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디펜딩 챔피언' 홍정민이 성유진과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홍정민은 20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파72/635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9억 원, 우승상금 2억2500만 원) 8강전에서 안선주를 3&2(2홀 남기고 3홀 차)로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홍정민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조별리그에서 2승1패(승점 2)를 기록한 뒤, 방신실과의 연장 승부 끝에 승리하며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이어 20일 16강전에서 지한솔(4&2 승), 8강전에서 안선주를 연파하며 파죽지세로 준결승전에 안착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신고했던 '디펜딩 챔피언' 홍정민은 타이틀 방어와 통산 2승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홍정민은 2번 홀에서 버디로 기록하며 기선을 제압했고, 3번 홀에서는 안선주의 보기를 틈타 2홀 차 리드를 잡았다. 이어 6번 홀에서 다시 버디로 승리하며 순식간에 3홀 차로 달아났다.
홍정민은 이후 3홀 차 리드를 유지하며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후반 들어서도 12번 홀을 버디로 가져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안선주는 15번 홀 버디로 1홀을 따라갔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홍정민은 "초반부터 리드를 가져가긴 했지만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안선주 언니가 언제 치고 올라올 줄 몰라서 계속 긴장하고 쳤는데 잘 마무리된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홍정민은 이번 대회에서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퍼트감이 좋아지고 있다. 1라운드 때는 퍼트 미스가 많았는데 점점 오차를 줄여가고 있는 것 같다"고 선전의 비결을 전했다.
매치플레이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며 웃은 뒤, "매치플레이라서보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이 시기가 내 생체리듬 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타이틀 방어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홍정민은 "(타이틀 방어가) 욕심이 나고 가까워진 것 같지만, 그만큼 상승세인 선수들끼리 또 붙어야 해서 그렇게 가깝게만은 느껴지지 않는다. 남은 힘을 짜내서 플레이해야 할 것 같다"면서 "이왕 일요일에 경기하는 거 이겨보겠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홍정민의 준결승 상대는 성유진으로 결정됐다.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기록한 뒤 16강전에서 임희정을 1UP(1홀 차)으로 격파한 성유진은 8강에서 유서연에 6&5(5홀 남기고 6홀 차) 대승을 거뒀다.
성유진은 지난해 6월 롯데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수확했으며, 지난 4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을 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시즌 첫 승, 통산 2승을 노린다.
이번 대회에서 5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는 성유진은 "(기세는) 내가 더 좋은 것 같다. 내가 선배기 때문에 더 노련한 플레이로 열심히 하겠다"고 준결승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8강전을 빨리 끝내 체력을 세이브한 것은 성유진에게 유리한 점이다. 성유진은 "사실 8강전에 나갈 때 너무 힘들었는데 플레이에 집중하다보니 좋아졌다"면서 "(오늘) 많은 홀을 안쳐서 내일 더 좋은 컨디션으로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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