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올해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민지 천하'다.
박민지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경기도 포천의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예선 6630야드, 본선 6528야드)에서 펼쳐진 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4400만 원)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박민지는 2라운드까지 선두 그룹에 1타차 공동 4위에 자리했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이번 우승으로 박민지는 시즌 2승, KLPGA 투어 통산 18승째를 달성했다.
2021년과 2022년을 휩쓴 '박민지 돌풍'이 2023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7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박민지는 2020년까지 매년 1승씩을 거두며 골프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박민지는 2021년과 2022년 각각 6승씩을 쓸어 담으며 2년 연속 상금왕을 수상했다. 압도적인 경기력과 승부처에서 대담함,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으로 KLPGA 투어를 지배했다.
올 시즌 초반에는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하며 주춤하는 듯 했지만, 6월 들어 2승을 쓸어담으며 건재를 증명했다. 2023시즌 가장 먼저 다승에 성공한 박민지는 2023년도 자신의 해로 만들 기세다.
이번 우승으로 박민지는 대상포인트 60점과 우승상금 1억4400만 원을 획득하며 두 부문 모두 1위로 올라섰다. 대상포인트에서는 300점으로 홍정민(285점)을 15점 차로 제쳤고, 상금부문에서는 5억887만5668원을 기록하며, 박지영(4억8241만4840원)을 따돌렸다. 이 기세대로라면 상금왕 3연패, 2년 만의 대상 탈환을 노려볼 수 있다.
박민지는 KLPGA 투어의 역사도 새로 쓰고 있다. KLPGA 투어 통산 상금 55억4734만5408원을 기록, 이 부문 1위 장하나(57억6503만5544원)와의 차이를 2억1769만136원으로 좁혔다.
역대 최다승 부문에서도 공동 1위 고(故) 구옥희, 신지애(이상 20승)에 이어 단독 3위에 자리했다. 2승만 추가하면 공동 1위, 3승을 더 추가하면 단독 1위가 된다. 역대 다승과 상금 모두 1위로 올라선다면 박민지를 KLPGA 투어 역대 최고의 선수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다.
박민지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많은 것을 이뤘다는 것을 전혀 몰랐는데 기록이 쏟아져 나와 영광스럽다. 어릴 때 KLPGA 투어에 갈 수 있을지를 고민했던 소녀가 이렇게 잘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20승을 채우고 그 이후에 새로 목표를 세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LPGA 투어 역대 최고의 선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박민지가 KLPGA 투어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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