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방송인 현영이 600억 원대 맘카페 사기 사건 동조 의혹을 거부한 가운데 A씨의 정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코미디언 장동민, 박효준, 배우 진구까지 화려했던 A 씨의 연예인 인맥은 피해자들을 유혹하는 강력한 미끼로 작용됐다.
18일 티브이데일리 단독 보도에 따르면 50대 여성 A 씨가 맘카페 운영을 통해 회원들과 지인들을 상대로 이자 수익이 크게 불어날 거라면 600억 가량의 거액을 챙긴 혐의가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현영을 비롯한 A 씨의 연예인 인맥이라고 전했다.
백화점 상품권에 투자하면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상품권 재체크, 이른바 '상테크' 수법. 현영은 A 씨에게 지난해 5억 원의 현금을 투자했고 5개월 간 3500만 원 상당의 이자를 받았지만 A 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되며 원금 3억 5천을 잃었다. '폰지 사기'에 불과했지만 피해자는 속출했다.
A 씨의 폰지 사기가 가능했던 이유는 신뢰도가 높은 연예인들과의 인맥을 과시했던 요소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A 씨의 SNS에는 연예인들과 촬영한 인증샷과 일상등이 여러개 게재돼 있었다. 아이돌 하현곤과 개그맨 장동민, 권혁수, 정주리, 홍윤화, 유튜버 버거형으로 활동 중인 배우 박효준,스타일리스트 서수경 등이 A 씨의 SNS에 등장했다. 라이브 커머스에 출연한 유명인들로 일부는 A 씨에게 직접 출연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A 씨의 사기 혐의에 대해 장동민은 A 씨가 운영하는 'OOO 마켓' 라이브 커머스에 자주 출연했지만 비즈니스 관계였을 뿐이라고 선을 그엇다. 티브이 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장동민 측은 "A 씨와 깊은 친분은 없었으며, 비지니스 관계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A씨의 라이브 커머스에 출연한 건 맞지만, 일부 출연료를 받지 못해 A 씨와의 인연을 정리했다고 한다. 판매 수익률 계약은 없었으며, 출연료 계약만 맺었다고 설명했다. 투자 여부에 대해서는 "A 씨로부터 투자를 권유 받은 적도 없고, 투자를 한 일 또한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출연자 정주리, 홍윤화는 에이전시를 통해 출연 제안을 받았다. 때문에 A씨와 사적인 친분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받지 못한 출연료도 없다, 권혁수의 입장도 마찬가지. 실제로 권혁수, 정주리, 홍윤기의 출연은 일회성에 그쳤고, 유명인과의 친분을 과시하길 좋아했던 A 씨가 자주 언급한 이들은 아니다.
하지만 두터운 친분을 유지한 연예인들은 있었다. 클릭비 출신 하현곤은 장동민과 더불어 판매자로 자주 등장. 그는 A 씨 혐의에 대해 "녹화가 있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장동민은 A 씨와 깊은 친분이 아니었다고 밝혔지만, 그는 과거 A 씨의 집에 방문, A 씨의 딸과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장동민의 말대로 ‘비지니스 관계’에서 비롯된 상황일 수 있지만 적어도 A씨에게 투자한 회원들, 라이브 커머스 소비자들은 이들의 친분을 ‘우정’이라고 여겼다. 장동민이 ‘OOO 마켓’ 라이브 커머스에 출연할 때 마다 영상에는 수십 만 개의 하트가 쏟아졌고 이는 판매로 이어졌다. A 씨가 지인에게 한 표현에 따르면 개미들(까페 회원들)이 움직여 준 덕이다.
A 씨의 연예계 인맥은 점차 확대됐다. ‘버거형’ 박효준은 A 씨에게 배우 진구를 소개했다. 두 사람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시절 인연을 맺은 20년 지기 절친. 박효준은 ‘버거형’의 코너 '시골밥상'에 진구를 출연시켰고, A 씨가 판매하던 상품을 간접 홍보(PPL))했다.
박효준은 A 씨가 3년 전 이메일로 광고를 제안해 왔다고 알렸다. 관련 영상에 출연한 진구도 광고비를 받았을까. 박효준 측에 따르면 진구는 순수한 우정 출연으로, 개런티를 받지 않았다. 박효준은 A 씨와의 친분을 부인했다. 라이브 커머스에 출연한 건 맞지만 예상한 개런티와 맞지 않았고, 출연료 일부가 입금되지 않아 관계를 정리했다는 설명이다. 장동민과 유사한 입장을 내놓았다.
맘카페 피해자의 주장은 다르다. 이들에 따르면 박효준은 A 씨와 같은 혐의로 조사 중인 A 씨 아들의 결혼식 사회자로 나섰다. A씨는 박효준의 또 다른 절친인 배우 조인성 편이 '버거형'에 업로드 되자 회원들에게 댓글을 달아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현재는 폐쇄된 A 씨의 SNS 계정에는 박효준, 진구와 촬영한 사진이 유독 많았다. 박효준, 진구는 인천 송도에 위치한 A 씨의 집을 자주 찾았다. 진구는 홀로 때로는 지인들과 함께 A 씨와 그의 가족들을 만났고, A 씨는 진구의 유명세에 걸맞은 대우를 했다. 명품을 비롯해 진구가 좋아하는 한정판 레고 등을 선물하며 친목을 다졌다. 진구는 A 씨의 집에서 술자리를 하거나 골프를 치는 등 함께 여가를 즐겼다. 5월 21일 부부의 날에도 박효준과 진구는 A씨의 집을 방문했다. A씨와 그가 남편이라고 칭하는 남성 앞에서 노래를 불러줬다. A 씨는 그 때 마다 사진과 영상을 촬영해 SNS에 게재했다. 박효준과 진구는 A 씨를 ‘누나’라고 불렀다.
진구 측에 A씨와의 관계를 물었다. ‘친분'이라는 단어에 선부터 그었다. 지인의 소개로 A씨를 만났을 뿐 깊은 친분이 아니라는 답변이었다. A 씨를 소개한 지인(박효준)이 누군지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진구는 왜 굳이 친하지 않은 A 씨의 집을 자주 드나들었을까. 매니저가 모는 벤을 타고 송도를 찾기도 했던 그다. 집은 여러 번 방문했으나 깊은 친분은 없다는 설명. 다소 아이러니 하다. 투자 여부에 대해서는 일절 그런 일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A씨와 비지니스 관계는 물론 그 어떤 금전적인 거래도 없었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