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묘한 매력이 있다. 주지훈, 하정우 두 사람의 물 흐르는 듯한 호흡만으로도 '비공식작전'은 성공이다.

2일 개봉된 영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제작 와인드업필름)은 중동과 외교관 민준(하정우)이 20개월 전 레바논에서 실종된 외교관을 구하기 위해 현지 한국인 택시 운전사 판수(주지훈)과 공조하는 버디 액션물이다.

영화는 1986년, 레바논 현지 무장 세력이 한국 대사관 소속 외교관을 납치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20개월이란 시간이 흐른 1987년, 중동과 담당 외교관 민준은 늦은 밤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들려온 건 암호 메시지. 실종된 외교관이 살아있음을 안 민준은 '성공 시 미국 발령'이란 조건으로 구출 작전에 나선다.

민준은 우여곡절 끝에 레바논에 도착했지만, 몸값을 노리는 공항 경비대의 총알 세례로 위기에 처한다. 엉겹결에 한국인 택시 기사 판수의 차를 타게 돼 목숨을 부지한다.

돈만 주면 뭐든 하는 판수는 민준에게 큰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목적지까지 민준과 함께 하는 판수. 민준은 판수가 못 미덥지만 의지할 수밖에 없다.

현지 무장 세력도 몸값을 노리며 두 사람을 쫓는다. 민준은 실종된 외교관을 구출하고 무사히 귀환할 수 있을까.

'비공식작전'은 1986년 한국인 서기관이 베이루트에서 무장괴한 4명에게 납치를 당한 실화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당시 몸값, 구출 과정 등을 각색해 영화에 담아냈다. 최대한 실화를 반영한 점도 볼만하다. 유럽 정보원, 몸값의 출처와 지급 문제 등을 이야기에 녹여냈다.

이야기의 큰 틀은 외교관 구출 작전이다. '모가디슈' '교섭'도 비슷한 소재를 활용했기에 기시감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비공식작전'의 포커스는 인질이 아닌 구출하려는 사람들이다. 흔히 등장하는 인질의 탈출 시도, 인질과 무장 세력의 충돌 등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어떻게 몸값을 구하고, 정보원을 접선하는지 인질에게 향하는 여정을 그려낸다.

구출 과정의 긴박함은 택시를 통해 전달된다. 총을 맞으며 내달리는 택시를 보고 있노라면 '저렇게 튼튼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놀랍다. 좁은 골목, 가파른 계단, 비포장길을 질주하는 카체이싱 장면은 충분한 볼거리다.

하정우와 주지훈의 케미스트리도 '역시나'다. 실제 운전대를 잡았다는 주지훈은 하정우와 촬영팀을 태우고 시원하게 달린다. 조수석에 앉아있는 하정우는 특유의 말맛 소화력으로 극을 채운다. 만담 콤비 같은 두 사람의 절친 케미는 '비공식작전'에서 극대화된다.

작품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다. 인질 구출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선 넘지 않은 수준으로 풀어낸다. 현란한 카체이싱, 하정우와 주지훈의 찰진 호흡만으로도 '비공식작전'은 묘한 매력을 지닌다.

'비공식작전'은 2일 개봉된다. 러닝타임은 1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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