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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환의 롤러코스터 연기 인생 [인터뷰]
작성 : 2023년 06월 21일(수) 10:00

이재환 / 사진=팽현준 기자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제 연기를 좋아하시는 연출자가 계실 거라 믿어요. 더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봐 주시지 않을까란 마음으로 'Step by step'(스텝 바이 스텝)하고 있어요."

선물로 시집 한 권을 건넬 정도로 부드러운 낭만을 품은 배우 이재환. 여기에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끈질김으로 '롤러코스터' 연기 인생을 차근차근, 자신만의 방식으로 헤쳐가고 있었다.

중앙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한 이재환은 2007년 연기를 시작해 연극을 주무대로 활동했다. 지난 2022년에는 서울독립영화제 배우프로젝트에서 독백 페스티벌 부문 본선에 진출하며 연기자로서 진가를 드러냈다.

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이재환은 "고등학생 때부터 연기 쪽을 하고 싶었다"면서 "속에 가지고 있던 걸 표현을 잘 못했다. 그런 걸 드러내보고 싶더라. 저 때만 해도 연기학원이랄 게 없어서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 잘 없었다. 마음속에서 연기를 하고 싶다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결코 쉬이 배우의 길을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집안의 심한 반대에 부딪혀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이 끝나서야 부모님 몰래, 본격적으로 연기를 준비했다고 고백한 이재환은 "집에서는 공부를 하길 원하셨다. 연극학과를 졸업한 이후에도 교수나 교육자가 되길 원하셨다. 그래서 (부모님 뜻에 따라) 대학원에도 진학했다. 20대 후반을 그렇게 보내며 '연기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라고 이야기했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기어이 연기자가 되겠다 결심한 이재환은 연극 '인간' '날 보러 와요'를 시작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무대에 섰던 연극 중 한국 초연이었던 '보쟁글스를 기다리며'를 언급한 그는 "3인극인데 제 대사량이 엄청 많았다. 힘들게 준비해 올라갔는데, 그때도 연기적으로 고민이 많을 때였다. 실질적으로 관객과 호흡하는 과정을 통해 후회 없이 해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연극으로 첫발을 디뎠기 때문일까. 이재환은 연극 무대에 굉장한 애정과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니까 연기를 계속해야겠다란 희열을 느꼈다"면서 "영화나 드라마도 좋지만 주연이 아닌 이상 긴 호흡을 갖기 힘들다. (연극이 주는) 이 느낌과 냄새가 너무 좋아서 올해도 쉬지않고 연극을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연극만 아니라 그는 드라마 '환상거탑' '막돼먹은 영애씨', 영화 '아수라' '더블패티' '공기살인' 'Only God Knows everything'(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 등등 각종 작품에서 단역부터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갔다. 이재환은 연극과 또 달랐던 매체 촬영 현장을 전하며 눈을 반짝이기도 했다. 특히나 '온리 갓 노우즈 에브리띵' 현장은 '집' 같았다는 그는 '더블패티'에 이어 자신을 믿고 기용해 준 백승환 감독을 비롯해 현장 스태프 덕분에 처음으로 가족 같이 편한 분위기를 느꼈다고 말했다.

다만 연기에 대한 고민과 슬럼프는 이재환의 연기 인생에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막내리막을 함께 했다. 무려 10년이나 연기를 쉬어보기도 했다는 그는 주변의 응원과 칭찬에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곤 했다. "그때마다 저에게 용기를 준 멘토도 계시고, 그런 분들을 만나면 그냥 죽게 놔두지 않더라.(웃음)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지금까지 온 거 같다"면서 "지금은 올라가는 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 그런데 또 떨어질 수 있다는 걸 알아서 두렵지는 않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연기를 쉬었던 기간이 있어요.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피했던 거 같아요. 오디션을 떨어진 것도 '내 나이대가 아니다' '난 아닌가보다' 하면서 잠깐 연기 강의도 하면서 '좀 더 기다려보자' 고 저를 속였던 거 같아요. 다행히 주위 좋은 분들을 통해 피하지 않고 부딪히면서 저를 열고 강해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럼에도 이재환은 배우가 아닌 자신의 모습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현장에서 떠나있을 때도 연기를 완전히 떠나지 못하고 관련 일을 하며 주변을 멤돌았다. 오히려 그는 연기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가던 때에도, 2022 독립영화제 본선 진출자 중 가장 나이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도 본인의 연기를 보여줌으로써 인정받았고, 그러한 피드백을 통해 연기에 '확신'을 가진다는 그였다.

그 '확신'을 위해 지금도 이재환은 연기를 끊임없이 '공부' 중이다. "'이 정도면 돼'라고 만족하고 싶지 않아요. 한 번은 연기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공감을 줄 수 있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재환은 지금까지 불안을 원동력 삼아 자신을 채찍했지만, 이제는 자신을 보듬으며 진실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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