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박현경과 성유진이 '매치 퀸' 자리를 걸고 최후의 승부를 펼친다.
박현경은 21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파72/635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9억 원, 우승상금 2억2500만 원) 준결승전에서 나희원에 4&3(3홀 남기고 4홀 차)로 승리하며 결승전에 진출했다.
박현경의 결승 상대는 성유진으로 확정됐다. 성유진은 '디펜딩 챔피언' 홍정민을 4&2(2홀 남기고 4홀 차)로 꺾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두 선수는 2000년생 동갑내기로, 지난 2018년 KLPGA에 입회해 2019년부터 정규투어에서 활약해 왔다.
박현경은 2020년과 2021년 KLPGA 챔피언십에서 2연패를 달성하는 등 통산 3승을 거뒀으며, 성유진은 지난해 6월 롯데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부터 토너먼트까지 나란히 6전 전승으로 결승전에 진출한 두 선수는 우승 트로피를 건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박현경은 나희원과의 준결승전에서 초반부터 크게 앞서 나갔다. 1번 홀과 4번 홀에서는 나희원의 보기를 틈타 승리했고, 6번 홀은 자신의 버디로 가져왔다. 이어 7번 홀도 나희원의 보기로 가져오며 순식간에 4홀 차로 달아났다.
나희원은 9번 홀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박현경은 14번 홀에서 나희원의 보기로 승리하며 다시 4홀 차로 도망갔고, 15번 홀에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현경은 지난 2021년 KL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 2년 넘게 우승과 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그 2년 동안 준우승은 무려 8번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는 2년 간의 아쉬움을 풀 기회다.
박현경은 "나도 선수니까 욕심이 나긴 하겠지만, 최대한 욕심 내지 않고 최선을 다한 뒤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면서 "2년 전에 우승하고 준우승을 8번이나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스트로크 플레이가 아니라 1대1 매치플레이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체력과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 박현경은 "4강전 하면서 조금 힘들긴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힘들지는 않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성유진과의 결승전에 대해서는 "(성)유진이와 같이 플레이 하는 것이 오랜만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경쟁하고 자라온 친구라 서로를 잘 안다"면서 "유진이도 감이 나빠 보이지 않는다.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둘 중 한 명이 꼭 잘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면 좋겠다"고 좋은 승부를 다짐했다.
성유진은 '디펜딩 챔피언' 홍정민을 꺾고 결승 무대를 밟았다.
이날 성유진은 3번 홀에서 홍정민의 보기, 4번 홀에서는 자신의 버디로 승리하며 2홀 차 리드를 잡았다.
끌려가던 홍정민은 10번 홀에서 첫 버디를 기록하며 1홀 차로 따라붙었다. 그러나 성유진은 12번 홀에서 환상적인 세컨샷 후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다시 2홀 차로 달아났다. 이어 14번 홀과 16번 홀에서 버디로 승리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성유진은 "결승까지 오게 될지 몰랐다. 기분이 좋다"면서 "내 플레이를 차분하게 하려고 집중했다"고 준결승전을 돌아봤다.
박현경과의 결승전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봤던 친구와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낼 수 있어서 굉장히 마음이 좋다. 오늘도 정당하고 공정한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플레이하겠다"면서 "(박현경과) 공식 연습 라운드를 가끔 하긴 했지만 매치에서 만난 것은 처음이다. 독하게 마음 먹고 가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성유진은 "확실히 결승까지 오니까 힘들긴 하지만 어제도 같은 상황이었다. 잘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3-4위전에서는 나희원과 홍정민이 맞붙는다. 전날 8강전에서 연장 21홀까지 가는 승부를 펼친 끝에 4강에 올랐던 나희원은 박현경을 넘지 못하며 결승행 티켓을 놓쳤다. 이 대회 사상 첫 2연패에 도전했던 홍정민도 성유진에 가로 막혀 3-4위전으로 향했다.
한편 박현경과 성유진의 결승전은 오후 1시 15분부터 진행된다. 홍정민과 나희원의 3-4위전은 그보다 15분 앞선 오후 1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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