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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 류승완 감독 "수중 액션, '짜릿'" [인터뷰]
작성 : 2023년 07월 28일(금) 13:35

밀수 류승완 감독 인터뷰 / 사진=외유내강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천만 감독' 류승완이 여름 텐트폴 첫 주자로 출격했다. 높은 만족도로 내놓은 '밀수'는 류승완 감독의 필모그래피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류승완 감독의 신작 '밀수'(연출 류승완·제작 외유내강)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밀수'의 출발점은 박물관 속 한 줄에서 비롯됐다. 류승완 감독은 "저희 부사장이 '시동'을 촬영하다가 군산에 갔다. 거기 지역 박물관에서 78년대 해상 밀수에 대한 기록을 보다가 해녀들이 가담했다는 기록을 발견했다"며 "제가 장르 잡지를 좋아하는데 부산에서 밀수가 흥할 때 밀수 범죄에 휘말렸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을 보게 됐다. 처음엔 연출할 생각이 없었는데 나중에 각본을 보고 못 봤던 장면을 펼칠 수 있겠다 싶어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생각한 '못 봤던' 장면은 바로 해녀들의 수중 액션이다. 류승완 감독은 "물속에서 벌어지는 액션 영화는 꽤 있었다. 그런데 맨몸으로, 비무장상태에서 해녀들이 물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액션을 펼치는 건 없었다"며 "훈련된 사람들이 스노클링으로 하는 액션은 있지만, 어떤 액션 영화를 봐도 여성들이 아무리 액션을 잘해도 마초들을 이기는 것이 부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중력의 지배를 덜 받고, 물의 저항은 받기 때문에 움직임이 빠를 수 없다. 하지만 여성의 액션이 물속이라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그동안 중력의 작용 때문에 구사하지 못했던 카메라의 움직임을 구사했다. 실제로 물속에서 액션을 찍을 때마다 짜릿했던 순간들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대해 류승완 감독은 "춘자(김혜수)가 물속에서 갈고리와 대결할 때 카메라가 움직이면서 몸이 엉키는 장면이 있다. 그게 스카이 다이빙을 하면서 액션을 펼치거나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만 가능하다"며 "수영을 못했던 배우들이나 물 공포증이 있고, 공황이 있던 배우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싱크로나이즈 선수들처럼 움직일 때 정말 감격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밀수 류승완 감독 인터뷰 / 사진=NEW 제공


다만 아쉬움도 있었다. 중력의 저항을 덜 받는 배우의 움직임을 담아내기 위해선 촬영과 연출에 더더욱 신경을 기울여야 했다.

류승완 감독은 "그동안 물속에서 대규모로 찍어본 적이 없어서 해초 하나를 세우는 것도 노하우가 없었다. 세팅만 하면 해초들이 누워버리더라. 바위를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부터 수조 세트 물을 이틀에 한 번씩 갈아주고, 앵글을 잡고, 산소호흡기를 해도 몇 번이나 숨이 차서 올라가야 했다"며 "저희끼리 '이럴 거면 우주에 가서 찍는 게 더 편하겠다'는 농담도 했다. 저희들의 능력치 안에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다"고 이야기했다.

그동안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 '모가디슈' 등을 통해 다수의 액션을 선보여왔다. 그는 자신에 대해 "액션 영화를 찍는 감독"이라고 소개했다.

류 감독은 "영화의 본질은 결국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A와 B가 격렬하게 싸우는 것만이 액션은 아니"라며 "좋은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다. 어떤 액션을 만드느냐는 제가 어떤 각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정서적으로, 감정적으로 어떤 효과를 일으킬 것인지도 중요하다고 본다. 거대한 액션이 어떠한 감정적인 작용을 안 일으키는 액션이 있는가 하면, 침을 한 번 뱉거나 손가락질을 하나 해도 충격을 주는 것들이 있다. 제 고민은 어떻게 하면 그 액션을 통해서 관객들의 감정을 일으켜낼 것인지에 있다"고 털어놨다.

밀수 류승완 감독 인터뷰 / 사진=NEW 제공


류승완 감독이 '밀수'를 완성하기까지, 액션만이 전부는 아니다. 그 중심엔 해녀들을 이끄는 리더 듀오 조춘자(김혜수), 엄진숙(염정아)이 있었다.

그는 "이 영화는 출발부터 해녀들이 등장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해녀들이 중심이 됐을 때 김혜수, 염정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배우랑 너무 일하고 싶었다. 저도 팬"이라며 "영화 중심축을 이룬 사람을 보면 춘자의 그래프가 왔다 갔다 하지만 사실 영화 전체의 중력을 가지고 있는 건 진숙이다. 모든 인물들이 변하지만 진숙은 변하지 않는다. 중력의 작용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춘자와 권 상사(조인성)가 내는 '케미'에 대해선 "인간으로서의 의리라고 봤다. 둘은 서로를 철저하게 이용하는 관계라 생각한다. 저 역시 특별히 로맨스를 생각한 적은 없다"면서도 "얼굴이 설득력일 순 있다"고 웃음을 보였다.

'천만 감독' 타이틀에 더불어 '믿고 보는' 수식어까지 가진 류승완 감독은 "연출하는 사람은 자기 걸 보기 힘들다. 장점이나 단점이 아니라 연출하면서 놓치지 않으려고 하지만 언제든 실수할 수 있다"며 "동시에 현장에서 가만히 있지 않으려고 한다. 계속 뛰고, 움직이고, 모니터와 카메라 사이에 그 거리에서 휘발되는 것들의 간극을 줄이려고 한다. 현상 상태, 상황, 이런 것들을 놓치려고 하지 않는다. 어쩔 땐 외면해야 하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것과, 진짜 모르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류승완 감독은 "저희가 텐트폴 첫 주자이고 싶어서 된 건 아니다. 항상 앞서려고 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뒤로 한 걸음 가서 제가 앞에 있는 것뿐"이라고 농담했다.

이어 "업계 사람으로서, 공동체의 한 사람으로서 그래도 이 업계에서 밥 먹고 산지 오래됐으니 계속 눈치만 봐선 안 되겠다 싶었다"며 "영화 '밀수'를 만든 감독으로서 이 시점에서 말씀드리자면 이 영화를 본 관객분들이 기분 좋은 만족감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영화를 만든 사람이 자기가 만든 영화의 만족도를 가지면 다른 기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밀수 류승완 감독 인터뷰 / 사진=NEW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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