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배우 박규영이 '셀러브리티'로 첫 원톱 주연작 필모그래피를 채웠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으로는 3번째다.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까지 앞둔 박규영은 넘치는 관심에 "들꽃같이 잔잔하게 가고 싶다"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셀러브리티'(극본 김이영·연출 김철규)는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에 뛰어든 서아리(박규영)가 마주한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민낯을 그린 작품이다.
박규영은 극 중 화장품 방판 사원에서 130만 유명 셀럽이 된 서아리를 연기했다. 평범한 직장인의 삶, 톱 인플루언서가 되는 과정, 그 이면의 어두움까지 열연하며 호평받았다.
작품은 공개 일주일 만에 넷플릭스 TV시리즈 부문 2위를 차지했다. 35개국에서 TOP10 안에 진입하며 글로벌 흥행 중이다. 박규영은 첫 원톱 주연작을 맡은 소감에 대해 "솔직히 굉장히 긴장되고, 부담이 됐었다. 주연으로서 얼마나 많은 책임감이 필요한지 알았다. 예상치 못하게 글로벌 차트에도 올라가고 기분이 좋다"며 "모두가 앙상블을 이뤄서 만들었던 작품이다. 선배들의 노고가 통하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도 신난다"고 밝혔다.
박규영은 서아리가 인플루언서 세계에 눈을 뜨고, 유명 셀러브리티로 성공한 뒤 bbb페이머스로 인해 몰락하며 겪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그는 "'갑자기 서아리가 왜 이러지'라고 느껴지게 해선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대본을 진짜 많이 팠다. 일상에 어디에서나 존재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 SNS를 접하면서 어떻게 변하는가를 보여주는 게 포인트였다"고 캐릭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얘기했다.
특정 인물을 모티브 삼지 않았다는 박규영은 "SNS를 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나빠보이기도 하지 않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가 어느 날 SNS를 접하면서 시식각각 변하는 감정을 표현하려 했다. 아리의 상대 배우는 SNS였다. 또 bbb페이머스에 대한 감정 변화를 잘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서아리가 겪는 변화를 극대화하기 위해 단발머리 스타일링도 제안했다고 한다. 박규영은 "아리가 평범함에서부터 화려함까지 관통하는 매락을 가져가려면 단발 버리, 레고 머리이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의견이 분분하긴 했지만 꽤나 괜찮은 선택이지 않았나 싶다"고 뿌듯해했다. 그러면서 "머리 관리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10일에 한 번씩 머리를 잘랐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평범한 스타일링부터 고가의 명품, 화려한 의상 등을 소화한 박규영은 "흰색 트위드 재킷이 기억에 남는다. 한정판이라는 설정을 갖고 있어 일일이 한 땀 한 땀 꿰매서 준비해 줬다"며 "제 옷도 많이 사용됐다. 방문 판매 시절에 입었던 알록달록한 카디건이다. 집에 있는 실제 제 옷도 활용을 많이 했다"고 얘기했다.
'셀러브리티'가 보여준 인플루언서들의 화려한 삶 속엔 SNS가 생명줄 역할을 한다. 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자신을 따르는 팔로워 수로 소위 '급'을 나눈다. 이에 따라 재력이 달라지고, 혹여 폭로가 터지면 인기와 돈을 잃게 된다.
이에 작품이 인플루언서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이 대다수. 박규영은 "관통하는 메시지는 있을 것 같다. 저는 SNS에 대한 태도를 명확히 구분 짓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명과 암을 보여줄지언정 취하는 것은 자신들의 선택이다. '셀러브리티'는 다양한 선택, 방향을 각각의 캐릭터들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느끼는 것은 시청자들의 몫인 것 같다"는 견해를 전했다.
이어 박규영은 "연예인과 셀러브리티 이 두 가지의 직업적 분류가 아닌 서아리가 성장하는 맥락을 갖고 임했다. 본인이 취하는 자세, 주관, 가치관을 가지고 나아간다고 생각했다. 개성을 투영하는 일의 종목이 다를 뿐 성공하고 싶은 마음, 선택하고 싶은 가치관 정도"라고 덧붙였다.
다만 연예인으로서 감정이입이 된 장면은 악플을 받았을 때라고 한다. 박규영은 "저는 정말 평범하게 산다. 하지만 보여지는 순간들이 많아지는 생활에 대해선 이해가 되더라. 하지만 악플을 그렇게 많이 받아본 적이 없었다. 서아리가 쏟아지는 악플들을 받는 장면을 연기할 때는 감정이입이 잘 됐다. 진짜 힘들겠다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서아리라는 캐릭터로 첫 원톱 주연작을 무사히 마친 박규영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도전이긴 했으나 잘 해냈다"고 밝히며 밝게 웃었다. 이어 "약간의 성취감이 남았다. 다음 것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붙었고 이는 원동력이 될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동시에 '오징어 게임' 시즌2 캐스팅에 대한 감사함과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앞으로의 목표도 전했다. 박규영은 "지금으로서는 들꽃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장미는 화려하고 좋은데 한 번 보고 눈길 가지는 않지 않나. 들꽃은 눈길을 가지 않지만 계속 보게 되고 냄새도 맡고 싶고 그런 것처럼 잔잔한 에너지가 분포가 된 배우가 되고 싶다. 좋은 에너지 향기가 잔잔하게 풍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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