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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초 만난 '닥터 차정숙', '크론병=유전병' 묘사로 비난 폭주 [ST이슈]
작성 : 2023년 05월 09일(화) 14:55

닥터 차정숙 / 사진=JTBC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닥터 차정숙'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한약에 이어 도 넘은 크론병 묘사로 비판 여론이 형성된 것. 이에 시청자 게시판에는 "사과하라"는 원성이 빗발친다.

지난 6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닥터 차정숙' 7회에서는 크론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에피소드가 전파를 탔다.

당시 방송에선 크론병 환자의 장인 장모가 "어떻게 이렇게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할 수 있냐"며 독설을 날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또한 해당 질환을 유전병으로 의심하자 환자가 유서를 쓰고 옥상에 올라가는 장면까지 등장했다.

다소 극적인 전개이나 제작진 입장에선 스토리 흐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시청자 게시판은 항의글로 도배가 된 상태다. 크론병을 유전병과 못된 병으로 치부한 점과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할 만큼 심각한 병이 아니라는 점이 주요 내용이다. 실제 크론병 환우 및 가족들은 "아픈 것 극복하려고 열심히 살고 있는데 사과하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유전적인 요인도 있겠으나 환경적 등 복합적인 이유로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닥터 차정숙' 속에선 크론병이 마치 유전병이자 삶을 내려놓게 되는 병으로 묘사된 것이다.

닥터 차정숙 시청자 게시판 / 사진=JTBC 홈페이지 캡처


크론병 묘사 논란에 앞서 '닥터 차정숙'은 한의학을 오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1회 말미 급성 간염에 걸린 주인공 차정숙(엄정화)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차정숙은 모친에게 "원래 한약을 잘못 먹으면 급성 간염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자신의 아들이 며느리 차정숙에게 간 이식을 해줘야 한다는 상황을 알게 된 시어머니가 "그 싸구려 보약 때문 아니냐"고 역정을 내기도 했다.

방송 후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약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비하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해당 협회는 JTBC에 공문을 보내 시정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 '닥터 차정숙'은 문제의 장면 속 대사를 묵음 처리 한 바 있다.

그러나 7회 만에 도 넘은 의학 용어 묘사로 비난이 폭주 중이다. 특히 '닥터 차정숙'이 의학드라마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짙다. 연출을 맡은 김대진 감독은 "의학 용어 설명 없이 편안하게 볼 수 있다"고 전문적인 의학물이 아님을 귀띔한 바 있다.

실제 '닥터 차정숙'은 오랜 꿈인 의사가 되기 위한 주부 차정숙의 고군분투가 주된 스토리다. 여기에 차정숙 남편의 불륜, 여러 장애물이 주는 긴장감이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복잡한 의학 용어가 오고 가는 전문 의학드라마가 아닌 한 사람의 성장 스토리란 점도 차별점이다.

하지만 근간이 의학물이고, 실제 병명을 소재로 한 만큼 좀 더 신중했어야 할 문제다. 자칫 잘못된 정보로 업계와 환자에게 평생의 상처와 편견을 새길 수 있다.

'닥터 차정숙' 측을 향한 민원도 현재까지 총 43건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관계자는 본지에 "상황을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드라마 흥행 중 암초에 부딪힌 '닥터 차정숙'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지 예의주시된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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