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UFC 플라이급 파이터 김지연(33)이 5연패 늪에 빠졌다. 반칙으로 인한 2점 감점이 결정적이었다.
김지연은 14일(한국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스펙트럼 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로젠스트루이크 vs 알메이다 언더카드에서 만디 뵘(33∙독일)에게 테크니컬 스플릿 판정패(27-28 28-27 27-28)했다.
감점이 없었다면 김지연이 만장일치 판정(29-28 30-27 29-28)으로 이겼을 경기였다. 김지연은 시작하자마자 오버핸드 라이트훅으로 상대를 그로기로 몰고 가는 등 순수 경기 내용에선 앞섰다.
결국 경기 전부터 이어진 신경전에 감정적으로 반응해 감점을 받은 게 패배를 부른 셈이다.
김지연은 경기 전부터 뵘이 알레르기 문제로 지난 2월 5일 경기를 취소시킨 후 사정설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분개했다.
2라운드에 그라운드 브레이킹 상황에서 뵘이 다리를 건 것도 더욱 화를 돋웠다.
고조된 감정은 반칙으로 이어졌다. 김지연은 2라운드 종료 후 그라운드 상위 포지션에 있던 뵘이 떨어지자 신경질적으로 복부에 킥을 날렸다. 레퍼리는 고의성 반칙이라고 판단해 김지연에게 1점 감점을 선언했다.
3라운드 1분 15초에는 뵘이 한 손으로 땅을 짚고 있던 상황에서 머리에 니킥을 날렸다. 바로 그라운드 니킥 반칙이 선언됐다.
2017년 도입된 MMA 통합룰에서는 양손이 전부 땅에 닿아야 니킥이 반칙이 되지만 이번 대회가 열린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MMA 통합룰을 도입하지 않고 독자적인 룰을 사용한다.
뵘은 니킥을 맞은 왼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며 경기를 속행할 수 없다고 어필했다.
이에 레퍼리는 경기를 중단시키고, 김지연에게 다시 한번 1점 감점을 선언했다.
다행히 레퍼리가 고의성 반칙이라고 보지 않아 경기는 판정으로 넘어갔다. 3라운드 이후 비고의성 반칙 공격에 의해 경기가 중단될 경우 지금까지 경기 내용을 바탕으로 테크니컬 판정이 이뤄진다.
판정결과 3명 중 2명의 저지가 뵘의 손을 들어줘 김지연은 스플릿 판정패했다. 이로써 김지연은 UFC 5연패 수렁에 빠졌다. 통산 전적은 9승 2무 7패(UFC 3승 7패)가 됐다.
한편 메인 이벤트에서는 '브라질 괴물' 자일톤 알메이다(31∙브라질)가 자이르지뉴 로젠스트루이크(35∙수리남)를 1라운드 3분 43초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제압했다.
첫 번째 테이크다운은 막혔지만, 두 번째 시도에는 발목을 노리는 하단 태클로 상대를 가볍게 넘겼다. 이후 물 흐르듯 백포지션으로 넘어가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성공시켰다.
이번에도 단 한 대의 유효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알메이다는 UFC 다섯 경기에서 단 2대의 유효타만 허용하며 모든 상대를 2라운드 안에 피니시했다.
알메이다는 29승 무패의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4∙러시아)를 연상케하는 경기력이라고 자평했다.
알메이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 첫 번째 메인 이벤트를 이렇게 끝낼 수 있어 매우 행복하다. 사람들이 로젠스트루이크가 헤비급에서 가장 위험한 선수이며 나를 KO시킬 거라고 얘기했지만 그가 한 건 몇 번 나를 건드린 것뿐이다. 하빕이 이런 식으로 이겼다. 이 스타일 덕에 오늘 메인 이벤트를 맡았다"고 말했다.
이번에 UFC 헤비급 9위 로젠스트루이크를 이긴 만큼 다음 주 톱10 진입이 유력하다.
알메이다의 계획은 오는 10월 6위 타이 투이바사(30∙호주)를 꺾고 내년에 타이틀에 도전하는 것이다. 알메이다는 "또 한번 강타자와 싸우고 싶다. 타이 투이바사 어떠냐? 또 다른 도전을 원한다"고 다음 상대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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