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위기설로 골머리를 앓던 '놀면 뭐하니?'가 드디어 결단을 내렸다. 출연진부터 연출진까지 교체를 선언한 이들은 과연 '위기설' 꼬리표를 뗄 수 있을까.
5일 MBC '놀면 뭐하니?' 측은 "지난 2년 동안 함께 해온 정준하, 신봉선 두 분이 오는 6월 10일 방송을 끝으로 '놀면 뭐하니?'를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제작진은 "'놀면 뭐하니?'는 6월 셋째 주와 넷째 주 방송을 쉬어가며 2주 간 재정비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지금까지 팀을 이끌어 온 박창훈 PD가 하차하고, '놀면 뭐하니?'를 함께 해 온 김진용, 장우성 PD가 메인 연출을 맡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박창훈 PD는 '놀면 뭐하니?'를 시작했던 김태호 PD가 2021년 MBC를 떠나며 바통을 이어받았다. '스타 PD'로 불리던 김태호 PD의 빈자리를 채운 박창훈 PD를 향한 기대감은 높았다.
이어 박창훈 PD는 기존 '놀면 뭐하니?'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음원 프로젝트부터 전국 간식 자랑 등을 선보여왔다. 여기에 방송인 정준하, 하하, 신봉선, 가수 이미주, 배우 이이경, 박진주 등을 영입해 패밀리쉽을 구축했다.
다만 반복된 포맷들은 지루함을 안겼고, 새로운 얼굴들은 각자의 색을 보여주지 못한 채 큰 활약을 거두지 못했다.
이로 인해 시청률이 부진해지며 위기설이 대두될 때면 음원 프로젝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앞서 '놀면 뭐하니?'는 유재석의 부캐 유산슬, 프로젝트 그룹 싹쓸이, 환불원정대, MSG 워너비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바 있다. 이에 지난해엔 WSG 워너비를, 올해 초엔 땡처리엔터테인먼트 대표 JS(유재석)와 주주 시크릿(박진주, 이미주), 원탑(JS, 하하, 이이경, 조세호, 양세형, 황광희, 유병재) 멤버들을 선보였다.
그러나 WSG워너비 멤버들 선발 과정부터 음원 선택에만 약 한 달 반의 시간이 소요되며 지루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땡처리엔터테인먼트 편 역시 한 달 남짓 방영에도 원탑 멤버들의 활약 대신 활동 진행 여부를 앞세운 시청자 투표만 이어졌다.
음원 프로젝트로 인해 외부 인력들이 충원되며 오히려 이들이 채택한 패밀리쉽은 힘을 잃었다. 신봉선은 부캐 동민 엄마로 멤버들을 위한 식사를 담당했고, 정준하는 땡처리엔터 직원을 맡았다.
그 외에도 멤버들이 각자의 자택에서 제한 시간 안에 도착해야 하는 기습 미션들도 반복됐다. 녹화 취소 통보 후 3시간 안에 전원 집결부터 새해 일출 보기 등 사유는 다양했으나 결론은 '제한 시간 안에 전원 집결'이 주된 콘텐츠였다.
이로 인해 시청률 역시 하락세를 겪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놀면 뭐하니?'는 지난 2월 말부터 5%대를 유지하던 시청률이 하락세를 그리며 4%대로 떨어졌다. 여기에 가장 최신 방송분인 지난 3일은 3.0%까지 곤두박질쳤다.
'아는 맛이 무섭다'라는 말이 있다. '놀면 뭐하니?'는 당초 '무한도전' 종영 이후 김태호 PD와 유재석이 만나 오랜 팬들의 반가움을 샀다. '무한도전'과는 엄연히 다른 프로그램이지만, 익숙한 출연진과 제작진은 '무한도전'의 향수와 동시에 새로움을 느꼈다.
김태호 PD가 떠난 현재 '놀면 뭐하니?'는 초창기보다 오히려 '무한도전'에 가깝다. 유재석을 필두로 '무한도전' 멤버들이었던 정준하, 하하 등도 함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샌가 아는 맛이 지루해졌다. 기존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반복된 포맷들은 어느샌가 독이 되고 있다.
이에 칼을 빼 든 '놀면 뭐하니?'는 출연진과 연출진을 교체하며 재정비 시간에 나섰다. 과연 재정비를 거치고 돌아오는 이들은 어떤 모습일까. '위기설' 꼬리표를 떼고 전성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