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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적 스케일 '더 문', 도경수만으로 채우기엔 [무비뷰]
작성 : 2023년 08월 02일(수) 08:20

더 문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시각적으로 압도적이다. 스크린으로 달 그 자체를 옮겨왔다. 그것이 '더 문'의 강점이다. 다만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스토리라인과 사운드들이 한 줌 아쉬움을 남긴다.

2일 개봉하는 영화 '더 문'(연출 김용화·제작 CJ ENM STUDIO)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의 사투를 그린다.

영화는 우리나라 최초 유인 달 탐사선 나래호의 실패 이후 시작된다. 인명 사고까지 낸 나래호의 실패로 한국은 우주 연합에서 퇴출된다.

그러나 5년이 흐른 뒤 한국항공우주국(KASC)은 나래호의 실패를 발판 삼아 만든 우리호로 심기일전에 나선다.

호기롭게 출발한 우리호에 전 세계인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태양풍 사고로 세 명의 우주인 중 두 명이 목숨을 잃고, 황선우만이 망망대해 우주에 남겨지게 된다.

한국항공우주국의 목표는 황선우의 무사귀환이다. 동시에 홀로 남은 황선우의 목표는 달에서의 임무수행이다.

다행히 황선우는 달에서 자원 채취 미션에 성공한다. 하지만 태양풍의 여파로 유성이 떨어지며 또 한 번 위기에 닥친다.

그런 그를 구하기 위해 나래호 설계자이자 우주센터 전(前) 센터장 김재국이 돌아온다. 과연 김재국은 미 항공우주국(NASA) 유인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윤문영(김희애) 등의 도움으로 황선우를 무사귀환시킬 수 있을까.

더 문 스틸컷


'더 문'은 앞서 '신과 함께' 시리즈로 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VFX 효과와 4K 등을 이용해 달을 구현한 '더 문'은 그야말로 달 그 자체를 스크린에 옮겨왔다.

특히 김용화 감독은 대기가 있는 지구는 부드러운 화면으로, 대기와 압이 없는 달은 해상도를 극도로 끌어올려 섬뜩한 질감을 구현해 냈다. 덕분에 관객들은 마치 천체망원경으로 관람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영화를 보는 것과 동시에 천문대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또한 무중력 상태인 우주와 우주선 내부를 구현하며 현실감을 높였다. 실제로 한국항공우주원, 한국천문연구원 등의 전문가 자문을 구해 완성된 '더 문'은 우주선 안팎 모두 관객들에게 우주여행을 하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모든 중심엔 극을 이끌어가는 배우 도경수가 있다. 동료들을 잃고 홀로 남겨진 절망감부터 다시 지구로 귀환할 수 있다는 희망, 탈출이 좌절되며 고립되는 공포심의 감정들을 오가며 몰입도를 높인다.

무엇보다 무중력 상태인 우주와 달을 떠도는 움직임도 생생하게 구현했다. 단순히 감정연기뿐만 아니라 유려하게 몸을 움직이며 실제 우주인 같은 몸짓을 보여준다.

다만 스토리라인은 단조롭다. 조난을 당하고, 구조를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그럼에도 다시 도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큰 반전 없이 흘러가는 이야기와 일부 인물들의 과잉된 감정들이 오히려 몰입도를 해치고, 'K-신파'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동시에 황선우를 구출하기까지의 과정들 역시 매끄럽거나 친절하지 못하다. 지구와 우주를 오가는 배경 탓에 사운드가 거칠어 인물들의 대사 전달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대사 전달력이 떨어지니 개연성 역시 아쉽다. 황선우에게 어떤 위기가 닥쳤는지,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관객들이 알기 어렵다. 일부 전문 용어들이 자막으로 설명되나 대부분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관객들은 극의 분위기, 등장인물의 표정, 전후 상황을 토대로 유추해야 한다.

'더 문'은 시각적으로 뛰어난 강점을 갖고 있다. 국내 SF 영화계의 기술력이 새삼 감탄을 부를 정도다. 다만 비주얼을 따라가지 못하는 스토리라인과 과장된 감정들이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은 129분이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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