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인종차별 논란을 치른 박용우(울산현대)가 A매치 데뷔전을 치르고도 웃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의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6월 A매치 친선경기에서 0-1로 졌다.
지난 2월 27일 한국 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클린스만 감독은 3월 A매치에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2-2 무승부, 우루과이에 1-2 패배를 기록한 뒤 이번 6월 A매치 기간을 맞았다.
이번 페루전에서 한국 사령탑으로서 첫 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20일 엘살바도르와 6월 A매치 두 번째 경기를 가진다.
이날 경기 출전 명단에는 눈에 띄는 이름이 있었다. 바로 후반 27분 부상 우려로 빠진 원두재 대신 투입된 박용우였다.
박용우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울산 동료 선수들과 인종차별적인 댓글을 작성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박용우는 "선수 특징으로 별칭을 부르는 옳지 못한 언행으로 벌어진 이 일에 대해 반성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 언행이 신중을 기하겠다"면서 "제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를 받고 불쾌감을 느끼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소속구단 울산 또한 "선수들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피해 당사자와 관계자 그리고 팬 여러분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빠른 시일 안에 사태 파악과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소속 인원 전원 대상 교육 등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라고 밝히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박용우가 A매치 명단에 포함되자, 축구 팬들은 그를 소집 명단에서 제외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논란에도 박용우를 투입한 이유를 묻자 클린스만 감독은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대체할 선수가 필요했다. 물론 소집 전에 있었던 일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박용우는 운동장 안팎에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고, 오늘 운동장 안에서도 오랫동안 함께한 것처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특히 젊은 선수들은 더 많은 실수를 하게 된다. 지도자로서 조언을 해주고 성장을 시켜주는 것도 저희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감쌌다.
그러나 논란과는 달리 박용우는 A매치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투입 직후 머리로 전방에 있는 황희찬에게 패스를 넣어줬고, 황희찬이 돌파 후 이강인에게 결정적인 크로스를 올렸다.
박용우는 후반 추가시간 2분 황의조에게 또 다른 공격 기회를 줬지만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렇듯 박용우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A매치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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