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이창준과 황진수가 천안 아산역 인근에 있는 풍갤러리에서 바다를 주제로 한 사진전 '바다를 : 보다'를 연다.
바다를 바라보는 여러 가지 시선과 방법이 있겠지만, 여기 두 명의 작가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바다를 보며 자신의 작품을 전개한다.
이창준 작가는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바다를 소재로 사진의 시간성에 대한 모호함을 전개한다. 이창준 작가의 어머니는 나이 70이 넘어서 처음 바다를 보았다. 그리고 바다를 참 좋아하셨다고 한다. 어머니는 3년의 투병 생활 중에 작가와 많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작가와 가장 좋았던 기억이 바로 함께 바다를 보러 간 것이라고 했다. 이북 내륙 출신으로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격변을 겪은 어머니, 그 어머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했던 바다를 작가도 좋아한다. 작가는 어머니의 부재를 겪고 난 다음 지금의 바다 사진을 찍게 되었다고 한다.
▲이창준 작가_모호_#16
▲이창준 작가_모호_#5
이창준 작가에게 바다는 두 가지의 의미를 갖고 있는데, 하나는 바다를 좋아하신 어머니란 존재에 대한 그리움 내지 모종의 애틋한 감정이고, 다른 하나는 사진을 흔히 찰나의 시간을 담는 것으로 여기는 그 시간성에 대한 모종의 반성이라고 한다. 즉, 이창준 작가의 바다 사진의 시작은 어머니로 시작되었지만, 사진의 특성인 '시간성'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황진수 작가는 우리가 언제든지 가면 언제든지 볼 수 있을 것 같은 바다지만, 실제로는 쉽게(아니 어쩌면 볼 수 없는) 바다의 찰나를 포착한다.
바다정원 사진은 하늘, 구름, 바다, 해안의 매개변수가 빚어낸 시각적 요소에 빛과 바람의 변화까지 상호작용된 정서적 분위기를 담은 사진이다. 바다정원 사진은 제각기 고유의 정서를 지닌다. 자연 스스로가 만들어 낸 정서이며, 우리가 바다를 마주할 때 느끼는 여러 힐링의 정서이다. 황진수 작가의 바다사진을 통해서 신선함, 청명함, 거대함, 변화성, 격정, 힘, 탐닉, 반복성, 생명력, 고요함, 모호함, 몽환성, 탈시간성 등을 느낄 수 있다.
▲황진수 작가_바다정원_태안 만리포해변
▲황진수 작가_바다정원_제주 구좌읍해안
황진수 작가는 바다정원 사진을 '현대 풍경사진'이라 정의한다. 사진 스타일은 모던, 심플, 스트레이트 하다. 사진은 바다의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것에 더하여, 풍경이 뿜어내는 정서적 요소들이 드러나 보이게 구성되었다. 바다풍경 사진이 아니라 바다정원 사진이라 명명한 이유가 된다. 바다정원 사진은 실제 바다풍경을 촬영한 것이지만 작가가 의도하고 보는 이에게 제공하려는 것은 바다풍경 환타지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부지불식간의 환타지는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 이것이 작가의 의도다. 또한, 바다정원 사진은 우리가 무상으로 공급받았던 일상적인 자연환경(바다)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고 기록하는데 가치를 두고 있다.
황진수 작가는 "눈과 마음을 열어 (바다 풍경을 바라보는) 마음의 정원인 바다정원 사진을 감상하길 바란다."며, "바다풍경 환타지가 펼쳐질 것"이라 전했다.
두 작가의 다른 시선으로 바라 본 바다사진 작품들은 6월 4일부터 7월 1일까지 풍갤러리에서 만날수 있다. 6월 17일 오후 2시에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스포츠투데이 팽현준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