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유 퀴즈 온더 블럭' 전도연이 배우로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29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배우 전도연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유재석은 "배우로서 인고의 시간이 있었을 것 같다"고 물었다. 현모양처가 꿈이었다는 전도연은 "꿈이 배우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시간을 힘든 시간인 줄 모르고 지나갔던 것 같다"며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닌가 하며 넘어갔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전도연을 톱스타 반열로 올렸던 영화 '접속'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졌다. 전도연은 "그 작품을 거절한 여배우가 많았다더라. 최종적으로 제가 됐었다. 당시에는 영화배우와 탤런트의 경계가 분명했다. 상대역 한석규는 당대 최고의 배우였다. 이름도 잘 모르는 전도연이란 배우를 캐스팅하는 게 맞냐는 우려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접속'으로 각종 상을 휩쓸고, 영화 '약속'으로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나라 흥행공주'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전도연은 "기억이 난다. 신기했던 것 같다. 제 영화를 보려고 사람들이 몇 시간씩 줄을 서있다는 게 뿌듯하고 신기했다"고 회상했다.
'내 마음의 풍금'으로 10살이나 어린 역할을 소화하기도 한 전도연. 그는 "동안 외모라 성형을 제안했던 사람도 있었다. 좀 성숙해 보이게"라며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는'이라고 했다"고 해 웃음을 안겼다.
영화 '해피엔드'에서 파격적인 노출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전도연은 "다 반대를 했었지만, 도전하고 싶었다. 그때 당시는 한석규가 나오는 영화와 나오지 않는 영화로 나뉘었다. 어린 나이에 나도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그랬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제 꿈이 현모양처였는데 (해피엔드가) 제 꿈을 깨는 선택이었던 거다. 엄마를 설득할 때 '시집 못 가면 어떡하냐'고 우실지 몰랐다. 시집 잘 가려고 배우한 게 아니라고 설득했다"며 "순수한 선택이었는데 했던 광고들이 끝났다. 여배우한테 바라는 이미지가 어떤지를 그때 알았던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전도연은 "당시 상처이기도 했지만 저를 단단하게 만들어줬다"며 "'해피 엔드'는 여배우가 능동적으로 할 수 있던 작품이었다. 저는 배우로서 할 일을 한 거다. 오히려 사람들이 뭐라고 해도 당당했던 것 같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밀양'으로 칸에 입성해 배우 알랭 들롱에게 손키스까지 받았던 전도연은 "해외 영화제가 처음이었다. 대단한 상인지도 몰랐었다. 오히려 모르고 가서 용감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수상에 대한 무게와 제가 버텨야 했던 시간들에 대해 알게됐다. 사람들은 제가 상을 받아서 어마어마한 시나리오를 받을 줄 아는데, 오히려 저한테 대본을 주는 걸 조심스러워 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전도연은 이제 작품적으로 인정받는 작품만 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저는 그렇지 않은데. 받는 시나리오가 줄었고, 그때가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전도연은 20대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을 받자 "아니다. 20대 때 겪을 수 있던 것들을 다 겪어봤던 것 같다. 너무 몰랐던 게 많다"며 "40대로는 돌아가고 싶다. 40대가 괜찮았던 것 같다. 모르지도 않고 많이 알지도 않고 40이라는 나이가 괜찮았던 것 같다. 로맨틱 코미디를 더 많이 해 볼 거다. 욕 덜 먹기 전에"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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