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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을 위한, 전도연에 의한, 전도연의 '길복순' [인터뷰]
작성 : 2023년 04월 10일(월) 08:11

길복순 전도연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전도연의 새로운 도전이다. 관객들이 그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한 것은 물론, 본인 역시 미처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찾은 전도연이다.

전도연을 위한, 전도연에 의한, 전도연의 '길복순'(연출 변성현·제작 넷플릭스)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제대로 된 액션 영화에 첫 도전한 전도연은 "시나리오를 읽고 출연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감독님이 저를 보고 써보고 싶다는 반가운 이야기를 해주셔서 감사했다"며 "액션이라고만 이야기를 듣고, 엄마와 딸의 이야기도 들어간다고 저희 집에 와서 보시기도 했다. 근데 생각보다 액션이 많아서 당황스러웠다. 다만 이야기 자체는 이질감 없이 잘 받아들였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길복순'은 전도연을 모델로 한 만큼, 그의 일상도 일부 투영됐다. '길복순' 속 딸 길재영(김시아) 이름 역시 실제 전도연의 딸 이름이다.

이와 관련해 전도연은 "저희 모녀의 관계성이 많이 반영된 것 같다. 디테일한 대사는 아니지만, 엄마를 '입닥'하게 만드는 부분이라던가"라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아이가 사춘기면 자아가 생겨서 자기 스스로 판단할 때가 있지 않냐. 어렸을 땐 무조건 제 말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맞지 않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 것들이 많이 투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길복순 전도연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전도연은 길복순과 길재영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봤다. 그는 "딸과 엄마 사이엔 비밀이 있지 않냐. 나의 자식, 나의 엄마이기 때문에 다 알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내 살 길을 살고, 딸은 자기가 생각한 길을 살게끔 각자의 길을 선택해서 사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저도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동시에 어마어마한 분량의 액션 연기도 소화해야 했다. 이에 대해 전도연은 단번에 "액션이 안 맞았다. 안 맞고 너무 힘들었다"고 농담했다.

전도연은 "내가 잘할 수 있고, 없고를 떠나서 잘 해내고 싶었다. 악바리처럼 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해낸다는 근성이었다"며 "근데 촬영을 하면서 마음과 다르게 육체적으로 한계도 오고, 제가 해내지 못한 것도 있어서 그런 부분과 부딪히며 촬영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가장 애를 먹었던 장면은 초반부 특별출연한 황정민과의 액션이었다. 전도연은 "연습은 오랫동안 했지만 연습실에서 하는 것과 현장에서 하는 건 다르더라"며 "마음처럼 잘 되지 못했다. 게다가 4일 안에 찍어야 했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황정민은 '이만하면 충분히 잘했다'고 했지만, 제 욕심에는 '한 번 더 해보겠다'고 하면서 촬영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전도연은 "액션을 선택한 건 제가 아니라 감독님이다. 어떤 배우를 놓고 시나리오를 쓴 건 처음이라고 하셔서 감사했다"며 "근데 이제 액션은 보여줄 건 다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감독님도 이렇게 고통스러운 줄 몰랐다고 두 번 다신 액션을 안 한다고 하더라"고 웃음을 보였다.

길복순 전도연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변성현 감독의 뮤즈였던 전도연이지만, 두 사람의 작업 방식에는 이견이 있었다. 현장에서 벌어졌던 갈등을 서슴없이 털어놓는 전도연이다.

이에 대해 전도연은 "설경구와 저의 작업 방식이 비슷한데, 감독님과 설경구가 '불한당'을 찍을 때 굉장히 많이 싸웠다고 하더라. 저는 그런 부분들이 흥미로웠다. 대체로 촬영할 때 배우의 감정을 따라가야 하는데 감독님은 가둬놓고 그 안에서 얼굴 각도까지 디테일하게 정해주신다. 마냥 편할 것 같진 않지만, 불편해도 재밌을 것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근데 막상 해보니 불편했다. 저는 돌려서 이야기하지 못했다. 감독님한테 '제가 배우로서 존중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며 "마냥 즐겼다고 할 순 없지만 감독님의 디렉션 안에서 제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찾아가면서 새로움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전도연은 '길복순'을 통해 엄마로서의 자신은 물론, 배우로서의 자신도 돌아봤다. '길복순' 속 킬러 세계관은 배우들의 세계와 유사하다. 전도연 역시 "세계관이 영화, 엔터 쪽과 많이 연관돼 있다. 무늬만 바뀐 느낌이라는 생각이 든다. 받아들이는 데 큰 이질감은 없다"고 공감했다.

그러면서 전도연은 "감독님도 (연예계를) 참조해서 쓰셨을 거라 생각한다. 세대교체에 대한 이야기도 있더라. 후배들은 올라가고 싶은데, 기존 선배들이 놔주지 않으니 기회가 오지 않고, 이런 이야기들"이라며 "감독님이 극 중 '무딘 칼'을 인용한 대사를 넣는다. 그게 저와 설경구에 대한 헌사라고 하더라. 날카롭지 않다는 게 아프기도 하고, 존중과 답답함 등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길복순 전도연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전도연은 '길복순'으로 넷플릭스 글로벌 톱10(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전도연은 "매번 항상 글로벌 1위를 하고, 시청률 17%를 찍을 순 없다. 이런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고, 제가 선택한 것이 틀지지 않았고, 잘 해왔다는 위로와 힘이 되는 시간"이라고 털어놨다.

아울러 전도연은 "앞으로도 흥행이 되는 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앞으로도 똑같을 것 같다"며 "매번 이런 시간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저 스스로 잘해왔고, 앞으로 잘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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