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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택시2' 감독 "이제훈→표예진, 다들 끼를 어떻게 참고 살았을까" [인터뷰]
작성 : 2023년 04월 19일(수) 15:00

모범택시2 이단 감독 / 사진=SBS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이단 감독이 '모범택시2'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이단 감독은 19일 스포츠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연출 이단) 종영 소감을 전했다.

'모범택시2'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시즌2는 시즌1에 이어 무지개 운수 멤버들 배우 이제훈(김도기 역), 표예진(안고은 역), 김의성(장대표 역), 장혁진(최주임 역), 배유람(박주임 역)이 합류해 극을 이끌었다. 한층 돋보인 배우들의 케미스트리뿐만 아니라 통쾌한 사적복수 에피소드는 매회 화제를 모았다. 이는 자연스럽게 자체 최고 시청률 21.0%를 기록, 호평 속에 퇴장했다.

이 감독은 "흥행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많은 사랑을 받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제가 대본을 보면서 느꼈던 것을 시청자들과 함께 느낄 때 행복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분들과 함께 분노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범택시2 / 사진=SBS 제공


'모범택시2'는 배우들의 몸 사리지 않는 부캐릭터(부캐) 활약이 돋보였다. 이단 감독 또한 배우들의 열연해 감탄했다고 한다. 특히 노인 사기단을 응징했던 농촌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이 감독은 "농촌 에피소드를 즐겁게 촬영했다. 농촌 도기가 길을 가다가 휘청하는 버릇, 바짓가랑이를 벅벅 긁고 아무 데서나 코를 푸는 설정은 다 이제훈 배우가 창조한 것들"이라고 전했다.

이어 "장노인 캐릭터가 쳇머리를 하고 혀수납이 잘 안 되어서 입술을 적시는 버릇들도 다 김의성 배우가 만든 디테일들이다. 표예진 배우 역시 얄밉고 또 깜찍한 포인트를 살려서 콜밴 밖의 멋진 부캐들을 소화해 줘서, '아이고 이쁘네'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주임즈의 부캐를 촬영할 때 깨알 같은 재미를 느껴서, 오늘은 어떻게 준비해 오셨을까 늘 기대하며 촬영장에 갔던 기억이 난다. 시즌1에서는 도기 이외의 다른 캐릭터들의 부캐플레이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다들 어떻게 이 끼를 참고 살았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겁게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다채로운 부캐의 향연 밖에도 김도기의 화려한 카체이싱 액션신은 '모범택시2'의 통쾌함을 더했다. 이단 감독은 "규모가 큰 액션 장면들의 촬영은 위험하기 때문에 늘 스토리보드 작업을 선행했다. 또한 복잡한 씬들은 프리비주얼을 제작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기도 했습니다. 차로 할 수 있는 액션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고, 그래서 모범택시도 일반 주행용 택시와 액션용 택시를 따로 제작하기도 했다. 차량 액션에 일가견 있는 윤대원 무술감독님 덕분에 무사히, 그리고 멋있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2회 엔딩 촬영이 가장 힘들었다고. 이 감독은 "원래는 베트남의 운하에서 이뤄지는 보트와 오토바이 추격씬이었고, 프리비주얼까지 만들고 보트, 크레인까지 공수하고, 정말 만반의 준비를 했었는데, 코로나 감염으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찍을 수 있게 콘티를 다시 고치고, 장소를 찾느라 많은 스탭들이 고생했다"고 털어놨다.

모범택시2 / 사진=SBS 제공


배우들의 열연, 강렬한 액션신, 현실고발형 복수 에피소드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이중 사이비 종교 단체, 클럽 버닝썬 등 실제 사회 이슈를 풍자한 내용은 큰 관심을 받았다. 이단 감독은 "많은 분들과 함께 분노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할 뿐"이라며 "사이비 종교 단체를 폭로한 '나는 신이다'라는 다큐를 울면서 봤다. 너무 가볍게 사이비 종교 주제를 접근한 것은 아닐까 고민도 됐다. 하지만 사이비 종교의 교주들이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패턴을 작가님께서 정확하게 포착하시고 쓰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슬퍼하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기뻐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동시대의 기억을 공유하는 많은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호흡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기억해야 되찾을 수 있는 게 있어'라는 시즌2의 메시지가 시청자 여러분의 마음에 가 닿았기를 바란다. 이 기획의도의 진정한 완성은 시청자 여러분의 삶 속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모범택시2 이제훈 / 사진=SBS 제공


흥행에 힘입어 최근 시즌3 추진 확정 소식도 전해졌다. 이단 감독은 "시즌제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주인공과 함께 시청자들이 함께 늙고, 같이 성장하는 감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연 배우들이 꼭 필요할 것 같다. 또한 '모범택시'의 컬러는 작가님이 창조하신 것이기 때문에 작가님도 꼭 같이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희망했다.

이어 "사건 해결을 하는 패턴이 반복되면 시청자들이 예측 가능해지면서 흥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시즌을 관통하는 보다 길고 큰 서사구조를 고안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현재처럼 2회씩 에피소드가 바뀌는 구성은 장단이 있었다. 속도감 있는 전개는 좋지만, 빌런을 소개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고, 또 시원한 복수를 하기에도 분량이 짧기 때문에 개연성을 무시하고 가야 하는 측면이 있었다. 시즌1의 박양진 같은 인상 깊은 빌런이 탄생할 수 없었던 시즌2의 구조적 한계이기도 하다. 또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또한 이단 감독은 "드라마 특성상 액션이 많고, 또 액션이 아니더라도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들도 많고, 에피소드별로 고정장소가 달라지고, 세트 촬영보다 야외 촬영이 필연적으로 많고, 또 기본 5명이 등장하기 때문에 촬영 시간과 비용이 일반적인 장르물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 시즌이 계속될수록 점점 높아지는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규모 있는 프로듀싱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시즌3 보완점을 얘기했다.

그러면서 "제작진 입장에서도 시즌제 드라마 제작은 충분히 반가운 일이다. 이번 시즌에 못다 한 이야기가 있다면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제작진과 배우의 연속성이 보장된다면 호흡 맞추는 시간도 많이 줄어들고, 자연히 비용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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