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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잘' 하윤경이 담아낸 남은 이들의 간절함 [인터뷰]
작성 : 2023년 07월 26일(수) 06:30

하윤경 /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배우 하윤경은 '이번 생도 잘 부탁해요'를 외피는 판타지 로맨스이지만, 로맨스만이 전부라 말할 수 없는 작품이라 설명했다. 선뜻 믿기 힘든 설정과 개연성을 섬세한 감정선을 통해 설득하고 싶었던 하윤경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봤다.

tvN '이번 생도 잘 부탁해'(극본 최영림 한아름·연출 이나정/이하 '이생잘')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환생 로맨스 드라마다. 전생을 기억하는 19회 차 인생 '반지음'(신혜선)이 꼭 만나야 하는 '문서하'(안보현)를 찾아가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윤경은 극 중 반지음의 전생 '윤주원'의 여동생이자 조경자 '윤초원' 역으로 분했다. 많은 사랑받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하윤경의 차기작이자,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었다.

먼저 하윤경은 '윤초원'에 대해 "아픔을 간직하고 있지만 건강하게 잘 자란 친구다. 그러기 어려운데 그 어려운 걸 해낸 친구가 얼마나 대단한가 싶더라. 건강하고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해제 시키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매 캐릭터에 대해 분석했다.

이어 "저도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초원이한테 배울게 많겠다. 너무 사랑스럽더라. 원작 속 초원이를 독자들이 많이 사랑해주셔서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란 걱정도 하긴 했다. 어찌 됐건 원작으로 기본으로 하지만 새롭게 재창조하는 부분도 있어서 모든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지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래서일까. 하윤경은 원작 웹툰을 봤지만 "'일부러' 일기설기 읽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캐릭터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있어야 해서 봤는데,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다만 원작에 '갇혀버릴까 봐' 느슨하게 읽었다"라고 밝혔다.

하윤경은 "원작이 있는 모든 작품이, '싱크로율'(일치율)도 중요하지만, 각색이 있는 이상 또 하나의 작품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원작의 특정 장면이나 연출, 캐릭터 등에 갇히려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원작에서 가져오려 했던 부분은 무엇일까. "윤초원의 천성과 사랑스러움을 가져오려고 했다. 윤초원이 아닌 하윤경의 기질도 있지 않나. 하윤경의 기질을 완전히 지우고 새로운 걸 창조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내가 가진 것 안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초원이스러운 것'을 찾으려 했다"라고 덧붙였다.

원작과 달리 드라마에서는 윤초원의 직업이 조경사로 바뀌었다. 혹시 전작에서 얻은 '봄날의 햇살'이란 별명과 관련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이러한 질문에 하윤경은 "제가 캐스팅되기 전부터 드라마 속 직업은 조경사였다"라며 부인했다.

그는 "원작에서도 그렇고 캐릭터의 직업 자체가 막 두드러지진 않아 (직업을 바꾸는 게) 가능했던 거 같다"면서 "저는 조경사란 직업이 마음에 들었다. 식물·자연을 다루는 사람이라 자연과 세상의 순리에 가장 가깝고 그걸 깨닫는 친구가 아니냐. 좀 더 깊이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조경사란 직업 때문 아니었을까란 생각도 들더라"고 이야기했다.

사실 하윤경이란 사람은 윤초원이란 캐릭터처럼 눈물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공감능력'이란 공통분모를 중심으로 캐릭터에 동화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귀여운 표현력과 사랑스러운 눈빛이 저랑은 달라서 끌어올리려 노력했다.(웃음) '걸어 다니는 비타민'처럼 보였으면 좋겠다 싶었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그런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작품에서 윤초원은 하도윤(안동구)에게 여러 번 거절당한 후에도, 반지음에게 속았다는 원망과 언니를 향한 애틋함을 쏟아낼 때도 정말 다양한 이유로 눈물을 보였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눈물신', '오열' 등을 생각했을 때와 조금은 다르게, 윤초롱의 오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사랑스러움'이란 감정을 먼저 끌어올렸다.

