면 감동, 통쾌, 처절 등의 감정보다 의문만 남는다. 관객에게 어떤 정우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것일까. 물음표가 답이었다면 아쉬울 뿐이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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