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넘버스' 김명수로 인해 태일회계법인 전체가 흔들리며 변동의 바람이 일었다.
24일 방송된 MBC '넘버스: 빌딩숲의 감시자들'(극본 정안 오혜석·연출 김칠봉/이하 '넘버스')에서는 강현(김영재)의 감사팀에 들어간 장호우(김명수)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딜파트 부대표 한제균은 사내 카페에 새로이 고용한 청각장애인 바리스타를 통해 사내 내부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었다. 바리스타는 소리는 듣지 못하지만 독순술로 직원들이 하는 이야기를 모두 파악해 이를 한제균이 주문하는 커피 슬리브에 적어 전달했다.
직원들이 청각장애인 바리스타를 의식하지 않고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 나눈다는 점을 노린 것이었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한제균은 "피플스엔터 감사팀에 사람 하나 심지. 사람 일은 모르니 CCTV 하나 설치한다 셈 치고"라고 지시했다.
피플즈엔터 감사에 나선 강현(김영재)은 금양중앙금고에서만 금융기관조회서가 제대로 도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껏 날이 선 강현은 팀원들을 무리하게 독촉했고, 결국 팀 내부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오며 언성이 높아졌다. 이때 장호우가 나타나, 자신이 금융기관조회서를 책임지고 받아오겠다고 나섰다.
진연아(연우)의 도움으로 금양에 도착했지만, 고령의 고객들을 상대하고 업무에 치인 은행원들은 장호우에게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태일회계법원 내부에서도 장호우가 서류를 받아올 수 있을지를 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장호우는 큰 글씨로 벽보를 붙여 서류 작업을 도와 은행원들의 업무를 덜었고, 은행 업무가 여유로워지자 당당하게 금융기관조회서를 요구했다. 다른 회계사들과 다른 모습에 은행원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자, 장호우는 "회계사 대접 받으려고 회계사 된 게 아니다"라며 "나도 이거 가져다주고 내가 원하는 걸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일로 강현은 다른 회계사들은 못 해낸 일을 해낸 장호우에게 관심을 보였다. 이를 본 심형우(이성열) 역시 장호우를 강현의 팀의 'CCTV' 역할로 넣었다.
그 사이 한제균은 한승조에게 상아그룹과 피플즈엔터 M&A를 지시했다. 한승조는 "이번에도 먹히는 쪽은 아무 것도 모르고 먹히는 거냐. 동의할 수밖에 없게 아버지가 판을 짜신 게 아니냐. 해빛건설 때처럼"라고 지적했다. 한제균은 "그게 언제적인데 아직도 허우적대는 꼴인 거냐"라며 "그깟 '기집애' 하나가 뭐라고"라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 한제균에 한승조는 자신의 과거를 후회하며 아버지를 향한 분노와 복수심만 키워갈 뿐이었다.
한편 팀 회의 결론을 심형우에게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고 강현 감사팀에 합류한 장호우는 피플즈엔터 재무제표를 보다 420억이나 되는 재고자산에 집중했다.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와 활동을 중단한 소속 연예인 굿즈 등이었는데, 판매가치 등이 불투명한 재고자산임에도 큰 액수로 책정돼 있었다. 이상함을 느낀 장호우는 이를 지적했고, 장호우의 조사를 통해 "손실을 은폐하려는 속임수"란 사실을 알게 된 강현은 피플즈엔터에 따져물었다.
결국 피플즈엔터 대표는 상아그룹 3세의 만행, 피플즈엔터와 상아그룹의 M&A 등을 고백했다. 그제야 강현은 딜파트 심형우가 감사파트 일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알아차렸다. 강현은 "이번 감사보고소 '적정' 못 드린다"라고 으름장 놨다.
이에 한제균은 강현을 불러 피플즈엔터에 '적정' 보고서를 주라며 협박했다. 한제균은 "망나니 재벌 3세 같은 클라이언트에게서 자네 연봉이 나오는거다. 알량한 영웅 놀이 집어치워라"고 경고했다. 회계사 윤리 강령을 철저히 무시하고 돈놀음에 매몰된 발언이었다.
한제균의 협박 뒤, 부양할 가족을 보며 깊은 고민에 빠졌던 강현. 그런 강현에게 호우는 "저는 회계사님이 부럽다. 회계사님의 분노에는 힘이 있다. 썩은 나무를 도려낼 수 있는 그런 힘"이라고 말했다.
깊은 고민 끝에 강현은 피플즈엔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 '적정'이 아닌 '의견거절'을 최종 결정했다. 감사보고 때마다 복리로 늘어날 자신의 잘못 대신 태일회계법인을 떠나기로 했다. 강현은 한승조에 호우에 대해 칭찬하며 "잘 가르쳐봐라. 미운 오리 새끼 동화책에서 다 크면 백조 되는 거 알지? 생각보다 이뻐하는 거 보니 네가 잘 키울 거 같다"라는 말을 남기고 태일을 떠났다.
한편 이 사건으로 태일회계법인은 지난해 '적정'을 주었던 것과 올해 '의견거절'을 주었던 문제로 피플즈엔터 주주들에게 피소당할 위기에 처했다. 클라이언트인 상아그룹의 외압과 소송 문제까지 예고되면서 향후 태일회계법인과 장호우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긴장감이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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