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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즈 플래닛' 후이의 비움과 채움 [인터뷰]
작성 : 2023년 05월 20일(토) 13:00

펜타곤 후이 /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가수 후이에게 '보이즈 플래닛'은 순위 보다 '사람'을 얻었다는 것이 매우 큰 소득이었다. 인터뷰 내내 팬들과 주변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드러낸 후이. '7년 차 가수'의 자리를 잠시 내려놓았지만, 그 시간 동안 스스로를 다듬으며 무언가를 마음에 가득 채워온 모습이었다.

5세대 K-팝 보이그룹 데뷔 프로젝트 Mnet '보이즈 플래닛'이 지난 2월 방영을 시작해 지난 4월 마무리됐다. 최종 13위로 여정을 마무리한 후이는 "요즘 너무 행복하고. 약간의 걱정을 안고 도전했던 프로그램인데 그래도 좋은 모습과 좋은 결과로 마무리한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후이'와 '이회택' 두 개의 자아로 살았던 거 같다는 후이는 "'이회택'이란 본명으로 불려지면서 제가 가진 걱정과 부담을 편하게 내려놓을 수 있었다. 회택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다가 후이로 돌아온 느낌이다"고 말했다. '연습생 이회택'으로 잠시 돌아가면서 후이는 "조금 더 제 자신에 대해 알게 된 거 같다. 감사한 것들, 미안한 것들에 대해서 조금 더 정확하고 크게 느꼈다"면서 "요즘엔 어떤 스케줄 하나하나도 저에게 큰 의미인 거 같다. 그런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좋은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룹 펜타곤(PENTAGON)을 잠시 떠나 홀로 '보이즈 플래닛'에 출연하면서 '외로움'을 가장 크게 느꼈다고. 후이는 "확실히 혼자서 이겨내야 할 부분들이 많았던 거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다른 연습생들과 서로 의지하고 또 서로 자극점이 되어가며 무대를 이어갔다.


특히 그를 자극한 연습생은 제이와 승언이었다. 후이는 "일단 제이는 라이벌 구도로 대결 같은 느낌의 경연을 했다. 지금도 얘기할 수 있는 게, '럽 미 라잇' 경우 같은 노래만 봤을 땐 제이가 더 멋있었던 거 같다. 노래를 너무 잘했다. 리허설 끝나고 나서도 '여기서 실수하면 진짜 큰일나겠다' 걱정이 들 정도로 대단한 실력을 가진 친구였다"고 극찬했다. 또한 "승언이도 비슷했는데 저랑 나이차이도 좀 나고, 저를 좋아해 준 동생이다. 승언이를 보면서 '내가 승원이의 나이일 때 저렇게 노래를 할 수 있었나?' '너무 잘한다'란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연습생과 함께 평가받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미 7년 차 가수인데다 여러 히트곡을 작곡한 능력캐로 알려진 인물이기에 그를 향한 기대감은 어쩌면 당연했다. 후이는 "너무 긴장됐다. 데뷔 전 연습생 때 월말평가하는 기분으로 무대를 했던 거 같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후이는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그때 당시에 저는 크게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 거 같다. 그래서 프로그램에 갔는데 동생들에게 꽤나 멋있게 지켜본 선배란 느낌으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어쩌면 생각보다 '멋있는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부담이 점점 커진 건 있다"고 말했다.

참가할 때만 해도 '내려놓자'라는 각오로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경연이 진행될수록 내려놓음의 연속이었다. 후이는 "못 내려놨더라. 1차 순위발표하고 더 내려놓고, 2차 순위 발표하고 더 내려놓고. 반복이었다. 정말 '자존심 이런 것에 대한 고민을 하지 말자' 했지만 여전히 자존심을 챙긴 제 모습을 봤던 거 같다. 그래서 막바지에 갔을 때 정말 더 자유로워졌고, 파이널 무대에서 그때는 정말 많이 내려놓고 편하게 했다"고 고백했다.


힘든 합숙 생활동안 후이에게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자신을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는 팬들과 펜타곤 멤버들이었다. 후이는 "일주일에 한 번씩 핸드폰을 주셨다. 그러면 가끔 멤버들과 전화를 했다. 전화를 할 때마다 저한테 멋있고, 사랑한다, 잘하고 있다고 얘길해주더라"고 말했다.

멤버들의 응원을 받으머 후이는 처음 프로그램에 도전하려했던 이유와 각오를 다시금 되새겼다. "이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 누군가를 지키고 싶고 더 큰 도움을 주고 싶고 힘이 되어주고 싶은데 나에게 주어진, 내가 가진 게 너무 적다고 생각할 때였다. 그런 (멤버들의) 전화나 메시지를 볼 때마다 '꼭 멋진 형이 되어서 우리 멤버들을 지켜주고 싶다' 이런 생각을 강하게 했다"고

부담과 긴장 속 5개월이 지나고 파이널 무대가 끝나면서 후이는 그저 행복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후이는 "'순위'란 것은 그저 무대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순위에 대한 욕심이 있었지만 경쟁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후이는 '보이즈 플래닛'이 힘듦의 기준이 됐을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웃으며 농담처럼 말했지만, 휴대폰도 없이 꼼짝없이 연습, 촬영, 잠이 반복된 5개월의 합숙생활은 쉽지 않았다. 연습생 생활과 비슷하긴했지만 '집에 갈 수 없다'는 점은 생각보다 큰 차이였다.

그렇지만 후이에게 '보이즈 플래닛'에 출연하길 잘했다 싶은 순간도 있었다. "모든 스케줄, 이런 시간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커진 거 같다"고 말한 후이는 "저희 저를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께서도 최근에 제가 많이 변한 거 같다고 말씀해주는 게, 제가 생각이 많이 변한 거 같다. 너무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이란 걸 절실하게 느꼈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이어 "동생들이 정말 인생을 걸고, 탈락하면 무대 하나도 못하게 되니까 눈물을 흘리면서 너무 속상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시간, 무대 위 시간 등이 결코 가벼우시간은 아니구나라고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게 아니다'란 것을 깨달았다고. 후이는 "항상 그 각 연습생마다 등수, 팀에 대한 등수가 , 팀 안에서 또 등수가 정해지는 등 계속 등수와 전쟁이었다. 어느 날 한 친구가 등수가 낮았다면 많이 힘들어하고 위로해준다. 그런데 본인이 최선을 다해 보여주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더라. 이 프로그램에서 많이 봤다. 나쁜 일이 생겼다고해서 나쁜 일이 아닐 수 있다란 깨달음을 얻었다"고 설명하며 전화위복을 준비하는 자세를 가다듬었다.

'보이즈 플래닛'을 진행하며 자신을 다스리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는 후이. 힘들 때마다 자신의 팔목에 글귀를 적어내려갔다. 손흥민 축구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알게됐다는 '인무원려 필유근우'(멀리 보지 않으면 가까운 곳에 근심이 생긴다)였다.

"눈앞에 10등 스티커가 붙어있든, 이 미션에서 1등을 하지 못해 베네핏을 받지 못하든 중요한 게 아니었어요. 멀리 보고 큰 꿈을 가지고 이 시간을 도전한 것기에 큰 꿈을 위해 달려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겠다 항상 생각했어요."

'10년 뒤 후이'는 어떤 모습일 것 같냐고 물었다. "평범하지 않은, 쉽지 않은 도전을 계속하고 있을 거 같아요. 최근 회사에서 존경하는 분과 대화를 했을 때도 '이 프로그램에 나감으로써 가장 크게 얻을 점은 10년이 지나도 너는 내려놓고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거야'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래서 더더욱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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