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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송승헌 "제가 가진 걸 깨보고 싶죠" [인터뷰]
작성 : 2023년 05월 21일(일) 11:48

택배기사 송승헌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송승헌의 새로운 얼굴이다. 안주하기보단 대중에 익숙한 '배우 송승헌'의 얼굴을 깨고 싶다는 본인이다.

송승헌과 조의석 감독이 재회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연출 조의석)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김우빈)과 난민 사월(강유석)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특히 '택배기사'는 공개 3일 만에 3122만 시청 시간을 기록,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로 출발했다.

이에 대해 송승헌은 "너무 감사하고 기쁜 일이다. 감독님과 배우들 모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너무 감사드린다. 물론 국내 팬분들, 웹툰을 보신 분들과 해외 팬분들의 성향은 살짝 다르신 것 같다"면서도 "시원시원함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살짝 온도차가 있기도 하다. 그래도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택배기사 송승헌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송승헌이 맡은 류석은 '택배기사' 세계관에서 절대 권력인 '산소'를 좌지우지하는 천명그룹의 대표 이사다. 출생에 따른 계급화 사회를 지지하며, 하위 계급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다만 송승헌은 그러한 류석에 대해 "빌런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그는 "아버지로부터 세상을 끌고 나가야 한다는 책임감, 하지만 한정된 자원과 산소 같은 것들이 무겁게 다가왔을 것이다. 모든 난민을 데리고 이동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물론 저는 그 판단이 옳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누군가의 희생을 요하는 판단이었지만, 이 친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한 편으론 외롭고, 한 편으론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생명을 향한 본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택배기사'가 동명의 원작을 웹툰으로 하고 있지만, 류석에 대한 정보는 적었다. 송승헌은 "조의석 감독님과 얘기했을 땐 기획 단계에서 류석의 아버님 얘기부터 내려온다. 젊었을 때 행성이 지구에 다가오고, 곧 멸망한다는 설정부터 시작된다"며 "그러면서 류석이 태어난다. 그렇게 류석의 서사가 나오는데 아무래도 한정된 시리즈로 여섯 편 안에 모든 세계관을 담아야 했기 때문에 아쉽기도 하다. 그런 부분을 배제하고 디스토피아 이후의 세계로 시작하다 보니 류석의 시점에선 살짝 아쉬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택배기사 송승헌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송승헌은 '택배기사'를 통해 데뷔 시절을 함께한 조의석 감독과 재회했다. 송승헌은 "'감독님'이라고 부르는 것도 어색하다. 20년 지기 친구인데 20대 파릇파릇한 청춘에 만나서 오랜만에 다시 작품으로 만난다니까 되게 묘하더라"고 회상했다.

앞서 조의석 감독의 2002년 데뷔작 '일단 뛰어'로 호흡했던 송승헌은 빠르게 지나간 세월만큼 달라진 촬영 환경에도 연신 감탄했다. 송승헌은 "대부분이 블루 스크린에서 촬영됐다. 시리즈가 시작되고, 완성본은 최근에 다 같이 봤는데 CG팀들의 활약이 놀라웠다"며 "어떤 분들이 '우리나라 발전 많이 했다'고 하시는데, 그런 점들을 봤을 때 우리나라 작품들과 해외에서 뒤처지지 않는구나 이런 느낌이 들었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발전시키다 보면 'K-콘텐츠'가 세계 어디를 내놔도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감탄했다.

또한 송승헌은 "기존에도 블루스크린에서 촬영을 해봤지만 이번엔 배우들도 초반에 좀 어색해했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촬영했다"며 "'택배기사'는 미래의 이야기고, 직접 장소에서 촬영할 수 없어서 대부분 블루스크린에서 촬영했다. 요즘은 CG 기술이 하루가 달라지는 것 같다. 요즘은 NG가 나도 그냥 후반 작업에서 하면 된다더라.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을 거다. 요즘엔 그런 부분이 좋아졌더라"고 말했다.

화려한 CG에 탄탄한 원작을 배경으로 하지만, 모든 팬들을 만족시킬 순 없다. 송승헌은 "제가 웹툰을 보진 못했는데, 원작을 보신 팬들은 기대감이 있지 않냐. 영화나 드라마가 구현하는 기대감이 있는데 그걸 모두 충족시키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택배기사'도 나름대로 감독님과 제작자, 배우분들이 선택한 시나리오로 진행됐지만, 놓치는 부분도 있다. 원작을 보신 마니아분들이나 팬 여러분들은 살짝 아쉬움도 표현해 주시는 것 같다"며 "감독님도 저희도 모든 걸 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서 항상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원작을 모르는 팬분들은 오히려 새로운 세계관을 한국 콘텐츠가 구현했다는 것만 봐주시니까 오히려 더 장점으로 손뼉 쳐주시는 분들도 많다. 원작을 보신 분들과 안 보신 분들의 차이점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택배기사 송승헌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1995년 데뷔해 올해로 28년 차 배우가 된 송승헌은 '택배기사'로 첫 OTT에 도전했다. 송승헌은 "드라마는 대부분 16부작, 영화는 2시간 정도다. 근데 OTT 작품은 6부작, 8부작 정도 된다. 짧지만 속도감 있고, 임팩트가 있다"며 "시청자분들도 조금은 변해가지는 것 같다. 호흡도 빨라지고, 조금이라도 늘어지는 부분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송승헌은 "사실 2, 30대 땐 연기가 재미없었다. 그냥 일로만 느껴졌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자를 꿈꿨던 사람이 아닌데 어느 날 갑자기 캐스팅돼서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그땐 크게 흥미를 못 느꼈었다"며 "최근 한 10년 사이엔 현장이 더 편해졌고, 조금 더 소통하려고 한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송승헌은 "조금 더 어렸을 때 이런 생각을 했으면 더 좋은 배우가 되고, 더 재밌게 했을 것 같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요즘엔 안 했던 캐릭터들도 해보고 싶다. 앞으로 '배우 송승헌'이 가진 걸 깨 보는 시도를 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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