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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월드컵 출정식서 아이티에 역전승 "멋지게 도전하고 오겠다"(종합)
작성 : 2023년 07월 08일(토) 19:50

장슬기 / 사진=팽현준 기자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을 앞두고 펼쳐진 출정식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이티와의 친선경기에서 지소연, 장슬기의 연속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한국은 오는 20일 개막하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콜롬비아, 모로코, 독일과 함께 H조에 편성돼 있다. 이날 경기는 조별리그 첫 상대인 콜롬비아를 대비한 모의고사이자, 9127명의 팬들과 함께 한 출정식이었다.

FIFA 랭킹 17위 한국은 53위 아이티를 상대로 예상 밖의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안고 호주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이날 한국은 최유리와 손화연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지소연과 조소현, 이금민이 중원에 자리했고, 좌우 날개에는 장슬기와 추효주가 포진했다. 임선주와 심서연, 김혜리가 스리백을 이뤘으며, 김정미가 골문을 지켰다.

출발은 불안했다. 한국은 아이티의 역습과 세트피스 공격에 흔들리며 수비에 불안함을 노출했다. 전반 5분 지소연의 슈팅으로 분위기를 바꾸고자 했지만 아이티의 공세를 계속 됐다. 결국 전반 16분 역습 상항에서 네릴리아 몽데지르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다급해진 한국은 동점골을 노렸지만 아이티는 빈틈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손화연의 패스를 받은 최유리가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잡았지만, 회심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에 막혔다. 전반전은 한국이 0-1로 뒤진 채 종료됐다.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전 들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후반 3분 장슬기와 조소현이 왼쪽 측면에서 패스를 주고 받으며 아이티의 수비를 허물었고, 조소현이 상대 다리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지소연은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며 동점골을 기록했다. A매치 67호골.

분위기를 바꾼 한국은 이후 조소현과 지소연, 장슬기 등이 적극적으로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시도하며 추가골을 노렸다. 아이티는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에는 한국의 흐름에 끌려가며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결국 한국의 노력은 후반 36분 결실을 맺었다. 장슬기가 먼 거리에서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시도했는데, 공이 절묘한 궤적을 그리며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이티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워낙 구석을 향한 슈팅이라 막을 수 없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에도 이금민의 패스를 받은 조소현이 추가골 기회를 잡았지만, 아쉽게 공은 골대를 훌쩍 넘어갔다. 경기는 한국의 2-1 승리로 종료됐다.

사진=팽현준 기자


한편 아이티전이 끝난 뒤에는 여자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선전을 기원하는 출정식이 진행됐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장미란 2차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대한축구협회 여자축구 메인 파트너인 신세계 그룹은 격려금을 전달했다.

벨 감독은 한국말로 "여러분 한국 사랑해요. 한국 사람들을 사랑해요. 여자 대표팀을 많이 많이 사랑해요"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팬 여러분 이렇게 훌륭하게 분위기를 형성해주시고 선수들을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호주에서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장 김혜리는 "우리 선수들이 4년간 정말 많은 땀을 흘리며 준비했다. 월드컵에서 낮은 자세로, 두려움 없이, 멋지게 도전하고 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에이스 지소연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모로코가 이변을 일으켰다. 대한민국이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대이변을 일으키는 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이렇게 많이 경기장에 와 주셔서 선수들이 정말 행복하게 경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출정식이 끝난 뒤에는 선수들이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 호주로 출국한다. 16일에는 비공개 평가전을 통해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를 예정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콜롬비아, 모로코, 독일과 H조에 편성돼 있다. 오는 25일 호주 시드니의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콜롬비아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르며, 30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쉬 스타디움에서 모로코와 2차전을 갖는다. 이후 8월 3일 호주 브리즈번의 랭 파크에서 독일과 최종전을 펼친다.

한국은 지난 2003년 처음으로 여자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으나 조별리그에서 전패하며 탈락했다. 2015년에는 12년 만에 본선에 올라 처음으로 16강 무대를 밟았다. 이후 2019년 2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전패 탈락의 쓴맛을 봤다. 이번 대회에서 8년 만의 16강 진출을 노린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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