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요리연구가 이혜정이 남편과 갈등 그리고 마음의 상처로 남은 시집살이를 고백했다.
19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는 이혜정의 45년 결혼생활 관련 고민이 공개됐다.
이날 이혜정은 "결혼해서 보니 남편은 아니더라. 1도 안 맞다. 얼마 전 로또를 해봤는데 로또보다 더 안 맞는 거 같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각방 쓴 지도 이미 7~8년이 됐다고.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맞지 않는 것 투성이라고. 바로 일어나는 혜정과 달리 남편은 침대에서 누워 여유를 즐기고, 또 환기를 시키고 싶어 혜정이 창문을 열면 남편은 미세먼지를 걱정하며 열지 말라며 싸우기 일수라였다. 또한 항상 정리가 일상인 혜정과 달리, 남편은 정리하지 않은 채 그대로 두고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게 했다. 사사건건 부딪히는 창과 방패 같은 부부였다.
가장 이혜정이 속상한 부분은 신혼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점이었다. 이혜정은 "신혼 때 속상해하고 부탁했는데, 아직도 그것 때문에 맘 상하고 있다"면서 "제 말을 전혀 듣지 않는다는 거다. 가끔은 엉엉 울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오은영은 남편을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두뇌형 인간'이라고 봤다. 반대로 이혜정은 활동량이 많고 활발한 '신체형 인간'이었다.
문제는 남편의 경우 자신의 상황을 차분히 설명하기 보다 짜증을 낸다는 것, 혜정의 경우 부정적인 감정을 충동적으로 분출해버린단 것이었다. 오은영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에서 부부 갈등 해소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식습관이 다른 것도 문제였다. 푸짐하게 차려놓고 먹는 걸 좋아하고 남편이 맛있게 먹길 바라는 이혜정과 달리, 입이 짧은 남편에겐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요리연구가인 이혜정에게 '요리'는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지만, 상대가 원하지 않는 '사랑'은 '괴롭힘'과 다름없었다.
특히나 사람마다 '먹는 것'에 대한 중요도가 다를 수 있다는 오은영에 말에, 이혜정은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며 "남편에게 밥을 먹여야겠다는 강박이 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혜정 역시 맞지 않는 남편과 45년간 결혼생활을 이어오면서 의미있는 중요한 사람에게 '인정' 받고자 하는 욕구를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의 재능인 '요리'와 남편을 향한 '사랑'을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남편만 보면 화가 치밀어 올랐던 것.
의사인 남편은 '요리연구가'라는 직업을 제대로 인정하지않아, 이혜정의 자존감도 떨어진 상태였다. 특히나 의사 집안인 시댁에서 이혜정은 그저 '밥하는 사람'이었다. 잘사는 집 딸이란 이유로 모진 시집살이를 당하고 투명인간 취급까지 받았지만, 레지던트 3년 차였던 남편은 아내인 이혜정에게 신경쓰지 못했다고.
결혼 전 디스크가 출산과 시집살이로 악화돼 다리가 마비될 지경이 되어서야 남편이 이혜정의 사정을 알게 됐다. 그 이후로 남편이 시어머니와 싸우기 시작하자 이혜정은 혹여나 또 불똥이 튈까 남편 앞에서 더욱 입을 다물었다. 결혼 전 생활용품 전문업체 초대회장인 아버지와 약속은 이혜정이 시집살이를 버티게 만든 이유였다.
남편과 있었던 일은 화해할 수 있지만 시어머니와 시누이는 용서할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이혜정에, 오은영은 "내 마음과 내가 하는 게 화해다"면서 "나의 마음에 더 상처를 주지 않도록 더 이상 미워하지 않는 게 화해다. 표현도 편하신 대로 편하게 자연스럽게 하셔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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