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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없는 랜선여행 '톡파원 25시' [ST포커스]
작성 : 2023년 04월 25일(화) 15:17

사진=JTBC 톡파원 25시 공식 홈페이지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세계가 팬데믹으로 혼동을 겪으면서 잠시 끊겼던 여행 예능. '위드 코로나' 시기로 접어들자 여행 예능이 우후죽순 부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소 뻔한 '힐링' 여행은 시청자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무려 10개가 넘는 여행 예능이 론칭됐지만, 시청률은 대부분 1~2%대 저조한 성적에 머물거나 화제성마저 부진한 경우가 다수다.

그동안 여행 예능은 곧 힐링이었다. 대리 힐링을 만끽하고 시청자에게 여행 정보를 전달하는 단순한 공식. 그러나 식상한 여행지, '스타의 힐링'에 초점 맞춰진 뻔한 이야기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피로감을 유발해 외면받고 있다. 달라진 시청자와 발맞추지 못하고 비슷비슷한 형태로 '여행 예능'의 공식을 답습한 탓이다.

뻔한 여행 예능 홍수 속 조금은 다른 여행 예능 '톡파원 25시'가 눈길을 끈다. 매주 월요일 방송되는 JTBC '톡파원 25시'는 생생한 세계 각국의 현지 영상도 살펴보고 화상앱을 통해 다양한 톡파원들과 깊이 있는 토크도 나눠보는 랜선 여행 예능이다. '랜선' 여행이긴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방송'을 통해 여행을 떠난다는 점에서 다른 여행 예능과 다를 것은 없다.

다만 '톡파원 25시'를 시청하고 있노라면 이것이 예능인지 교양인지 헷갈리는 지점을 만나게 된다. 출연진의 티키타카는 폭소를 자아내는데, 랜선여행 주제나 내용은 교양과도 그리 멀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JTBC 톡파원 25시 캡처


'톡파원 25시'는 건축, 미술, 문학, 세계사 등 다양한 주제로 '톡파원'의 힘을 빌려 세계 곳곳을 누빈다. 단순 '힐링' 목적 여행이 아니라 시청자의 지적호기심을 건드리는 주제들이 넘쳐난다.

각 나라별 특징적인 건축 양식을 살펴보기도 하고, 한 나라를 대표하는 문인의 발자취를 따라가기도 하고, 반려견과 생활양식은 어떻게 형성됐는지 여러 나라 패널들과 이야기 나누며 '세계탐구'의 영역으로 나아간다. 우리가 알고 있는 '블루투스(Bluetooth)'의 어원이나 세계적 문호 셰익스피어와 관련한 유력 '설', '금수저' 괴테의 어린 시절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곳곳에 있어 귀여운 지적허영심도 채울 수 있다. 이러한 지적인 대화는 '세계 속 한국'을 알아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또한 '다크 투어'에 대한 접근도 서슴없다. 독재정권, 식민지배 등 어두운 역사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여기에 마약 중독, 천정부지로 솟는 물가, 전쟁과 시위 등 현재진행형인 암울한 세계 이슈도 팔로우한다.

그렇지만 방송이 결코 무겁진 않다. 적절한 농담이 뒤섞여 시청자도 부담없이 따라올 수 있게 만든다. 지적호기심을 건드리되, 어려운 '공부'가 아니라 쓸모있는 글로벌 '지식'을 얻어가는 자리가 마련되는 것이다.

'힐링'이 아닌 '세계 탐구'의 길을 개척한 '톡파원 25시'. 이 독특한 랜선 여행은 식상한 여행 예능 홍수 속에서 앞으로 여행 포맷의 예능이 나아갈 또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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