이러한 눈물신을 촬영하며 어떤 생각을 했냐고 묻자, 하윤경은 "감독님이 '아이처럼 울었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다. 초원이의 어린 시절이 성인 초원와 겹쳐 보이도록 미리 주문 주신 것도 있다"면서 "울 때마다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면 했다. 물론 평소엔 광광 울었겠지만.(웃음) '언니 앞에선 어떻게 울까' 그런 부분을 신경 쓰려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극 중 자매였던 반지음 역의 신혜선과 부둥켜안고 울기도 했던 하윤경은 "혜선 언니와 실제로 케미가 좋았어서 되게 잘 나온 거 같다. 언니 앞에선 저절로 동생처럼 어리광 부리고 싶은 마음에 눈물이 났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하윤경은 '이생잘'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신혜선, 안보현, 안동구에 대한 애정을 어침없이 드러냈다. 자연스럽게 현장 분위기도 궁금해졌는데, 하윤경은 "언니·오빠들이 너무 귀여워해주셨다. 귀여움 이런 걸 받아본 적 없는데, 제가 무슨 말만 해도 웃어주시고 귀여워해주시더라. 낯설면서도 기분 좋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저도 이제는 어리지 않아 현장에서 막내 취급받을 일이 많이 없는데, 심지어 저보다 어린 동구가 있는데도 막내취급을 받았다. 그래도 동구 덕분에 '완전 막내 취급'은 면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총12화라는 짧은 회차 안에 '전생'과 '환생'이라는 판타지 설정을 설명하고 납득하게 하는 것도, 모든 인물과 커플의 서사 등을 담아내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스토리에 다소 '빈틈'이 있다는 지적도 일부 있었는데, 하윤경은 "그래서 다같이 의논해서 대사나 장면을 아예 만들어내기도 했다. 물론 모두 극복하지 못했지만 개연성을 찾으려 노력했다. 전생을 납득시킨다는 것에 있어 분량·시간 등 현실적 한계가 있어, 시청자가 '갑작스럽다'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생각했다. 그래서 판타지 설정이 아니라 인물이 가진 '간절함'을 믿게 만들어야 한다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갑자가 나타난 여자가 '내가 네 죽은 친언니야'라고 얼토당토 않은 주장을 하더라도 언니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윤초원의 간절함이 반지음과 그를 연결시켰듯, 디테일한 감정선으로 시청자를 설득하려 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하윤경은 윤초원이란 캐릭터가 가진 아픔에도 집중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마냥 순수한 아이로 설정하면 그 간절함이 얄팍해질 수 있겠다 생각했다"면서 "그 사이를 타는 게 정말 중요했다"라고 섬세한 연기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전생부터 얼키고설킨 다양한 악연·선연에서 시작된 '이생잘'은 결국 남겨진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녀간의 사랑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지음이 입장에선 자신이 상처 입히고 떠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 역시 내가 갑자기 죽으면 남은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후회가 남을 거 같더라. 그걸 시청자도 느꼈으면 했다"라고 말했다.

"외피는 로맨스지만 그 안에는 내 가족, 내 친구, 연인에 대한 사랑 그리고 주변사람들에게 지금 이 순간 잘해야겠다란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라 저에게도 매력적이었어요. 시청자도 그런 메시지를 받아가시면 좋겠다 싶어요."

앞선 tvN 토일드라마에 비해 시청률 측면에서 다소 아쉽다는 반응도 많았지만, 하윤경은 "애초에 대단한 성공을 바라며 임한 작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거운 부분도 있어서 약간 부담스럽다 느끼신 분도 있겠지만 그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한 번에 잊히기보다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주변사람들을 돌아보고 챙길 수 있는 그런 교훈을 주는 작품 같다. 잔잔한 위로를 주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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