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디펜딩 챔피언' 홍정민이 성유진과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반대편 준결승전에서는 박현경과 한진선이 맞붙는다.
홍정민은 20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파72/635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9억 원, 우승상금 2억2500만 원) 8강전에서 안선주를 3&2(2홀 남기고 3홀 차)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홍정민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생애 첫 승을 신고했다. 생애 첫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 홍정민은 4강까지 순항하며 대회 2연패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 대회는 지난 2008년 처음 개최됐지만, 아직까지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없다. 2회 우승을 달성한 선수도 김자영2(2012, 2017년) 뿐이다.
홍정민은 전날 끝난 조별리그에서 방신실을 연장 접전 끝에 꺾고 토너먼트 무대에 진출했다. 이날 오전 펼쳐진 16강에서는 지한솔을 상대로 4&2(2홀 남기고 4홀 차)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홍정민의 상승세는 8강전에서도 이어졌다. 2번 홀에서는 버디로, 3번 홀에서는 안선주의 보기로 승리하며 2홀 차로 달아났다. 이어 6번 홀과 12번 홀에서도 버디를 보태며 순식간에 4홀 차 리드를 잡았다.
끌려가던 안선주는 15번 홀 버디로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홍정민은 16번 홀에서 긴 거리의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홍정민은 "퍼트감이 좋아지고 있다. 1라운드 때는 퍼트 미스가 많았는데 점점 오차를 줄여가고 있는 것 같다"고 선전의 비결을 밝혔다. 이어 "(타이틀 방어가) 욕심이 나고 가까워진 것 같지만, 그만큼 상승세인 선수들끼리 또 붙어야 해서 그렇게 가깝게만은 느껴지지 않는다. 남은 힘을 짜내서 플레이해야 할 것 같다"면서 "이왕 일요일에 경기하는 거 이겨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홍정민의 준결승전 상대는 성유진으로 결졍됐다. 성유진은 8강에서 유서연2에 6&5(5홀 남기고 6홀 차) 대승을 거뒀다. 성유진은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둔 뒤, 이날 16강에서 임희정(1UP 승), 8강에서 유서연2을 연파하며 5연승을 질주했다.
성유진은 지난해 6월 롯데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수확했으며, 지난 4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는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을 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절정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성유진은 "(기세는) 내가 더 좋은 것 같다. 내가 선배기 때문에 더 노련한 플레이로 열심히 하겠다"면서 "(오늘) 많은 홀을 안쳐서 내일 더 좋은 컨디션으로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반대편 준결승전에서는 박현경과 나희원이 맞붙는다.
박현경은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으로 토너먼트 무대에 오른 뒤, 이날 16강과 8강에서 각각 박지영과 노승희를 2&1(1홀 남기고 2홀 차)로 제압했다.
KLPGA 투어 통산 3승을 기록 중인 박현경은 지난 2021년 KL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 2년째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고, 그사이 준우승만 8번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 그동안의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를 잡았다.
박현경은 "매치플레이는 운도 필요하고, 상대성도 있다. 그래서 오히려 마음을 내려놓고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에 맡기고 있다"고 경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나희원은 한진선을 연장 승부 끝에 1UP(1홀 차)로 제압하며 4강행 막차를 탔다. 나희원 역시 5전 전승으로 준결승전에 올랐다.
한진선과 팽팽한 접전을 펼친 나희원은 21번째 홀 티샷이 페널티 구역으로 향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 보기에 그친 한진선을 따돌리고 4강에 진출했다. 아직 정규투어에서의 우승이 없는 나희원은 통산 첫 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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