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범죄도시3'의 흥행으로 훈풍이 불던 극장가에 또 한 번 위기가 닥쳤다. 멀티플렉스 3사와 일부 배급사가 관객수 조작 의혹을 받으며 관객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13일 한국영화 관객수 조작 의혹과 관련해 멀티플렉스 영화관 세 곳과 배급사 세 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들은 영화 관객수를 부풀려 집계하는 방식을 이용,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영진위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통해 영화별 관객 수와 매출액 등의 박스오피스를 관리하고 있다. 멀티플렉스 등 영화사업자들이 전산망에 데이터를 전송하면 이를 집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재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영화는 '비와 당신의 이야기' '뜨거운 피' '비상선언' 등 4편이다. 최근 경찰은 통합전산망 관리 담당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2021년 개봉 당시 개봉 5주 차 기준 박스오피스 24위에서 이틀 만에 4위로 급상승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비와 당신의 이야기' 측은 사전 계약했던 프로모션 티켓 중 소진되지 않은 건을 발권 형식으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지난해 새벽 시간대 돌연 여러 회차가 동시 매진됐던 '비상선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로 인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예매율 조작 의혹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비상선언'은 개봉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부정적인 관람평이 공유되자 역바이럴 의혹을 제기했고, 같은 해 9월 서울경찰청에 역바이럴 정황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
팬데믹 사태 이후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 중 하나는 영화계다. 이로 인해 꾸준히 위기설이 제기됐으나 영화인들의 노력으로 고비를 넘겨왔다.
올해 역시 한국영화가 줄줄이 흥행참패를 기록하며 또 한번 위기설이 대두됐다. 그러던 중 개봉한 '범죄도시3'가 개봉 14일 만에 8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다시 한 번 극장가의 부활을 알렸다.
그러나 어려운 시기 일부 작품들이 관객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관객들을 비롯해 동료 영화인들 역시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과연 이번 수사를 통해 꾸준히 제기됐던 관객수 조작에 대한 실체가 낱낱이 밝혀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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