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홍지원이 연장 승부 끝에 한국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했다.

홍지원은 18일 충북 음성의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6721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3억 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1-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홍지원은 마다솜, 김민별과 동타를 이루며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1차 연장에서는 세 선수 모두 파를 기록했지만, 2차 연장에서 버디를 성공시킨 홍지원이 마다솜과 김민별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8월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홍지원은 이후 약 10개월 만에 또 다른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2023시즌 첫 승, 통산 2승을 달성했다. 또한 홍지원은 통산 2승을 모두 메이저대회에서 수확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홍지원은 선두에 3타 뒤진 3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1번 홀에서 버디를 낚았지만, 2번 홀에서 더블보기, 3번 홀에서 보기에 그치며 선두권과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5번 홀 버디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지만, 9번 홀에서 다시 보기가 나왔다.

하지만 홍지원은 선두 다툼을 펼치고 있는 김민별과 마다솜이 주춤한 사이 10번 홀부터 12번 홀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이후 15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선두 마다솜과의 차이를 1타로 유지했다.

기세를 올리던 홍지원은 16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마다솜과의 차이가 다시 2타로 벌어졌다. 하지만 마다솜이 17번 홀에서 더블보기에 그치면서 홍지원에게 기회가 왔다. 공동 선두가 된 홍지원과 마다솜은 18번 홀에서 나란히 파를 기록했고, 18번 홀에서 버디를 보탠 김민별과 함께 1-4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하며 3자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한국여자오픈에서 연장전이 펼쳐진 것은 역대 5번째로, 지난 2010년 양수진과 이은주의 연장 승부 이후 13년 만이었다. 또한 한국여자오픈 사상 처음으로 3명의 선수가 연장 승부에 나섰다.

18번 홀에서 반복 진행된 연장전. 1차 연장에서는 세 선수 모두 파를 기록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하지만 홍지원은 2차 연장에서 세컨샷을 핀과 50cm 거리에 붙이며 버디 찬스를 만들었고, 가볍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홍지원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전반까지만 해도 3타 차가 나서 우승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후반 10-12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서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쳤다. 그래서 우승까지 간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아마추어 때 국가대표를 달아보지 못하고 프로에 왔는데 내셔널 타이틀을 얻었다는 것이 정말 큰 영광이다. 권위가 있는 대회라 더욱 뜻 깊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메이저대회의 난코스에서 강한 비결도 밝혔다. 자신의 무기로 '정확성'을 꼽은 홍지원은 "지난 우승과 이번 우승 모두 변수가 많은 코스였다. 나는 남들이 잘 치는 쉬운 코스보다는 어려운 코스를 선호한다"면서 "장타자가 유리한 코스보다는 공략을 해야 하는 코스에 유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홍지원은 또 "이왕 메이저대회에서 2승을 한 김에, 나머지 3개 메이저대회(KLPGA 챔피언십, KB금융 스타챔피언십,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해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생애 첫 승에 도전했던 마다솜과 김민별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박민지와 김민솔(아마추어)은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공동 4위에 자리했다. 이예원과 홍정민이 8언더파 280타로 공동 6위, 김수지는 7언더파 281타로 8위에 랭크됐다. 황유민과 임진희, 노승희가 6언더파 282타로 그 뒤를 이었다.

박현경은 5언더파 283타로 공동 12위, 박지영은 3언더파 285타로 공동 16위에 포진햇다. 방신실은 1언더파 287타를 기록하며 공동 25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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